당신의 이름을 알려 주세요.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존재는 인식되고 있나요?

당신은······

더 이상 외롭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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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가 당신을 부를 때》

KPC. Belkiros

PC. 츠가와 타케요시

━━━━━━。゜✿ฺ✿ฺ゜。━━━━━━

깜빡,

깜빡.

콧등 위 눈이 내려앉습니다.

옆을 돌아보면, 목도리에 코를 파묻고 양손을 모은 채 눈 감은 그가 보입니다.

시선이 느껴지자, 그는 한쪽 눈을 슬쩍 뜨곤 당신을 보며 웃습니다.

Belkiros

소원 비셔야지? 선배.

봐. 시범 보여 줄게.

그가 먼저 시범을 보여 줍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 평범하게 비는 게 아닌거야?

동전을 던져 넣고, 끈을 흔들어 종을 울리고.

두 번 고개를 숙인 뒤, 두 번의 짝, 짝!

박수 소리를 냅니다.

Belkiros

그리고─ 이제 소원.

간단하지?

츠가와 타케요시

응, 간단하네.

벨키 군, 무슨 소원 빌게?

Belkiros

그런 거 알려 주면 효력 없어진대.

츠가와 타케요시

헤에, 그럼······

(당신을 따라 동전을 던져 넣었고, 끈을 흔들어 종을 울린다.)

(푹, 고개 숙이곤. 잠시 뭔가 생각하는 듯하다 두 번의 박수 소리를 낸다.)

······ 다 빌었다?

Belkiros

뭔가 순서를 틀린 것 같긴 하지만······. (큭큭.)

뭐, 상관없겠지.

가자.

(네 손 슬쩍 잡아 끈다.)

츠가와 타케요시

엑, 그런 거야?!

(손 마주 잡곤 따라간다.)

연차를 죄다 당겨서, 겨우 맞춘 모처럼의 휴가입니다.

두 사람은 도시를 벗어나 관광을 왔습니다.

이곳은 훗카이도 신궁.

삿포로의 유명한 신사입니다.

때마침 한 무리의 관광객을 끌고 선 가이드가 훗카이도의 신을 소개합니다.

가이드

오쿠니타마의 신은 홋카이도의 국토의 신, 오나무치의 신은 국토 경영과 개척의 신으로 사업번창과 질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스쿠나히코나의 신은 국토 경영, 의약, 주조(술)의 신으로 필승기원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가이드가 몸을 돌리고 짤막하게 말을 덧붙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어렵네 ······)

가이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마을에서 역사적으로 모셔온 우물신.

이도가미가 있습니다.

우물은 이제 사용되지 않아 예전처럼 모셔지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마을 출신 중에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고요.

한마디로······

잊혀진 신이죠.

이후로 이 지역 사람들은 중요한 약속을 할 때, ‘이도가미'의 이름을 걸고 한다는 재미있는 역사가 있습니다.

그 외의 대부분의 설화는 완전히 잊혀져, 향토 역사서에서나 읽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요.

······.

조심하세요.

'이도가미'의 이름을 걸고 한 약속을 어겼다간······

죽을지도 모른답니다.

말을 마친 가이드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 관광객들 또한 우르르 멀어집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무서운 말을 하잖아, 저 가이드······

Belkiros

수준이 학교 괴담이나 다를 거 없지 않나.

츠가와 타케요시

이도가미란 신이 그 인간을 많이 사랑했었나 봐.

Belkiros

으흠.

츠가와 타케요시

뭐랄까, 로맨틱하네-

물론 결말이 좀 그렇지만 ······

Belkiros

연인이 죽을 만한 약조를 거는 게 사랑인가.

안에서 못 열도록 막기라도 해 줬어야지.

츠가와 타케요시

흐음, 맞는 것 같기도.

Belkiros

나라면 안 그래.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 군이라면 ······ 어떻게 할 거 같아?

Belkiros

(잡은 손 빤히······. 문득 당겨선 제 품 안에 너 꾹 끌어안고.)

글쎄.

죽게 놔두진 않았겠지······.

무슨 대가를 치루더라도.

츠가와 타케요시

(으왓. 갑자기 훅 들어오지 말라고······)

Belkiros

왜, 선배는 아닌가? (피식.)

츠가와 타케요시

나는, 그 인간의 입장도 이해는 가는데 ······

Belkiros

말해 봐.

츠가와 타케요시

죽어가는 사람을 봤는데, 어떻게 도와주지 않을 수 있겠어?

우물 뚜껑을 열고 나서 벌어지는 일도 몰랐고 ······

...내 눈엔 이도가미가 연인의 선택을 존중해준 것처럼 보여.

Belkiros

딱히······.

결국 둘 다 죽었을 것 같은데.

연인은 몰랐더라도, 이도가미는 알았을 거 아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츠가와 타케요시

······

슬프네.

으앗, 무슨 이런 설화가 다 있어!!

Belkiros

하하!

츠가와 타케요시

끝낼거면 해피 엔딩으로 끝내달라고?!

(제 머리나 헤집는다······.)

Belkiros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같은 건, 설화가 아니라 동화에서나 나오는 거지.

츠가와 타케요시

(끄응..)

저거, 진짜일까······?

이름을 걸고 하는 약속 말이야

Belkiros

글쎄다.

어느 정도 과장은 있겠다만, 뭐.

아예 없는 소리는 아니지 않을까.

츠가와 타케요시

으으, 괜히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뭐 어때, 우리야 즐겁게 놀다 가면 되는 거지, 안 그래?

Belkiros

선택권도 없었잖아?

옆에서 멋대로 떠드는 걸 하지 말라 할 수도 없는 거고. (으쓱.)

츠가와 타케요시

아무래도 그렇지.

Belkiros

그래, 그래. 우린 우리대로 재미있게 놀다 가자고.

돌아가면 연차도 없는 출근을 해야 한다고?

츠가와 타케요시

······

회사 얘긴 하지 말아줘?!

Belkiros

하, 하하!

츠가와 타케요시

타케 상은 신나게 여행을 만끽하고 싶다고······?!

Belkiros

으응, 참고하도록 할게······. (킥킥.)

츠가와 타케요시

하아······

그래서? 어디로 가면 돼?

주변을 살피듯 고개를 돌리자, 신사 한 쪽 자리한 상점이 보입니다.

잠깐 들러 구경해도 좋을 것 같네요.

Belkiros

저기나 가 볼까.

츠가와 타케요시

오, 기념품 상점이려나.

좋아! 앞장서, 벨키 군. (어깨 탁 짚는다.)

Belkiros

얼씨구. (슬쩍 흘겨보다가, 픽 웃고는 걸음 옮긴다.)

상점 앞은 이미 관광객 몇이 줄을 서 상품을 구경 중입니다.

오지쿠미, 오마모리가 대표 상품인 것 같아요.

이외에도 토령, 스카시보리, 일조도, 하마야 등을 팔고 있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에, 사람 많아!!

Belkiros

아무렴. 관광 명소인데.

츠가와 타케요시

(옆 사람 뒷전으로 두고 상품 구경하기······)

있지, 있지. 커플 오마모리라던가······ 어때?!

이거도, 저거도······ 재밌는 게 많네.

좋다-

Belkiros

그런 걸 믿는다, 이거지······.

귀엽게 구네······.

뭐, 마음대로?

골라 보든가.

츠가와 타케요시

믿을 수도 있지? 세상에 민간 신앙이 얼마나 많은데.

헤에. 이거 혹시, 사주는 거?

Belkiros

아하, 그래서 설화에도 그렇게 몰입하셨나? (킥킥.)

음? 당연한 소리를.

선배 월급 내 반토막이잖아.

츠가와 타케요시

그건······ 가이드 님이 몰입감 있게 설명 했던 거 뿐이다?

ㅁ, 뭐?

밖에서 보면 내가 네 선배다?! (네 머리 손 짚곤 마구 헤집어준다.)

Belkiros

뭐야, 긁혔어? (세팅에 네 시간 걸린 내 머리가······.)

츠가와 타케요시

(눈치눈치.)

Belkiros

그게 아니라도 말이지······.

츠가와 타케요시

(머리 돌려줌. 허겁지겁.)

Belkiros

기본 재산 차이라는 게. (음. 귀엽군.)

(재산 15 봄······)

(하하.)

츠가와 타케요시

...

(박탈감 드네······)

돈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 다는 거 몰라?!

Belkiros

벤츠 연하 애인이 사 주는 부적이나 골라. (네 볼 꾹.)

그건, 음.

돈이 부족한 거겠지······.

츠가와 타케요시

읏······

알았어, 알았다니까······

(불퉁하게 입 삐죽 내밀곤, 행복이 적힌 오마모리 집어든다.)

(...두 개.)

이건, 벨키 군 거.

Belkiros

(피식······.) 더 필요한 건.

츠가와 타케요시

으음······ (네 말 듣곤 더 둘러본다.)

다른 건 돌아가서 또 볼까.

Belkiros

그래, 그럼.

오늘만 날도 아니니까.

당신이 고른 오마모리 두 개의 계산을 마칠 무렵,

옆에서 떠드는 관광객의 대화가 들려옵니다.

삿포로에서 일출을 보면 한 해가 내내 길하다고 하네요.

츠가와 타케요시

(솔깃)

······ (네 옆구리 콕콕.)

우리도 보자, 일출!

Belkiros

(미신 정말 좋아하네······. 픽 웃고는.)

일어날 자신은 있고?

츠가와 타케요시

끄응······ 벨키 군이 잘 깨워주면?

아니, 아냐. 잘 일어날 수 있······을 걸?

..아마.

Belkiros

헤엥.

츠가와 타케요시

...진짜.

Belkiros

이름 걸고 약속해.

츠가와 타케요시

······

츠가와 타케요시의 이름을 걸고······

Belkiros

아니, 그거 말······. (푸핫······.)

여기까지 왔는데 본인 이름을 걸겠다고?

츠가와 타케요시

······ 잠깐, 설마. 그.. 그 우물 신?

Belkiros

하······. (웃긴다······. 마른세수······.)

츠가와 타케요시

걸고 하면 죽을 수도 있대!!

Belkiros

내가 안 죽여.

츠가와 타케요시

······

(갑자기 설레도 되는 건가?)

······ 알았어.

이도가미의 이름을 걸고······.

약속, 됐지?

Belkiros

내일 아침 함께 일출 보러 가기로.

하하.

어, 좋네.

(꼬오옥······.)

츠가와 타케요시

응응, 내일 아침 함께 일출 보러 가기로.

(꼬옥, 마주 안아준다.)

(..볼 쪽.)

사탕발림에 넘어간 츠가와는 결국 일출 하나에 생사를 걸어 버립니다······.

둘은 그렇게 주변의 시샘을 잔뜩 받으며······ 아니, 당신들도 커플이잖아?

뭘 보냐는 듯한 벨의 눈초리 끝에 조용히 상점을 나옵니다.

나가는 길, 신궁 앞 찻집점에서 한정 과자를 팔고 있습니다.

‘한간사마'라는 과자입니다.

메밀이 들어간 떡 속에 팥이 듬뿍 들어 있다고 합니다.

점원이 카운터의 철판 위에서 한간사마를 뒤집어가며 굽고 있습니다.

손바닥보다 작은 과자이니, 냅킨에 포장해 들고 가며 먹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맛있는 냄새······)

배고프지 않아······?

Belkiros

······.

츠가와 타케요시

타케 상은 당장 배고파서 죽어버릴지도- 당장 과자를 사야할지도-

Belkiros

사 달라고 말을 해. (따콩)

츠가와 타케요시

아야······

아니, 나는······ 같이 먹자는 거지!

Belkiros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른데, 굳이······. (라는 말은 하지 말까······.)

츠가와 타케요시

선배도 돈 있다······?

Belkiros

어, 넣어둬.

츠가와 타케요시

이런 건 같이 먹어야 좋은 추억이 되는 거 몰라?

자자, 얼른.

(네 등 밀며 찻집점 쪽으로 향한다.)

응, 꺼낼래. 이번엔 내가 살게.

Belkiros

허. (질질······.)

츠가와 타케요시

(웃음)

Belkiros

음, 뭐······. (호텔도 내가 예약했고, 운전도 내가 했고, 오마모리도 내가 샀고, 연차 당겨쓴다고 아부지한테 떼도 좀 썼으니까······. 이 정도는 봐줄까. 물끄러미······.)

그러든가. (으쓱.)

츠가와 타케요시

여기, 한간사마 두 개 주세요.

직원은 방금 막 구워진 한간사마 두 개를 포장해 당신에게 쥐여 줍니다.

돈은······ 아, 통에 넣고 가면 되나 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우왓, 따끈따끈하네-

잠깐······ 이거 좀 들고 있어줄래? (포장한 과자 내민다.)

Belkiros

음. (양손에 하나씩 받아 든다······.)

츠가와 타케요시

(제 하오리 품 뒤적이곤, 꺼내든 돈을 통에 담았다.)

잘 먹겠습니다- (슬 고개 내려 직원에게 인사하곤, 네 옆으로 돌아온다.)

이제 됐다.

감사합니다─ 하는 직원의 인사를 뒤로하고는 다시금 둘입니다.

Belkiros

자. (하나 건네줌······.)

츠가와 타케요시

응, 고마워. (건넨 과자 받곤, 한 입 크게 깨문다.)

아, 뜨······!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한 맛이 입안에 퍼져 나갑니다.

Belkiros

얼씨구······.

누가 뺏어 먹나.

서서 이러지 말고, 차로 가.

휴지도 있으니까.

츠가와 타케요시

(우물우물······. 끄덕끄덕······. 차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튼다.)

이거, 맛있다.

벨키 군도 얼른 먹어봐!

Belkiros

어엉······. (세 입만에 끝내고는 손 탁탁 턴다.)

(네 팔 살며시 잡아 종종.)

츠가와 타케요시

맛있지?

(팔 잡은 네 손의 위치를 제 손으로 슬금 고친다. 깍지 껴 단단히 잡고서야 만족하는 눈치.)

Belkiros

먹을 만은 해. (놀라운 사실, 벨은 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단것도······.)

두 사람은 주차해둔 차로 돌아가 탑승합니다.

목적지는 삿포로의 한 호텔입니다.

유명 관광지에 가깝고 깨끗하다는 인터넷 평에 따라 고른 숙박시설입니다.

조식도 맛있다니, 기대가 좀 되네요.

그나저나······ 정말 춥습니다.

삿포로가 유독 춥다는 말은 들었지만,

3월인데도 펑펑 쏟아지는 눈은 역시 신기할 따름입니다.

Belkiros

티슈는 여기 있고.

음, 뭐.

어차피 체크인 시간 곧이니까.

호텔로 바로 간다?

적당히 보기 좋게 떨어지던 눈은 두 사람이 탄 차가 출발하자마자 눈보라로 변합니다.

창밖의 풍경은 차츰차츰 새하얗게 번지다가 묻혀 버립니다.

······.

얼마나 지났을까요.

그는 가볍게 혀를 차곤 잠시 차를 멈춥니다.

Belkiros

잠깐만.

아, 가만있어.

츠가와 타케요시

응······?

그러고는 차에서 내려 보닛을 열어 확인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무슨 일이지······.)

이리저리 무언가 확인하나 싶더니, 금세 다시 돌아와서는 당신을 봅니다.

강추위에 차의 엔진까지 얼어붙은 모양입니다.

Belkiros

더 못 가겠는데?

츠가와 타케요시

에?!

훗카이도 신궁에서 호텔까진 그렇게 멀지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 도심 한가운데였을 텐데, 운전을 어떻게 한 건지······.

밖은 눈밭이 끝없이 펼쳐진 평지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너 따라 차에서 내린다.)

으음······.

걸어가야 하는 수밖에 없나.

Belkiros

아무래도.

······미리 말하지만, 난 지도대로 운전했어.

눈이 너무 많이 내렸다고.

······뭐, 좋아요.

용케 사람은 안 쳤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푸흐······. 변명이야, 이거?)

괜찮아, 괜찮아.

걸어가면 되지!

근데. 차도 같이 밀고 가야 되려나······.

Belkiros

······이걸?

얼어 죽으려고?

츠가와 타케요시

역시 무리겠지······.

Belkiros

새로 사면 되지, 무슨······.

츠가와 타케요시

(우와, 엄청 재력 넘치는 말······.)

호텔은······. 이 쪽인가?

Belkiros

······.

(알 수 없음······.)

츠가와 타케요시

(······.)

잠, 잠, 잠깐.

우리 조난 당한 거 아니지······?

여기 어디, 분명······. 호텔이 있겠지, 그치?!

Belkiros

몰라, 몰라. 여기 어딘지 모르겠는데. (하하하······.)

사람이나 찾으면 다행이지 않을까.

······어차피 가만있어 봤자 최소 동상, 최대 동사라고?

츠가와 타케요시

(무리, 무리무리. 이 강추위를 뚫고 뭐라도 찾으라고······?)

Belkiros

겉옷이나 챙겨 나와. 뒤에 있으니까. (으쓱······.)

츠가와 타케요시

평생 차에 있는 여행도 괜찮을 거 같아······.

Belkiros

그리고 연료 떨어지면 같은 엔딩이겠지······.

츠가와 타케요시

······.

(도로 차로 들어가 겉옷 챙겨 나온다.)

하아······.

가자, 가······. 타케 상은 뭐든 좋아······.

Belkiros

옳지. (제 겉옷도 너한테 둘러 준다.)

가자.

그렇게 둘은 새하얀 설원을 헤쳐나가기 시작합니다.

세찬 눈보라에 옷을 여며도 뼛속까지 한기가 스며듭니다.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거센 추위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잠깐, 벨키 군- 벨키 군도 따듯하게 입으라고······.)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눈밭에 발이 푹푹 빠집니다.

정보

우물 신 이도가미는 예로부터 수질을 지키고 추운 훗카이도의 기후에도 물이 얼지 않게 지키는 일을 해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우물 신을 아끼고 추앙하며 오랜 기간 공물을 바쳐왔습니다. 이도가미에게는 소중히 여기던 인간 연인이 있었습니다. 이도가미는 연인에게 자신과 ‘약속'을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것은 해가 환히 뜬 낮에는 우물 뚜껑을 열지 않도록 요청하는 약속이었습니다. 연인은 그것에 순응해, 우물 뚜껑을 열지 않고 살았습니다.

가뭄이 심하던 어느 날, 길에 쓰러진 노인이 탈수 증세로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노인을 불쌍히 여긴 연인은 그에게 물을 나눠주기 위해 이도가미와의 약속을 어기고 한낮에 우물 뚜껑을 열어버렸습니다. 그러자,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졌고 연인은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습니다. 이도가미는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연인이 죽자 크게 슬퍼하며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그 후로 사람들은 우물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래서야, 뭐. 당신 말대로 거의 조난이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여긴 삿포로가 아닌 것 같은데요······.

얼마나 걸었을까.

가까스로 두 사람은 불빛을 발견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으······. 추워······.

이런 허허벌판에 대뜸 료칸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에, 불빛······?!

어슴푸레하게 퍼지는 수증기를 보니 온천이 딸린 료칸 같습니다.

하하, 얼어 죽는 건 면할 수 있겠네요.

츠가와 타케요시

(료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그가 눈을 털어내며 카운터로 다가갑니다.

카운터 앞에 서 있던 직원이 이쪽을 봅니다.

직원

지금은 방이 하나밖에 없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츠가와 타케요시

괜찮습니다······!

직원이 두 사람을 객실 ‘국화방'으로 안내합니다.

이곳은 일본 저택을 개조해 만든 듯한 료칸입니다.

낡긴 했어도, 깨끗하고, 고풍스럽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색의 나무로 지어진 데다, 일본화와 꽃꽂이가 우아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전체 객실이 10개도 채 안 되는 작은 료칸이네요.

모든 객실은 미닫이문인데, 잠금장치가 없습니다.

두 사람의 국화방은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직원이 벽장에 있던 깨끗한 이불을 꺼내 다다미 바닥 위에 깔아 줍니다.

직원

객실마다 작은 노천온천이 하나 딸려 있어요.

사용 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원하실 때 사용하시면 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뭐랄까, 고풍스럽네······.)

직원

저녁 식사는 7시쯤 가져다드릴게요.

그럼, 편안한 휴식 되시길.

현재 시간은 오후 4시 반입니다.

저녁 식사를 하기엔 약간 이른 시각이긴 하네요.

얼어붙은 몸을 온천욕으로 녹이고 식사하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옷장 안에는 두 사람분의 유카타가 걸려 있습니다.

수건이나 양치 도구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품은 전부 구비되어 있네요.

미닫이로 된 전면창을 열면 테라스가 있고,

그 너머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노천온천이 보입니다.

도심에선 보기 힘든 천연 온천입니다.

물 온도를 조절하는 시설은 보이지 않고,

정말 땅을 파내서 만들기라도 한 듯 구조가 울퉁불퉁하고 매끄럽지 않습니다.

샤워실은 별도로 없습니다.

온천에 몸을 담근 뒤 옆에 있는 수도 설비로 몸을 씻어내는 구조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구경······.)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힘이 쭉 빠진 듯 벽에 기대 쉰다.)

하아······. 삿포로가 맞긴 한 거야, 여기?

웬 눈 한복판에 이런 료칸이 있고? 게다가 장사도 잘 되는 것 같고?!

Belkiros

아니지 않을까나~ (냅다 누워서 데굴.)

츠가와 타케요시

지쳤다······.

밖에 엄청 추웠지······.

Belkiros

꼴랑 방 열 개도 없던데, 잘 된다 해도 되는 거야? 그거.

얼씨구.

가서 씻어.

츠가와 타케요시

사람이 아예 안 올 법한 장소잖아······?

으앗.

벨키 군도 뒹굴뒹굴 누워 있으면서······.

(째릿.)

Belkiros

난 춥다고 안 했는데. (물음표······.)

츠가와 타케요시

정말? 보통 사람이면 다 얼어 죽을 정도 였다고?

(네 뺨에 제 손 가져다 대본다.)

Belkiros

(어느 정도 추위에 강하다 한들······ 당연하지만, 인간인 이상 차갑긴 하다. 그 이상의 가오와 기세로 가만 버텨냈을 뿐······.)

츠가와 타케요시

역시 차갑잖아?!

Belkiros

그럼 안 차갑겠냐고.

추운 거랑 뭔 상관인데?

가서 씻기나 하라니까. (볼 쿡.)

츠가와 타케요시

으응······.

춥다고 느끼지 않아도, 보통 몸이 차면 감기 걸리잖아······? (네 말에 미적미적 일어나 매무새를 정리한다. 차가웠던 체온에 네 쪽을 흘금 봤고.) 같이 안 씻어도 돼?

Belkiros

귀찮은데. 차라리 잠이 더 고플지도. (데굴. 문득 생각난 듯 눈 깜빡이고.) ······아, 혹시 유혹이었나? (킥킥.)

츠가와 타케요시

아니거든······?! 그럼 씻고 나올테니까, 피곤하면 먼저 자고 있어.

Belkiros

어엉. 유카타 앞에 둔다.

수건도~

(손 휘적.)

츠가와 타케요시

응응. 고마워.

(미닫이 문을 밀고 선, 온천으로 들어간다.)

(옷가지들을 풀어헤쳐 벗어두고선, 한 켠에 정리해 둔 채 온천에 들어가 몸을 녹였다.)

따듯해······. 뭐랄까. 몸이 노곤노곤해지는 느낌······?

온천에 발을 밀어 넣으니······ 잠깐, 이거 너무 뜨거운데요.

츠가와 타케요시

으왓,

조금씩 담그지 않으면 화상을 입을······.

어이구. 이미 입으셨나.

츠가와 타케요시

아······. 아 뜨············?

뜨거워!!!!!!!!!!!!!!!!!!!!!!!!!!!!!!!!!!!!!!

(헐레벌떡 나옴;)

Belkiros

(뭐야? 뭔데? 벌떡 일어남)

(테라스 문 드르륵;) 뭔데.

츠가와 타케요시

물······ 물이······

너무······ 뜨거워······.

(진지.)

Belkiros

와, 선배······.

츠가와 타케요시

응······?

Belkiros

그 잠깐 눈 뗐다고 사고를 치네. (발개진 살갗 봄······.)

츠가와 타케요시

읏······.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거든······?

물, 찬 물... (옆에 있는 수도 틀어 찬 물 나오나 본다.)

Belkiros

이래서야 누가 선배인지. (수도 설비 틀어 질질 끌어온다.) 차갑다? (네 다리께에 찬물 졸졸 흐르는 호스 가져다 대고.)

츠가와 타케요시

으, 잠깐. 이번 건 너무 차갑······. (움찔.)

Belkiros

그러게 누가 데이래······.

츠가와 타케요시

그러니까, 데이고 싶어서 데인 게 아니래도.

Belkiros

아무렴. 그러시겠지. 누가 데이고 싶어서 데이는데?

츠가와 타케요시

으······. 이러니까 한결 낫다.

(온천 밖에 앉아선, 젖은 머리나 헤집는다.)

찬 물을 온천에 좀 틀어두고 들어가야 하나······.

Belkiros

흠, 뭐.

(온천에 손 넣어 휘적.)

천천히 들어가면 괜찮을 것 같은데.

······. (물끄러미······.)

츠가와 타케요시

······. 너무 보지 말아주라.

천천히 들어가면 괜찮다는 거지······?

(발만 찔끔, 온천에 넣음.)

Belkiros

아마도. (호스 너 쥐여 주고 일어선다.)

정 뜨거우면 찬물 더 섞고.

(기지개 쭈욱······.)

츠가와 타케요시

(쥔 호스로 온천 여기저기에 찬 물을 뿌린다······. 역시 너무 뜨거운 건 무리일지도······.)

Belkiros

(피식······.) 천천히 씻고 나와.

(테라스 문 드르륵 탁······.)

츠가와 타케요시

잠ㄲ, 고마워!

으아······ 드디어 몸 좀 녹이네.

좋다······.

(몇 분간 온천을 즐겼을까, 도로 나와 수도 설비로 몸을 씻곤,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드르륵- 미닫이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유카타를 갈아입은 그가 나왔다.)

으아아, 온천 최고······.

Belkiros

빨리 나왔네······. (가물가물······. 졸린지 눈 깜빡깜빡.)

츠가와 타케요시

저녁도 안 먹었는데 자려고······?

(네 뺨 쓸어주곤, 주변에 이불이 있나 둘러본다.)

Belkiros

(아까 직원이 다다미 위에 깔아 주고 갔는데.)

아니······. (주섬주섬 일어나 앉고는.) 아. 그냥 좀 잘까. (다시 털썩.)

츠가와 타케요시

뭔데······? 자겠다는 거야, 자지 않겠다는 거야?

(이불 가져와 네 위에 덮어준다.)

Belkiros

씻어야 하는데, 상태 보면 잠깐 자는 게 나을 거 같기도 하고······.

선배가 씻겨 주면 안 되나. (물끄러미.)

츠가와 타케요시

하아······?

아까 같이 안 씻고.

아, 이거 혹시. 벨키 군은 계속 자고 있고······? 타케 상은 그런 벨키 군을 뽀득뽀득 닦아줘야 하는 상황?

Belkiros

그럴지도 모르고. (킥킥.)

츠가와 타케요시

나 참······.

Belkiros

장난입니다, 장난······. (으쌰. 일어난다.)

씻고 올게.

츠가와 타케요시

응응. 가다 잠들면 안 돼?

Belkiros

내가 애도 아니고. (손 휘적. 곧장 테라스 문 열고 들어가 도로 닫았다.)

씻고 나오면 저녁 7시 무렵입니다.

저녁으로는 잘 차려진 정찬이 나옵니다.

차완무시, 된장국, 생선 조림, 아귀간, 모듬 튀김, 후토마키······.

츠가와 타케요시

(된장국······!)

거기에 따뜻한 청어 국수까지 한 사람분의 쟁반에 담겨 있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국수······!!)

(완전 진수성찬이잖냐······?)

피곤한 일들을 연달아 겪고 나니, 역시 배가 고프네요.

게 눈 감추듯 빠르게 눈앞의 음식을 해치우고 있을 무렵······.

Belkiros

(뚱······.)

술 당기는데.

(벌떡.)

츠가와 타케요시

에······?

Belkiros

파는지 물어보고 올래.

하고는 곧장 문을 열고 나갑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으, 응. 마침 나도 당겼······.

에, 벌써 나갔어?!

나 참······. (된장국 홀짝. 마시며 기다린다.)

혼자 남은 당신은 남은 접시를 마저 비우며 그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나간 지 30분이 넘어갈 시점에서도 그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뭐야? 해도 해도 너무 기다리게 하네요.

츠가와 타케요시

(······.)

(너무 안 오지 않나······?)

(찾으러 가봐야 하나.)

나가서 찾아볼까요?

츠가와 타케요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선, 미닫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객실 밖으로 나서자 약간 소란스러운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복도를 지나니, 홀처럼 보이는 공용 공간에서 먹고 마시며 떠드는 사람 무리를 발견합니다.

그는 그 사이에 끼어 실실 쪼개고 있습니다.

인기척을 느낀 사람들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하아······?!)

오, 싶은 느낌표를 띄운 그가 여유롭게 당신을 소개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안녕하십니까······.

그중 가장 목소리가 큰 남자가 자연스럽게 당신을 잡아당겨 자리에 앉힙니다.

Belkiros

왔냐.

츠가와 타케요시

으왓.

어······. 응······. 술은 있대?

Belkiros

아니, 파는 건 재고 끝났다더라고.

츠가와 타케요시

헤에, 그렇구나.

Belkiros

어떡할까─ 하는데, 잠깐 놀아 주면 한 병 준다길래. (으쓱.)

츠가와 타케요시

한참을 지나도 안 오길래, 뭘 하고 있나 했더니.

(콕, 옆구리 찌름.) 사람들이랑 놀고 있었구나?

Belkiros

(키득······.) 오해하지 마? 술 받을 때까지만 있으려 했으니까.

둘이 속닥거리든, 말든.

둘러앉은 이들은 멋대로 자기소개를 시작합니다.

유우토

안녕하심까, 유우토임다!

전 호스트, 지금은 사업을 구상 중임다.

그쪽 형씨한테 말 좀 잘해 주십쇼!

똑똑해 보이는 게, 따아아악, 저랑 동업하면 좋을 것 같지 말임다!

마사미

······안녕하세요, 전 마사미예요.

이쪽에 있는 유카는 제 약혼자예요.

유카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마사미와는 사랑의 도피 중입니다.

저쪽 아주머니는 루미코 씨.

루미코

아주머니라니, 얘는.

소개 한번 이상하게 하네, 정말······.

나는 루미코예요.

부부싸움하고 홧김에 나와 버렸지 뭐야.

카오리

안녕~ 난 카오리!

대학교 3학년이에용.

츠가와 타케요시

(우왓······. 시선이 여러 사람을 왔다 갔다 한다.)

카오리

거기 오빠, 귀엽게 생겼다~

츠가와 타케요시

에······. (벨 봄.)

Belkiros

? (왜.)

츠가와 타케요시

너, 귀엽다는데······.

카오리

오잉?

아하하!

아니, 오빠 말이에용!

츠가와 타케요시

에, 나?!

카오리

(타케 소매 잡고 살살 당김······.)

응응, 너무 귀엽다아.

여자친구 있어요?

나는 어때여?

츠가와 타케요시

응······. 으응······?

유우토

아이, 형씨. 제가 정말 끝내주는 사업 아이템이 있는데 말임다······.

츠가와 타케요시

(소매 당기는 대로 끌려가 주지만, 꽤 난처해보인다.)

유우토

(이쪽은 벨 팔 잡고 앵김······.)

Belkiros

음······.

하하.

츠가와 타케요시

(하아······? 유우토 노려봄. )

Belkiros

(타케 어깨 잡고 끌어당긴다. 뭘 가만 끌려가 주는 건데?)

츠가와 타케요시

······

(너는? 앵기는 거 안 밀고 뭐하는 건데?)

Belkiros

(야, 쟤는 남자고······. 찌풀.)

아니, 그리고 누가 봐도 호감 있잖냐.

츠가와 타케요시

(꾸욱, 끌어당긴 네게 기댄다······. 그래서 문제잖아······.)

카오리

어라라. (뺏김······.)

······둘이 사귀어용?

츠가와 타케요시

응응, 거절할 거니까. 절대 거절할 거니까. (속닥)

카오리

(안 되는뎅······ 내가 침 발라 놨는데······!)

츠가와 타케요시

(벨 소매 끌어당김.) 제가 침 바른 쪽은······. 이 쪽이라서요.

카오리

(세상 무너짐······.)

츠가와 타케요시

(눈치······. 이거, 술병 못 받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루미코

잘들 논다. 얘, 너는 남자애가 여자애를 만나야지······.

이래서 요즘 애들이란. (쯧쯔.)

츠가와 타케요시

아아······.

Belkiros

요즘 그런 말 하면 꼰대 소리 들어, 아주머니.

츠가와 타케요시

어쩌다보니까요······.

루미코

뭐어? 얘가 정말······!

(어이없음! 술잔 가득 채워 원샷 때린다.)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 군, 어른한테 그런 말은······.

Belkiros

흥. (마찬가지로 술잔 채워 홀짝.)

유우토

아아, 형님!!

츠가와 타케요시

(끄응······. 저도 따라 잔 채우고 홀짝······.)

유우토

제가 따라 드린다니까······!

(술병 덥석······ 방금 비운 잔에 다시 채워 줌······)

츠가와 타케요시

(봄······.)

(나도 채워줄 수 있는데······.)

Belkiros

(뭐야? 주니까 마시긴 함······)

츠가와 타케요시

(······. 애꿎은 잔만 만진다.)

사람이 다섯 명이나 되니까 와글와글 정신없습니다.

이름 외우기도 어렵네요.

어찌저찌 휘말려서 떠들다 보면, 풀 죽어 있던 카오리가 문득 운을 뗍니다.

카오리

그으, 맞아.

우물 괴담이란 거 아세여?

이 료칸, 완─ 전 구석진 곳에 있잖아용.

근데······ 주제에 웹에서 꽤 유명하거든여?

그게 다~ 이 괴담 때문인데.

츠가와 타케요시

에······? 그거, 무슨 얘기야······?

(이 료칸이 웹에서 유명하다고······?)

카오리

여기, ㅁ자 모양으로 세워져 있져?

그으······ 가운데 뚫린 공간에 정원 있거든여.

거기에 낡은 우물이 하나 있는데······.

뭔가 살고 있대여.

실제 목격 증언도 짱 많다구요?

새벽에 자다 깨면, 배회하는 '그거'랑 마주칠 수도 있다던데.

······잘못해서 표적이라도 되면.

그대로 끌려간대용.

갑작스러운 화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무서운 이야기에 열을 올립니다.

듣고 있다 보니 어깨에 무언가 닿습니다.

적당히 취해 말랑따끈해진 그가 당신의 어깨에 기대옵니다.

슬슬 데리고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Belkiros

(꿍······. 부빗.)

츠가와 타케요시

벌써 이렇게 취한 거야······?

(어깨에 기댄 당신 슬 감싸 안는다.)

이제 돌아갈까······?

Belkiros

으응. (하암······.) 그럴까······.

츠가와 타케요시

으응, 나도 취기가 잔뜩 올라와서······. 슬슬 쉬러 가자.

유우토

(아쉬운 눈······.) 벌써 들어가심까?

아, 아아. 약조 드린 사케임다!

(사케 몇 병 네 품에 안겨 준다.)

형님께 제 얘기 좀 꼭, 꼭! 부탁드리겠슴다!

좋은 밤 보내십쇼, 형님들!!

마사미

······들어가세요. (꾸벅.)

유카

좋은 밤 되십시오.

마지막까지 소란스러운 이들을 뒤로 한 채, 둘은 방으로 돌아옵니다.

조금 뻑뻑한 미닫이문을 닫으면, 천장이 한 바퀴 돌더니······.

어느덧 당신은 누워 있습니다.

그가 당신을 눕히고 올라타 내려봅니다.

역광 때문에 표정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가 고개를 숙이자, 짙게 배인 사케향이 훅 끼쳐옵니다.

그대로······.

쪽.

츠가와 타케요시

······.

(쪽.)

Belkiros

(히죽.)

선배애.

(부빗······.)

츠가와 타케요시

으응······. 왜 불러, 후배님······. (네 뺨 가볍게 쓸어준다. 얼굴······. 잘 안보이네······.)

Belkiros

잘 거야? (닿은 손바닥에 뺨 살살 부빈다.)

츠가와 타케요시

한창 피곤해 하던 거 아니었어······?

왜 이렇게 귀엽게 군대.

Belkiros

피곤하지, 피곤한데······. (느리게 뻗은 손끝 네 가슴팍에 닿는다. 그대로 쓸어내려, 허리끈 툭.)

츠가와 타케요시

으응······.

······하고 싶어?

Belkiros

으흠.

흠······.

어.

츠가와 타케요시

······. (팔을 들어 네 목덜미 뒤 쪽을 감싸듯 안아온다. 가볍게 당겨선, 입술과 입술을 맞부딪힌다.)

(쪽.)

잔뜩 취한 벨키 군도······. 뭔가 귀엽네. 옛날 같아서.

Belkiros

언제를 말하는 거지······. (옅은 웃음기. 너 가둔 팔 좀 더 모은 채 고개 비튼다. 쪽, 쪽. 깨물. 여러 번 입술 문지르다가, 슬쩍 깨물고.)

츠가와 타케요시

아니 뭔가. 읍······. 학생 때가 생각나는······. 귀여움이랄까. (비벼진 입술에서 방금 마신 사케의 향이 나는 것만 같다. 왠지, 더 취하는 것 같기도 하고······.) ..술 맛나. 준다고 또 잔뜩 마셨지.

Belkiros

······하하. 우리 지금 술 마셨는데, 학생 때 생각이 난다고. (할짝. 츕. 가볍게 아랫입술 한 번 빨고는 뺨에 쪽.) 으응, 뭐. 적당히.

츠가와 타케요시

(팔을 당겨 거리를 좁혀보곤.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네 귓가에 속삭이듯 말해준다.) 선배애······. 하고. 불러 줬으니까 말이지. (그 말을 하고 선, 가볍게 츕. 네 귓바퀴를 굴리듯 핥았다.)

Belkiros

아. (간지러워. 순간 어깨 움츠리며 반사적으로 웃음 흘린다. 이런 건 내 일인데. 두어 번 가물가물, 눈 끔뻑. 고개 틀어 네 목덜미에 입술 묻는다. 합, 얕게 입에 담았다가. 그대로 혀 넓게 펼쳐 꾹, 꾹. 누르듯 할짝대고. 끈에 놓았던 손 움직여 이내 풀어낸다.)

츠가와 타케요시

읏······. 그런 데 자국, 남기면. 회사 갈 때 곤란하니까······. 살살······. (네 웃음소리에 푸흐- 하고 숨 섞인 웃음이 마주 흘러나왔다. 머리를 살살 쓸어주며 얕게 신음 하다가, 풀어진 유카타 자락을 슬 당겨 몸을 가린다.) 역시 내 몸 보여주는 거, 뭔가 부끄러우니까······. 불... 끌까?

Belkiros

난 좋은데······. (당겨 겹친 유카타 사이로 손 넣어 살살 매만진다. 어쩐지 조금, 풀어내려는 듯하기도 하고······. 가슴팍 문지르다가, 손끝 닿은 돌기 톡톡. 꾹. 고민하듯 굴러가는 눈동자. 이내 곱게 접힌 눈꼬리. 장난기 가득한 시선이 네게 닿는다.) 하하하······ 싫어. 안 끌래.

츠가와 타케요시

잠, 하으······! (가슴께로 올라온 네 손을 감질나는 듯 바라보더니, 한 순간 눈을 파르르 감으며 허리를 잘게 떤다. 꼭 거길 누르면서 고민해야 하는 거냐고······. 네 손길이 얄궃다가도, 더 만져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인지. 괜히 틱틱 대고만 싶어진다.) 짖궃어. 그냥 해줄 수도 있는 거잖아······?

Belkiros

글쎄. (쪽. 쪽. 물었던 목 놓고 그대로 잘게 입 맞추며 네 옷자락 헤집는다. 방금까지 지분대던 것 입에 담아 혀 굴리고. 츕, 소리 내며 빨았다가. 반대 손 마저 옮겨 네 허리께 느릿느릿 문지른다.) 그냥 해 줄 수 있지, 근데······. 좋아하잖아? 내가 이렇게 구는 거. (다리 사이 자리한 허벅지가 네 앞섬 꾹, 짓눌렀다.)

츠가와 타케요시

읏, 그건. 그렇, 지만······. (무언가 변명하듯 얘기해보려 했지만, 네 말이 전부 사실이었기에 얼굴만 붉어질 뿐이다. 가슴에 닿는 물컹한 살덩이가 주는 감촉에 고개를 내리깐다.) ······! 잠, 그렇게, 누르지, 마······! (짓눌린 앞섬에 놀라 다리를 오무린다. 퍽 열기 어린 눈으로 보고 있다.)

Belkiros

알았어, 알았어······. (누가 이걸 연상으로 보겠냐. 귀여워 죽겠네. 역광 사이 비친 보랏빛 동공이, 딱 그러한 뜻을 담아 마주쳤다. 곧 빙글 접어 웃는 것이, 역시······. 눌렀던 허벅지 밖으로 밀어 네 다리 벌려낸다. 그 사이 자리 잡고. 가슴께에서 머무르던 고개 슬금슬금 내려간다. 갈비뼈와 복부를 거쳐 사타구니 안쪽까지. 잔뜩 물고, 빨고······. 여긴 자국 남아도 상관없잖아. 대충 그런 생각으로. 밀어냈던 허벅지 쥐어 조금 더 벌리고. 할짝. 여린 살갗 위 까슬한 혓바닥 문지르며 네 낯 살핀다.)

츠가와 타케요시

으왓, (벌려진 다리 사이로 보이는 광경이 너무 자극적이라, 저도 모르게 팔 들어 눈가를 가려버린다.) 응, 읏······. 흐으······. (다리 위로 입술이 닿을 때마다 부끄러운 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 나왔다. 애써 참으려 입술을 꾹 말아쥔다. 새어나오는 추잡한 소리에 수치심이 드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끌어 안던 남은 한 손이 네 옷자락을 타고 내려왔다. 흐릿한 시야로 그것을 바라보곤. 잡혀온 끈을 쥐고, 풀어내듯 당겼다.)

Belkiros

(기분 좋아 보이는 표정 하고 있네. 실실 새어 나오는 웃음 구태여 가리지 않았다. 원래라면 사케가 아니라 와인을 마시고, 다다미가 아니라 푹신한 침대 위에 널 눕혔겠지만······. 뭐. 계획이란 게 늘 성공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아무렴 어떠한가. 결국 내 아래 네가 있는데. 아쉬움과 애정, 만족, 그리고······. ······. 이외 잡다한 감정이 옅게 묻어나는 낯은 다시금 네 살갗 사이 파묻혀 가려진다. 회음부와 허벅지 사이 접힌 부분 엄지로 꾹, 누르듯 당겨 펴고. 몇 번 할짝대다가, 느리게 고개 돌려 기둥 입에 문다. 눈 데굴. 할짝.)

츠가와 타케요시

(아, 웃고 있어. 분명······. 제 위에 올라탄 익숙한 무게감, 보지 않아도 새어 들어오는 네 목소리. 낮부끄러울 만한 이런 짓이, 이젠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상이 되었다는 걸 느끼고 있자면······. ..마치 온전히 널 소유하게 된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가슴 한 켠이 벅차온다.) 후우······. 입으로, 해주게······? (팔을 슬 당겨 네 쪽을 바라보다, 해볼테면 해봐. 하는 도발적인 눈으로 다리를 슬쩍 올려 네 허리 감싼다.)

Belkiros

허. (방금까지 어딜 건드려도 좋아 죽기 바빴던 주제에. 제법 건방진 눈을 뜨고 다리 감는 것이 우스워 헛숨 흘린다. 입에 물었던 것 부러 쯉, 세게 빨며 입술 떼고.) 젤이 없길래. 으흠. 왜 그런 태도일까나. (안 하면 아픈 건 너일 텐데. 우습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슬쩍 젖어든 선단에 엄지 댄 채 꾸욱, 꾹. 힘주어 문지른다.) 웃기네. 지금은 도발할 게 아니라······. (고개 작게 쳐든다. 느리게 굴러가던 눈동자가 이내 널 향하고.) 해 주세요, 라고 하셔야지. (키득······. 성격 나쁜 웃음 따라붙었다.)

츠가와 타케요시

윽..세게 빠는 거 다 느껴지거든······?! (미간을 슬 찌뿌리곤.) 헤에, 이래뵈도 나. 선배고? 벨키 군보다 경험이 더 많을지도 모르는, 잠, 잠깐······? 거긴 왜 읏, 문지르, 흐으?! (네 양뺨을 꾸욱 쥐고 꼬집으려다, 갑작스레 느껴진 자극에 고개를 짓쳐든다.) 으으, 무리무리. 벨키 군한테 존대 하는 거······. 회사에 있을 때 같고..? 그보다, 내가 한참은 더 어른인,데?! (잠깐. 자극, 너무 세······. 네 손에서 벗어나려 몸을 이리저리 꼼지락 댄다.) ..해주세요라던가 하지 않아도 해 줄 수 있으면서······. ..성격 나빠. (혀 벌려 도발하듯 메롱한다.)

Belkiros

그래서, 뭐. 일부러 한 거 맞아. (어림도 없는 소리를 하네. 내가 언제부터 발랑 까진 채로 살았다 생각하는 걸까, 내 순진한 선배는. 마냥 예뻐해 주려 해도 자꾸 대든단 말이지. 아니, 음. 어린 건 내 쪽이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니까, 아무래도······. 선단만 줄곧 문지르던 손 기둥 쥐어 가볍게 위아래로 털어 주고.) 출근하면 질리도록 하는 그깟 존대. 기어코 한 번을 안 해 주는 건, 선배도 마찬가지잖아. 누가 누구더러······. 흠. (바닥 짚던 손 뻗어 빼꼼 내민 혀 쿡, 누른다. 어이가 없네.) 나는 이런 나쁜 버릇 들게 둔 적이 없는데. 어디서 배우셨나, 우리 선배님께서.

츠가와 타케요시

그, 그건······. (왠지 후배한테 진 거 같고······. 내가 리드 못 한 거 같고······!! 라고는 절대 말 못해!! 부러 네 눈 피했지만, 귀가 발갛게 달아오른다. 가볍게 털어대는 손짓에 낮은 소리로 신음 하다, 다리를 오무려 네 품 사이에 쏙 넣곤.. 쭉 뻗어 다리 사이 볼록 튀어나온 선단 위를 자극해온. 혀를 눌러오는 손에 발음이 뭉게지는 건, 이후의 일이었다.) 으응······. 해주면 될 거 아냐. 후우······. 읍- (제 혀를 눌러오는 손에 발음이 뭉게진다.) ...해, 주에혀. ...이거, 아으에 너어 줘······. 응? (누구긴 누구야······. 이런 어리광을 귀엽게 봐주잖아. 네가.)

Belkiros

(아래 건드리는 짓에 잠시 미간 찌푸렸다가.) ······하. (이어지는 말 따라 그제야 한숨 같은 웃음 흘린다. 설단 누르던 중지 조금 더 밀어 넣어 네 입안 휘젓고.) 어차피 해 줄 거면서, 괜한 자존심 세우는 이유가 뭔데. 얌전히 굴면 어련히 알아서 예뻐해 줄까······. (갉작, 혀 안쪽 손톱 세워 살살 긁어낸다. 장난이라도 치듯 손끝 걸리는 살덩이 이리저리 누르다가, 약지마저 넣어 입천장 문지르고.) 열심히 빨아 봐. 선배 안에 들어갈 거니까. 괜히 다치기라도 하면 안 되잖아. (키득······.)

츠가와 타케요시

츄웁, 츕, 흐으······. (두고 봐.. 언젠가의 침대에선 꼭, 내가 널 덮칠... 아, 잠ㄲ, 느낌, 이상해.. 간지러워······. 네 말따라 입 안에 들어온 곧은 손가락을 혀로 둥글게 굴려본다. ..아직도 피아노 치고 있으려나. 굳은 살.. 남아있잖아... 스치듯 닿는 까슬거리는 감각을 느끼며 타액을 묻히는 데 집중한다. 선단을 자극 하던 발바닥을 내려 네 것을 전체적으로 비빈다. 발을 세워 꾸욱, 꾸욱. 자극해 보기도 했고.)

Belkiros

(꿈에도 이루지 못할 생각을 자꾸만 하는 건 버릇이기라도 한 건지. 뻔히 보인다고, 그거······. 손 아래서 하찮게 발버둥 치는 소동물이나 생각나는 건 어째서일까. 구태여 존심 챙기고자 제 아래 자극하는 것이 거슬려 네 발목 쥔다. 그대로 쭈욱, 올려 제 어깨에 걸치고. 타액으로 잔뜩 젖은 손가락 빼내 굳이 굳이 네 앞에서 늘려 보였다가. 피식.) 가만있지 그래. 그렇게 보채지 않아도, 기분 좋게 해 줄 테니까······. (오랜만이던가? 꾹 닫힌 네 뒤 부근 꾹꾹.)

츠가와 타케요시

읏······. (손가락 사이에서 뻗어나는 은실을 보며 눈을 몇 번 깜빡이다, 슬쩍 고개를 움직여 네 눈과 마주친다.) 너무 받기만 하는 것도 벨키 군에게 좋지 않잖아. 잔뜩 기분 좋게 해주고 싶은 타케 상의 생각은 어디로 흘러 넘어간 걸까나······?! 이미 증발해 버린건, ... 흐으, 가······? (조금은 뻑뻑한 뒤 쪽에 들어오는 축축한 감각에 목이 떨린다.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안 아프게 해주기야.

Belkiros

딱히. 아직도 날 모를 줄은 몰랐는데, 섭섭하네? (키득.) 난 오로지 주고만 싶거든······. (기특하긴 하다만, 글쎄. 역시 뭐라도 하나 제 예상을 빗나가는 순간 신경부터 거슬리는 탓이다. 뭐. 상관없지 않나? 어차피 이리 말한다 한들······ 어디 네가 얌전히 들을 사람이던가. 기꺼이 감내해야지, 내가. 부드럽게 밀어 넣은 한 손가락으로 위쪽 내벽 문지르듯 누른다. 생각보다 얕았는데.) 아무렴. 분부대로.

츠가와 타케요시

알지만, 그래도. ..해주고 싶은 거야. 사귀는 사람의 특권 같은 거라고. (오랜만에 휴일이라 그런가. 눈 앞의 애인을 잔뜩 끌어안은 채로 하는 거, 기분 좋아······.) 으응, 거기······. ..조금, 더. 더 깊이...

Belkiros

으흠. 단순 선호의 차이가 아니라, 그게 싫다 해도? (얌전히 울기나 했으면 좋겠단 말이지. 이렇게까지 손안에서 굴려 먹으려 할 줄은, 나도 몰랐지만. 마음에 안 드는 걸 어떡하라고. 괜히 손가락 하나 더 비집어 넣으며 상체 숙인다. 쪽. 가볍게 맞닿은 입술 틈 없게 붙여 혀 섞고. 음······ 이쯤인가? 도드라진 곳 주변부 매만지다가, 꾹.)

츠가와 타케요시

윽.. 싫다 하면 별 수 없지, 마안... (쪽. 으음- 잔뜩 취기가 올라 따듯한 입 속을 네 혀가 비집고 들어온다. 습기 어린 소리가 귀 안을 간지럽힌다. 뒤 쪽의 느낌이 점점 그 곳에 가까워지자. 자꾸만 허리가 떨리고, 숨을 참게 된다. 자연스레 곧 다가올 자극을 기대하게 되는 자신이 참 민망했다.) -!! ! 아······!

Belkiros

하하······. (좋아하네. 남은 손 하나 올려 네 얼굴 옆 짚는다. 흐트러진 머리칼 살살 정리해 주다가, 문득 펼쳐 한쪽 귀 막아 버리고. 손이 고작 두 개뿐인 건 아쉽네. 네가 알았다면 기겁했을 생각이나 흘려보낸다. 극점 자극함과 동시에 가쁘게 떨어지는 입술 도로 붙이고. 어느 것 하나라도 봐줄 마음이 들지 않아서일까······. 재차 손목 털어내며 숨 쉴 틈 하나 내주지 않은 채 도망가는 혀 잡아 엮는다. 어딜.)

츠가와 타케요시

아, 아윽-! 잠, 잠까, 잠깐만. 그거, 흐아······! 하읍······ 흐웁-!! (닿아오는 손에 뺨을 비벼보려다, 털어대는 손목에 놀라 허리를 위로 들어올린 채 바르작댄다. 잠깐, 이거 위험해.. 숨, 안 쉬어져······. 등을 밀어 뒤로 도망쳐보려 했지만, 네 어깨를 밀어보려는 시도조차 못한 채 속절없이 이끌려간다. ...아, 시야가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눈동자가 잠깐 경련하다, 손에 잡힌 네 옷자락을 꽉 붙들어 잡은 채 억눌린 목소리를 흘려댄다.)

Belkiros

(다치지 않게, 아프지 않게. 딱 그 목적 하나라면 이럴 이유가 없지. 나는, 그러니까······. 널 괴롭히고 싶은 건가. 좋아 죽는 꼴을 보고 싶은 걸지도 모르고. 우는 것 마냥 흐르는 소리가 달다. 제대로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바즈락대는 꼴이 사랑스럽고, 또한 귀여워서. 장난이 좀 심한가? 하지만, 너도 좋아하잖아······. 내리깐 시선이 흔들리는 동공 응시하다가, 이내 멀어진다. 츕. 물기 어린 소리와 함께 입술 떼어내고. 귀 막았던 손 올려 벌어진 입술 새로 엄지 밀어 넣더니. 주욱, 옆으로 벌려낸다.) 숨 쉬어.

츠가와 타케요시

아, 큭·····. 흑, 하악·····. (막혔던 틈새 사이로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기 시작하자, 가슴이 들썩일 정도로 급하게 숨을 마시고 내쉬었다. 막혀져 있던 귀가 다시금 열리자, 더 예민하게 제 소리를 받아들이게 된다) 힉, 흐으·····. 히끅- (얼굴로 열이 몰리며 절로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갈 뻔 했어·····. 이런 걸로·····? 이미 벌어진 다리를 어떻게든 움츠리려 한 채 딸꾹질 하며 네 어깨를 밀어댄다.) 흑- 이제, 히끅- 그냥 넣어, 줘. 이미 충분히 기분 좋으니까·····.

Belkiros

으음. (넣어 달란 소리에 괜스레 넣은 손 가위질 치며 벌려 본다. 글쎄.) 아플 텐데. (잔뜩 기분 좋아진다고 해도, 저절로 풀리는 근육은 아니잖아. 이게. 고민이라도 하듯 침음 흘리며 잠시 간극. 얌전히 네 눈물이나 할짝대나 싶더니, 고개 비틀어 귓바퀴 살살 짓씹고. 밀어내는 손에 실실 쪼개는 낯짝.) 힘이 하나도 없네. 어지간히 좋은가 봐, 우리 선배. (네가 한 말 일절 무시하곤 꾹, 꾹. 넓히는 것에 그제야 중점 둔다.)

츠가와 타케요시

왜, 왜 안 되는 건데······. 히끅- 네 게 쓸데없이 큰 게 문제지······. (힘없이 올라오는 쾌감만을 느끼다, 바닥에 뜨거운 얼굴을 식힌다. 하아, ..얄밉게 실실 웃어대는 것 봐라. 이런 날 보면서, 아주 즐거워 하고나 있을 게 뻔해······. 하, 이젠 내가 넓히려는 손짓에도 느끼게 되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꿈인가. 응, 꿈일거야······. 쾌감도 있다가 없으니 허전한건지, 몰래 허리를 살살 흔들며 대답해준다.) 윽, 응·····. 좋, 아·····.

Belkiros

어쭈. 사과라도 해 드려야 하나? 좋아 죽는 것도 본인이면서. (이렇게 잘 느끼는 주제에, 왜 자꾸 위로 올라오지 못해 안달이실까······. 쓰다듬어 주면 얼굴 부비고, 기분 좋으면 예쁘게 울고. 어려울 것 하나 없는데도. 뭐, 그래. 그게 당신의 사랑인 거겠지만. 피식 웃고는 적당히 눈가에 여러 번 입 맞춘다. 어느새 네 개까지 들어갔던 손가락 모두 빼냈다가, 부근에 엄지 대어 정도껏 풀린 뒤 늘인 채 빤히.) 넣어 줄까.

츠가와 타케요시

좋아 죽는다니..! 딱히, 딱히 그 정도 까진. ..······. (젠장, 부정할 수 없어서 짜증 나······. 이렇게 날 잘 알아도 되는 거야..? 이러다 매일 입는 팬티 색까지 알아 맞출 것 같다고...? ..생각 해보면 거짓말도 항상 들통나버렸긴, 했지. 히끅- 눈가에 맞춰진 입술에 제 눈 또한 꾹 감는다. 닿아오는 감촉이 퍽 부드럽기도 하지. 슬 찌뿌려졌던 미간이었지만, 금새 허벅지를 옆으로 벌린 채, 퉁명스레 당신을 올려다 봤다.) 벨키 군 거, 얼른 여기 넣어줘······.

Belkiros

허, 참······. (어디서 이런 걸 다 배워 오셨대. 감상이라도 하는 양 제 하관 가벼이 쓸며 널 훑는다. 곳곳 꽃피운 울혈 자국이라든가, 여린 살갗 위 붉게 남은 손자국 따위가, 참을 수 없이 만족스러워서······. 네가 풀어헤친 끈 애써 느린 손길로 정리하여 옆에 둔다. 어느새 곧게 선 제 것 네 뒤에 꾹, 누르듯 문지르다가. 중간까지 느릿느릿 밀어 넣고는.) 하. ······하하. 힘 좀, 빼. 잘 풀어 드렸잖아······. (터지듯 흐른 웃음에 한숨 섞인다. 오물오물 받아먹는 게, 씨발. 존나 귀여워서.)

츠가와 타케요시

뭐, 뭐······! (왜, 그런 눈으로 보고 있는 건데······. 입던 옷을 다 깔아뭉갠 채, 다리마저 벌어 젖혀 보여주고 있는 채인데. 새삼스레 다시금 몸에 남겨진 자국들이 신경 쓰이고 만다. ...며칠은 남아있겠지. 분명. 지워지면, 몇 개정돈 다시 남겨달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 !! 으응- (아, 잠깐······. 잠깐만. ..느리게 들어오는 거, 반칙이야······. 너무, 선명하게······. 숨을 후, 후. 내쉬어봐도 벅차다.) 시, 끄러······. 빼고 있거든······? 네게, 읏, 크다고, 말했잖아······. (..또 웃고있는 거냐고. 진짜······.)

Belkiros

음, 뭐······. (네 하복부에 손 얹는다. 살살 매만지다가, 꾹. 눌러 보기도 하고. 옆으로 스륵 흘려 장골 쓸어 주기도. 힘 빼라는 거겠지, 아무래도. 풀리는 족족 빈틈없이 비집고 들어간다. 얼마 남지 않았나─ 싶을 때쯤, 꾸득, 퍽. 회음부에 제 아랫배 닿을 정도로 한 번에 쳐올리고는.) ······후우. (적응, 할 시간이······ 필요할까. 한두 번도 아닌데. 눈치 슬쩍 보다가, 이내 주욱, 빠지고. 허리 물린 만큼 도로 짓쳐 올린다. 상체 숙여 가슴팍 입에 담고는. 할짝.)

츠가와 타케요시

으응······. (손가락이 배 위 간지러운 곳을 스쳐지나갈 때 즈음, 몸이 부르르 떨리며 힘이 천천히 빠져나갔다. ..빠듯하게나마 제 안 쪽에 다 들어찼을 때. ...갑작스레 꾸득, 살갗을 비집는 소리가 들려왔을 때는. 기대했던 것 이상의 쾌감이 몰아쳤다.) 히익, 으, 아······! ?? (제발, 넣자 마자 가면 안 돼애······. 눈이 뒤집힐 것 같은 쾌감을 애써 누른 채 허리를 살살 돌려가며 자리를 잡는다. 아래의 상황은 뻔했다. 잔뜩 꺼덕인 채 투명한 액을 질질 흘려대고 있겠지. 열 오른 얼굴, 몽롱한 정신으로 네 어깨에 손 올리고는, 고개 숙여 머리칼 위로 쪽, 쪽. 입술을 부딫혀왔다.)

Belkiros

(바들바들 떠는 것 좀 봐. 방금 갈 뻔한 것 같은데. 아······ 예쁘다. 제 머리칼 위 떨어지는 입맞춤에 기꺼이 고개 든다. 마주치는 시선 따라 곱게 눈 접어 웃어 보이고. 조금 더 숙여 쪽, 입술 맞부딪힌다. 잔뜩 물고 빨아서 그런가. 별다른 윤활제 없이도 느린 움직임 맞춰 울리는 물소리가 적나라하다. 방금까지 입에 담았던 돌기 손으로 슬쩍 꼬집어 비틀고. 애태운 만큼, 딱 그만큼 좋아하는 곳만 눌러 짓이기는 선단. 입술 떼어낼 때쯤 손 내려 네 아래 쥐어흔든다.)

츠가와 타케요시

(너 따라 제 입을 가볍게 맞대다가. 욕망에 진 놈처럼 고개를 저어 잔뜩 입술을 비벼온다. 중간 중간 새어나오는 숨에 평소보다 높은 미성이 섞여 들리기 시작한다. 거기, 셔츠 입으면, 쓰라린데······ 네 아랫 입술을 물고선 잘근잘근 깨물어 대다가, 입를 뻐끔대며 말했고. 그 곳을 꼬집어 비트는 순간 만큼은 이를 꾹 물 정도로 뭔가를 주체하기가 힘들어서, 허리를 앞으로 짓치듯 내밀며 네 몸 쪽에 닿게 했다. ......감질나게 잔뜩 애태워진 정신은 어느덧 제 아래를 쥐어흔드는 손을 바랬다.) 흣- 아······ 사정, 할 것 같아. 나. 읏, 가······ 갈 것, 같······! !! ! (퓨웃- 퓻, 쪼륵-)

Belkiros

······하하. 너무 좋아하네, 귀엽게. (탁, 터지듯 흘러나온 비릿한 향에 실실 웃음 흘린다. 부러 숙였던 낯 위로 흩어진 흰 액체 한 손으로 대강 문질러 닦고. 손끝 묻은 것 잠시 보더니, 네 입에 쑤셔 넣어 헤집기나. 혀뿌리 꾹, 꾹 눌러 주다가.) 선배, 선배애. 혼자 가면 안 되지. 응? 나는 아직 못 갔잖아······. (방금 간 것 모르지 않는 주제에, 쳐올리는 허릿짓 잠시도 멈추지 않은 채. 다만 투정이나 부리고.)

츠가와 타케요시

? ?? 으윽, 흑, 끄흐-? 하으.. 쫍- 쪼옥. (갔어, 나······ 갔는데에······. 경련하는 몸을 채 가누지 못하고 네 허릿짓에 들썩 몸이 끌린다. 비릿한 맛이 혀에 번지듯 퍼진다. 이내 꾹, 꾹 눌러오는 손가락을 입 안에서 천천히 빨기 시작했다.) 응······ 으응······ (입술 주변에 타액을 잔뜩 흘린 상태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리를 접어 땅에 발을 댄다. 발 끝에 힘을 주고는, 배 위에 두 손을 얹고선 네 허리짓 맞춰 들썩댄다. 마치, 제 안에 내주기를 종용하듯이.)

Belkiros

얼씨구······. 무리하라는 건 아니었는데. (키득. 투정 좀 부렸기로서니, 이런 깜찍한 짓을 할 줄이야. 아랫배에 얹은 네 손 위 제 손 포갠다. 그대로 지그시 누르고. 아, 음.) 하하. (부러 조이는 것 같고, 좋네. 너야 죽을 맛이겠지만······. 어차피 보내고 싶은 건 마찬가지잖아. 그렇지? 지금까지 극점 뭉개 주던 것은 죄 장난이었다는 양 슬핏 웃음 짓는다. 쾅, 소리라도 날 것처럼 체중 실어 턱턱 처박기를 몇 번. 아, 조금만 더······. 옅게 좁혀지는 눈살.)

츠가와 타케요시

욱······. ······! ······!! (진짜, 미친거야······. 너무 세다고 ······. 한계까지 벌어진 다리 사이로 눈살 좁힌 네 모습이 보인다. 살끼리 부딫히는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박아대는 탓에 다른 말조차 못해주지만, 뜨겁게 포개어진 손을 느끼며 너와 눈 맞춘다. 얼른, 얼른······. 벨키로스 ······.)

Belkiros

아. (불현듯 허리 물린다. 생각해 보니, 콘돔. ······. 취하긴 했나. 이런 걸 다 까먹고. 느리게 제 것 쥐어 선단 갉작인다. 어차피 직전이긴 했으니까, 뭐······. 대강 감싸 흔들다가, 네 복부에 반투명한 액체 흩뿌리고. 하······.) 예쁘다. (어질러진 배면 훑는다. 퍽 만족스러운 낯으로 눈 마주치더니. 당연하다는 듯 허리 숙여 쪽, 가벼이 입술 맞대어 문지르고.) 수고했어. 닦아 줄게, 잠시만. (유카타 더럽혀질까, 걸쳐져 있던 것 마저 벗겨낸 후 일어난다. 수건, 수건······.)

츠가와 타케요시

하아······. 하아······. (온 몸에 힘이 풀렸다. 복부 위로 미지근한 액체가 쏟아지는 느낌에 지친 낯으로 네 얼굴 본다.) 내일······. 허리 망가지면 분명 벨키 군 탓일거야······. 지쳤어······. (응, 응.. 홀딱 벗겨진 채 몸을 추스린다. 에, 그보다 어째서 나만? 왜 저긴 저렇게 쌩쌩해 보이는데...?!)

Belkiros

(수건 하나 가져가 온천수에 살금 적시고. 금세 돌아와 네 몸 꼼꼼히 닦아 주다가.) 웃긴다. 누가 보면 나만 좋아한 줄 알겠네. (나까지 뻗으면 뒷정리는 누가 하는데. 나이 차이란 건 이런 거지, 아무래도. 실실 웃으며 네 옷 정리해 주고는. 머리 톡톡.) 자라. 피곤해 보이는데.

츠가와 타케요시

쉿, 타케 상의 뒷 사정 같은 거 더 알려주지 않아도 돼. (농담하듯 흘리곤, 네게 기대온다.) 따듯해······. 벨키 군도 말랑, 아니.. 이건, 단단한 걸지도... (금새 말끔해진 옷이 되어선, 이불 위에 풀썩, 누워버렸다.) 내일 아침, 일출 보러 갈 수 있으려나. ..역시 무리겠지. 까짓 거, 여기서 실컷 놀다 가는거야- (..) 벨키 군도, 얼른 자자······.

Belkiros

어엉, 정리하고 잘게. (쪽. 가볍게 입 맞춘 후 일어난다. 불이······ 아, 이건가. 달칵. 순식간에 암전. 씻어야 하나. 일단은, 재우고······. 도로 발 돌려 네 옆에 누워서는, 토닥, 토닥.) ······그래도 되겠어? 이름까지 걸었으면서. 깨워 줄 테니까. 노력이라도 해 봐.

츠가와 타케요시

으응······. 잘 자, 벨키 군······. (끔뻑, 끔뻑, 눈을 감더니, 이내 잠든다.)

가물가물.

몸이 천근만근 무겁습니다.

오늘은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완전히 지쳤습니다.

지금 자면 꿈 없이 푹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다미 위 깔린 이불이 따스하고, 규칙적으로 토닥이는 손길은 다정합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퓨즈가 끊긴 것처럼 잠에 빠져듭니다.

······.

얼마나 잤을까요.

당신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립니다.

이상한 기분이 느껴집니다.

유카타 안으로 파고드는 손길이······.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입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가 당신의 위에 올라타 있습니다.

옆자리가 비어 있는 걸 보니 또 그인 걸까요?

이놈의 취객은 취했으면 곱게 잘 것이지······.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 군······?

졸린 눈으로 그를 불러 보아도 돌아오는 답은 없습니다.

다만, 손길이 점점 대담해집니다.

유카타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온 축축한 손바닥이······.

······?

‘그것'은 물에서 막 빠져나온 것처럼 축축합니다.

수백 개의 물방울들이 당신의 몸을 타고 흐릅니다.

식은땀 따위가 아닙니다.

‘그것'에게서 흐르는 물입니다.

산치 롤. (1/1D2)

이성 2 감소.

당신은 공포와 충격으로 일시적으로 기절합니다.

정신을 잃기 직전 든 생각은······.

······그럼, 벨은 어디에?

아침입니다.

당신은 눈을 뜹니다.

반사적으로 옆을 확인하면······.

츠가와 타케요시

······.

곤히 잠들어 있는 그가 보입니다.

새벽에 있던 일은 꿈이었던 걸까요?

하지만······ 유카타는 여전히 젖어 있습니다.

그때, 밖에서 직원의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직원

시, 시체다······!!!

그 소리에 놀란 사람들이 달려오는 듯, 쿵쾅거리는 발소리도 들립니다.

마사미

피가 이렇게나······.

유카

유우토 상······.

카오리

헐, 뭐로 찌른 거징.

아무래도 그를 깨워야 할 것 같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 군······. 일어나 봐. (네 어깨 살살 쳐서 깨운다.)

그를 흔들자 덮고 있던 이불이 스르륵 흘러내립니다.

그리고, 그 아래 보이는 그의 유카타에는······.

피가 잔뜩 묻어 있습니다.

상처가 없으니 본인의 피는 아니겠고.

아니, 이건 뭐죠?

그뿐만이 아니라······

그의 오른손에는 피 묻은 식칼까지 들려 있습니다.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 직원이 문을 두드립니다.

직원

괜찮으세요?

별일 없으신가요?

잠깐 나와 주셔야 할 것 같아요.

지금, 큰일이 나서요······.

직원은 실례한다는 말과 함께 객실 문을 열어 버립니다.

그의 꼴을 본 직원이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릅니다.

직원

꺄아아아악!!!!!

사, 살인, 살인자······!!!

료칸에서 살인 사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이리시마 유우토.

어제의 그 무리에 있던 호스트 출신의 남성입니다.

그리고, 그는······.

아무래도 이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것 같습니다.

직원이 덜덜 떨면서 말합니다.

직원

경찰을 부르려 했는데, 어제부터 폭설이 멈추지 않아요.

전파도 잘 안 잡히고. 부르더라도 바로 오기는 힘들 거예요······.

설명을 이어가려는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 중간에 앙칼진 음이 난입합니다.

루미코

그럼 살인자랑 같은 료칸에 있으란 말이에요?

누가 봐도 저 사람이 저지른 거잖아요!

어딘가에 가두지라도 않으면 불안해서 어떻게 있냐고요!

뭐, 창고 같은 거라도 없어?

직원은 그를 잠시 바라보더니, 한숨을 참아내며 말합니다.

직원

······.

정말 죄송하지만······

상황 파악이 될 때까지는 창고에 있어 주시겠어요?

어느새 정신을 차린 그는, 별다른 기색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직원은 그를 데리고 료칸의 구석, 창고로 걸음을 옮깁니다.

가는 길에 보니, 어제 들은 대로 ㅁ자 모양의 료칸입니다.

가운데 정원을 두고 둥글게 세워져 있고, 정말 우물이 있습니다.

지금은 뚜껑이 올라가 닫혀 있지만요.

창고는 빛 한 점 들지 않는데다 먼지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직원이 안에 든 상자에서 무언가 찾는가 싶더니, 족쇄를 가져옵니다.

철컥.

그의 발목에 족쇄가 채워집니다.

그는 창고를 한번 훑고는, 그대로 대충 바닥에 앉습니다.

뭐, 어떡할까요······.

당신은 시체가 있는 백합방을 살펴보거나, 다른 이들과 대화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 그래요.

지금부터 이 사건을 조사해 주셔야겠네요.

츠가와 타케요시

아니, 아냐······. 그럴 리가 없잖아.. 어젯 밤까지만 해도 옆에 잘 있었는데.

(······. 자신이 잠든 사이 그가 일을 저지른 거라면? 아니, 아니야. 아닐거야······. 혼란스러운 정신을 붙잡을 수가 없다. 허겁지겁 자리를 벗어나 문 밖에 이들에게로 향한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죠······?

그들은 각자의 방에 있을 듯합니다.

누구에게로 가 볼까요?

직원, 혹은 이외 투숙객들을 찾아가 봅시다.

츠가와 타케요시

(······. 아, 직원에게. 일단은. 직원에게······.)

직원은 당신이 오는 것을 보자 고개를 돌립니다.

어라? 분명 눈이 마주쳤는데도요.

츠가와 타케요시

에, 저기······.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부른다.)

당신이 그를 부르자, 그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슬쩍 눈을 피하는 것을 보아하니, 이 상황 자체가 굉장히 꺼려지나 봅니다.

한참 입을 벙긋거리던 그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습니다.

직원

네, 네. 손님. 무슨 일이신가요······.

츠가와 타케요시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고 싶은데요.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발견 당시의 상황을 들어볼 수 있습니까?

직원

저희 쪽에서도 파악된 것이 없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제 연인 외의 다른, 다른 용의자는.

없는겁니까······.

직원

······굉장히 죄송한 말씀이지만, 네에.

직접 보셨으니 아실 텐데요······.

츠가와 타케요시

(······그 애가 그럴 리가 없어요. 라고 말해 보았자, 지금 상황에는 의미 없는 답만 돌아오겠지. 믿어주지도 않을 거야. 대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와 함께 자리를 떠난다.)

방······ 방을 살펴봐야겠어.

어떻게 된 상황인지······ 뭐라도······

시체가 있는 방은 백합방입니다.

그쪽으로 갈까요?

츠가와 타케요시

(백합방으로 향한다.)

산치 롤. (1/1d3)

이성 2 감소.

백합방에 들어가자마자 시체가 보입니다.

가슴에 날카로운 흉기로 찔린 흔적이 있고, 그게 사인인 것 같습니다.

이거, 뭐······ 빼도 박도 못하겠네요.

츠가와 타케요시

(유우토 씨. 으, 잠깐······ 속이······)

(뭔가 찾아볼 만한 것 없나······? 울렁거리는 속을 애써 진정시키며 방 안을 둘러본다.)

어라.

방 주인으로 추정되는 이의 물품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 흔한 짐가방조차도.

츠가와 타케요시

(······에, 여기, 유우토 씨의 방이 아닌거야?)

(둘이 이런 곳에서, 따로······. 뭔가를 할 일이 있었을까?)

(······. 유우토 씨가 투숙했던 방이 이 곳이 맞을까. 직원에게 물어보면.)

(다시 직원에게 돌아간다.)

카운터에 있던 직원은 당신을 보며 간신히 입꼬리를 끌어올려 보입니다.

영 싫은가 보네요······.

츠가와 타케요시

그, 혹시······. 시체가 발견됐던 방이 유우토 씨의 방이 맞습니까?

직원

네? 네······.

왜 이런 걸 묻는지 이해하지 못한 기색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짐이 하나도 보이지 않던데요. 이 곳에 올 때 다른 짐을 들고 오지 않았던 건가요.

직원

죄송합니다. 손님. 방과 관련된 것은 고객의 개인 정보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으······.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야 하나.)

이만 가보겠습니다······. (인사하곤, 돌아간다.)

같이 술을 마셨던 그 사람들이라면······. 유우토 씨가 언제 방으로 돌아갔는지 알고 있을 거야.

(..카오리씨에게 가볼까.)

(카오리의 방으로 간다.)

매화방. 카오리가 묵는 방 앞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똑똑.) ······계십니까?

우당탕!

당신 말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벌컥, 문이 열립니다.

눈을 반짝이는 카오리가 당신을 빤히빤히 올려다 봅니다.

카오리

오빠!

여기까진 무슨 일이세용!

츠가와 타케요시

그게, 유우토 씨가 술을 마시고 바로 방으로 돌아갔는지 아는 게 있나 해서······.

유우토 씨, 어젯 밤에 어땠나요?

카오리

몰라용!

도움이 안 돼서 어떡하징, 근데 정말 아─ 무것도 모르는데······.

츠가와 타케요시

하아, 그럼······. 술을 마신 그 때 이후로 벨키, 아니······. 제 연인을 본 적 있나요?

카오리

아니여!

츠가와 타케요시

답해줘서 고마워요. ······아침, 잘 챙겨먹으세요. (슬, 고개 내려 인사한다.)

카오리

으으응.

오빠, 혹시여.

다른 사람들한테도 물어보고 다닐 거예여?

츠가와 타케요시

네?

카오리

유우토 오빠가 언제 들어갔냐, 오빠 애인 본 적 있냐.

그런 거?

츠가와 타케요시

으음, 아마도요. ······지금 당장 뭐라도 찾아야 할 것 같은 심정이라서요.

카오리

어차피 아무도 모를 텐데여.

츠가와 타케요시

······그런가요.

카오리

아니, 그야아아······. 우리 어제 다 어어엄청 취해서 자러 갔으니까여?

아침에 일어나는 것두 힘들었다구요.

츠가와 타케요시

(······.) 역시, 그렇겠죠.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벨키 군을 만나러 가고 싶은 심정이야.)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도 같은 답만 돌아온다면, 차라리 그에게 물어보는 게 낫지 않을까.)

(자리를 떠나 창고로 향한다.)

창고를 향하는 길.

······문득 불길한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창고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창고 근처만 가도 비린내가 진동을 합니다.

가득하게 퍼지는, 아까 백합방에서 맡은 것과 같은······.

피냄새가.

바닥에는 둘의 커플링이 떨어져 있습니다.

족쇄는 열려 있고, 바닥에는 피에 젖은 무언가가 질질 끌려간 흔적이······.

목적지는.

정원의 우물인 듯싶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잠깐, 잠깐 잠깐 잠깐, 거짓말이지. 거짓말이라고 해줘.)

(우욱- 옆 땅바닥에 속에 든 액 게워낸다.)

(누가······. 누가 그를 데려갔지?)

(우물으로 향한다.)

우물의 뚜껑은 열려 있습니다.

내부가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지만,

시각만이 당신의 유일한 감각은 아니죠.

무언가, 썩은 듯한 냄새······.

그 사이 섞인 피 냄새가 코를 마비시킬 것처럼 피어오릅니다.

당신은 본능적으로 이것의 정체를 알아 버립니다.

산치 롤. (1d3/1d5)

이성 1 감소.

충격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자니, 그때.

둔탁한 소리와 함께 머리에 강한 충격이 가해집니다.

휘청거리던 당신이 반사적으로 우물을 잡아 버티자,

뒤에 선 누군가는 다시 한번 딱딱한 무언가로 당신의 머리를 가격합니다.

당신은 머리가 깨진 채 우물에 던져집니다.

이곳은,

차갑고,

춥고,

축축하고,

좁은데다,

악취가 가득합니다.

그렇게 눈을 감습니다.

《벨, 츠가와 사망.》

······.

《벨, 츠가와 사망?》

아침입니다.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몸이 사정 없이 떨립니다.

반사적으로 옆을 확인하면, 곤히 자고 있는 그가 보입니다.

꿈이라고 치부하기엔 방금까지 있었던 일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지능 롤.

머리를 가격하던 통증과 우물 안을 확인했을 때의 충격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정보

고대 중국 상나라나 지중해 페니키아 등 고대에는 유라시아에서도 국가 주도로 일어나는 경우가 꽤 많았으나, 점점 사라져 고대 이후의 유라시아에서는 국가 단위로 행하는 인신공양은 매우 찾기 힘들어졌다. 가장 가까운 역사에서 체급이 큰 국가가 국가 단위로 인신공양을 실시한 경우로는 잉카 제국, 아즈텍 제국 등 15세기 중남미 국가의 사례가 있다. 그러나 국가권력이 행하는 대규모 인신공양이 사라졌을 뿐, 현대에조차 여전히 제3세계 오지 등 제대로 된 국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는 사적으로 행하는 인신공양이 존재한다.

(중략)

인신공양이 일어나는 이유는 원시종교에서 제사를 지낼 적에 귀한 제물을 바칠수록 신령이 기뻐하고 더 큰 은혜를 내린다는 인식이 보편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기에 대부분 지역에서 중요한 제사일수록 제물로 최고급 소, 말 등 자신들이 가진 것 중에 가장 귀한 가축을 신에게 제물로 바쳤다. 이런 관념의 연장선상에서 * '가축보다 더 귀한 인간을 제물로 바치면 더 큰 가피를 받을 것'이라는 발상으로 인신공양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 붉은색으로 적힌 부분은 볼펜으로 그은 듯한 밑줄과 함께 강조가 되어있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말로 묘사하기 힘들 정도로 잔혹하고 끔찍한 인신 공양 사례와 구체적인 방법들입니다.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밑줄이 그어진 것을 보니, 아무래도 누군가가 이 고문서를 보며 인신 공양에 대한 탐구를 한 것 같습니다.

이건, 이것은.

······명백한 루프 현상입니다.

그의 이불을 걷어 확인하자, 어제와 같은 꼴입니다.

엉망이 된 뇌를 정리하기도 전.

찢어질 듯한 비명 소리와 함께 같은 상황이 반복됩니다.

직원

시, 시체다······!!!

그 소리에 놀란 사람들이 달려오는 듯 쿵쾅거리는 발소리도 들립니다.

마사미

피가 이렇게나······.

유카

유우토 상······.

카오리

헐, 뭐로 찌른 거징.

밖에서 직원이 두 사람의 방문을 두드립니다.

직원

괜찮으세요?

별일 없으신가요?

잠깐 나와 주셔야 할 것 같아요.

지금, 큰일이 나서요······.

그는 가까스로 일어나 앉습니다.

두 사람이 대답하지 않자, 직원은 실례한다는 말과 함께 객실 문을 열어 버립니다.

그의 꼴을 본 직원이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릅니다.

직원

꺄아아아악!!!!!

사, 살인, 살인자······!!!

료칸에서 살인 사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이리시마 유우토.

어제¿ 그 무리에 있던 호스트 출신의 남성입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이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것 같습니다.

이후 벌어지는 상황은 동일합니다.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그가 순순히 직원을 따라 창고로 향하고,

또 한 번 족쇄가 철컥, 발목에 채워집니다.

그는 어제¿오늘?아까¿그건정말있었던일이맞

─와 마찬가지로 바닥에 대충 앉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츠가와 타케요시

허억······. 흐, 윽. (뭐지······. 뭐야······. 어떻게 되가고 있는거야? 왜, 왜······. 왜 꿈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아니······. 애초에, 꿈이 맞았나? 정신이 어지럽다. 이대로 가면 또 그 우물 속에 버려질거야.)

도, 도와달,라고······. 도움을 요청해야······.

(옷가지를 정리하고선, 사람들에게 꿈에서 본 사실을 알······. 알려야. 아니······. 어떻게. 그 사람들이 제 얘기를 믿어주기나 할까?)

(그래. 일단, 꿈에서 본 그 상황이 맞는지부터······. 그 것보다도 누가, 누가 그랬는지 알면. 벨키 군을 구할 수 있을 지도 몰라. 앉아있는 그를 우선 살핀다.)

별다른 반응 없이 시큰둥하게 창고를 둘러보는 그가 보입니다.

창고 조사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창고를 둘러본다.)

그러고 보니 어제 너무 자연스럽게 족쇄가 나와서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뒤져보니 이런저런 고문 도구들과 고古문서들이 있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에, 뭐야 이거······. 왜 이런게 료칸에 있는 거? 고문 도구들을 관찰하다, 손에 잡힌 문서 들고 펼쳐본다.)

고문서들을 뒤져보자니, 두꺼운 책 몇 권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꽂혀 있습니다.

[인신공양]과 [이도가미 설화]라는 대목이 눈에 띕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이도가미 설화라면, 들어본 적 있어······. 그런데, 인신공양은 뭐지?)

(인신 공양에 대한 책 펼쳐본다.)

(······. 이도가미 설화에 대한 책 마저 살펴본다.)

(불길해······. 대체 뭐인거야. 이도가미란 건······. 설마 그 우물 안에 잠들어 있기라도 한단거야?)

(쌍둥이, 형제······. 친인척을 잃은 사람. 혹시 모르니 기억해 둬야겠어.)

벨키 군, 그 족쇄. 아프진 않아······? (창고 안에 앉아있는 그에게 넌지시 물음 건넨다.)

Belkiros

딱히······.

츠가와 타케요시

어젯 밤의 이야기, 기억나는 거 있어······? 분명 내가 잠들고, 같이 잠들지 않았어?

Belkiros

그랬지.

······뭘 물어보고 싶은 건지는 알겠는데, 나 아니다.

내가 그럴 리 없잖아.

츠가와 타케요시

당연하지, 네가 그럴 리 없다는 거 잘 알아······!

근데, 이대로 라면, 네가······. 네가 살인자가 되어버릴지도 몰라······.

Belkiros

그것도, 딱히······.

아버지가 놔둘 리 없지 않나.

츠가와 타케요시

(불안해······. 또 그 꿈처럼 될까봐. 다가가 꾸욱, 네게 안긴다.)

Belkiros

음. (뭐지? 불안해하는 이유를 딱히 이해하지 못한 낯. 그래도 기꺼이 안은 채 네 등 도닥이고.)

츠가와 타케요시

내가, 빨리, 뭐라도 알아볼테니까······.

그 때 동안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Belkiros

······.

그래.

다녀와.

(······내가 살인자가 아니라면, 료칸 내 진짜 범인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거 아닌가. 저렇게 보내도 되나?)

츠가와 타케요시

응······. 선배만 믿어라? (애써 괜찮은 척, 걱정 말라는 듯 머리 헤집어 준다. ...사실은 엄청 무섭고 떨리는 데 말이지.)

(자리를 털고 일어나선, 창고 밖을 나온다.)

(······우물. 혹시 모르니 확인해볼까.)

(천천히 걸음을 옮겨, 우물 앞에 섰다.)

우물의 뚜껑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아본다.)

아무런 향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그렇지······?! 역시 이래야지. 응응, 그 꿈은 분명 기분 탓일 거야······. 분명.)

(그나저나······.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애인이 저렇게 가둬지고 있는데, ...바보 같이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다니. ..나도 참······. 한심한 놈이지.)

(방으로 돌아가자.)

(벨과 자신이 머물던 방으로 향한다.)

직원이 안내했던 '국화방'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방을 살펴본다. 누가, 다녀간 흔적이 있었을까?)

일어난 직후와 같은 모습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분명, 료칸의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을 텐데 말이지······.)

(아까 책에서 본 내용이 잊혀지지 않아······.)

(으, 불길해. 팔에 돋은 닭살 만지며 고민한다.)

다른 사람들은 뭐하고 있는지, 보러 가볼까.

(으음······. 유카 방에 가본다.)

유카와 마사미가 묵는 난초방 앞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똑똑.) 계신가요-

유카

······아.

예, 누구십니까.

굳게 닫힌 문 안쪽에서 유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아, 안녕하세요. 뭘 하고 있던 참이었나요?

유카

······?

누구······.

마사미

······어제 그분 아닐까? 유카.

유카

아아.

무슨 일이십니까.

츠가와 타케요시

혹시 저기, 가운데에 있는 우물에 가보신 적이 있으신가 해서요.

마사미

우물이요······.

나는 가 본 적 없는데.

유카, 너는?

유카

네가 가 본 적 없다면 나 또한.

둘 다 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 물어보십니까?

그제야 드르륵, 문이 열립니다.

문 앞에 선 유카가 당신을 내려다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무슨 용도길래 저렇게 한 가운데 있을까 궁금하던 참이었거든요.

마사미

글쎄요, 저희도 이곳 사람이 아니라서요······.

츠가와 타케요시

두 분은 어디서 오셨나요? 사랑의 도피, 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마사미

아, 저희는······. (유카 힐끗.)

유카

산골짜기 작은 마을이라 지역은 말해도 모르실 겁니다.

하하, 예······. 마사미의 부모님께서 반대가 심하신지라.

아무래도 제가 마사미에 비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만요.

마사미

······!

유카!

부족하다니, 나는······.

네가 아니면 안 되는 걸 알잖아.

유카

하지만, 너는 예쁘고······. (······)

이미 번듯한 직장도 있잖아.

그에 비해, 나는. ······.

당신이 앞에 있다는 걸 까먹은 걸까요······.

본인들끼리 얘기하느라 바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으음, 이 두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다른 곳으로 가볼까······.) (카오리 씨에게 이도가미에 대한 얘기를 더 들어보는 게 나을 수도.)

(카오리의 방으로 향한다.)

카오리

오빠!?

여기까진 무슨 일이세용!

발걸음 소리에 문을 박차고 나온 카오리와 마주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아, 어제 그 우물 괴담이란 거. 더 자세히 듣고 싶어서.

(카오리에게 창고에서 읽은 책의 내용을 설명해준다.)

카오리

오잉.

저두 아는 건 더 없는뎅.

츠가와 타케요시

으음, 그렇구나······. 이제 뭐 할 예정이야?

카오리

글쎄여!

할 수 있는 게 있으려낭.

료칸에서 나갈 수도 없구, 술 마실 분위기도 아니구······.

얌전히 방에 있을 것 같은데여?

츠가와 타케요시

나갈 수 없다니, 눈이 많이 와서 그래?

...살인 사건 때문에?

카오리

둘 다, 겠져?

눈 때문에 경찰이 못 오니까?

츠가와 타케요시

확실히, 그렇겠지······. 얘기해줘서 고마워. 이만 가볼게.

(설마 꿈과 같이······. 또······. 그런 상황이 나오고 있을까 불안한데. 창고로 돌아가본다.)

카오리는 아쉬운 눈으로 손을 흔들어 줍니다.

이제 어디로 가 볼까요?

츠가와 타케요시

(창고로 다시 돌아간다.)

음.

하하.

익숙한 감각.

창고의 문은 열려 있습니다.

바닥에는, 당신들의 커플링이 떨어져 있고.

피에 젖은 무언가가 질질 끌려간 흔적이······.

······.

이젠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린 향이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짙은 피 냄새.

츠가와 타케요시

······.

(꿈에서와 같이, 우물로 다가가 들여다봤다.)

꿈일까?

꿈이었을까.

어쩐 일인지, 우물의 뚜껑은 열려 있습니다.

당신이 꿈이라 주장하는 그때와 같이, 말이에요······.

내부가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제는 알고 있죠.

시각만이 당신의 유일한 감각이 아니라는걸.

무언가, 썩은 듯한 냄새.

그 사이 섞인 피 냄새가 코를 마비시킬 것처럼 피어오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너무 뻔한 전개 아닌가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머리에 강한 충격이 가해집니다.

휘청거리던 당신이 반사적으로 우물을 잡아 버티자,

뒤에 선 누군가는 다시 한번 딱딱한 무언가로 당신의 머리를 가격합니다.

당신은 머리가 깨진 채 우물에 던져집니다.

이곳은,

차갑고,

축축하고,

좁은데다,

악취가 가득합니다.

그렇게 눈을 감습니다.

······.

《벨키로스 헤일로, 츠가와 타케요시. 사망.》

《벨키로스 헤일로, 츠가와 타케요시. 사망.》

《벨키로스 헤일로, 츠가와 타케요시. 사망······.》

《벨키로스 헤일로, 츠가와 타케요시. 사망¿》

······.

아침입니다.

너무나도 똑같은 일이,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똑같이 반복됩니다.

어제인지, 그제인지, 혹은 오늘인지 모를 하루가.

눈을 떠 보니 어느새 창고입니다.

그의 곁을 지키거나, 혹은, 또다시 조사를 나가거나.

글쎄, 이외에 당신이 무얼 할 수 있을까요.

츠가와 타케요시

(눈 앞에 연인을 끌어안는다.) 이제, 정말 모르겠어······.

Belkiros

? 왜 이래. (쓰담······.)

피 묻어.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 군, 벨키 군은 같은 일이 똑같이 반복된다고 하면 믿을 거 같아······?

Belkiros

······아니······?

그런 미신은 안 믿지, 보통······.

악몽이라도 꿨다고 생각하면 모를까.

츠가와 타케요시

역시······. 그렇지? (네 앞에서 애써 웃어 보이곤. 피가 묻는다는 건 안중에도 없이 옆을 지킨다.) 이대로 쭉, 같이 있자······.

Belkiros

······.

(진짜 왜 이래. 많이 충격이었나? 쓰담쓰담······.)

그래, 선배가 원한다면야······.

······.

언제 잠들었던 걸까요.

분명, 그를 끌어안은 채 조곤조곤 대화라도 나눴던 것 같은데.

창고 문이 열리는 소리에 깨어납니다.

그런데 가위에 눌린 것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눈만 굴릴 뿐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역광 사이로 느리게 모습을 드러낸 그것은······

어제, 혹은 그제, 그것도 아니라면 오늘 새벽.

아니, 정말 있었던 일은 맞나요?

당신을 덮쳤던 '그것'입니다.

그것의 얼굴은,

어째서인지 그와 똑같습니다.

그는 홀린 듯이 그 얼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것이 한번 손을 대자, 족쇄가 저절로 풀립니다.

그것은 정신 차리지 못하는 그를 식칼로 찔러, 질질 끌고 갑니다.

목적지는······.

우물.

뒤이어, 직원이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너무 원망하지는 마세요.

손에 들린 도끼가 당신에게 직격합니다.

정보

우리 지역의 향토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이도가미 설화는 쉽게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중략) ······필자는 이도가미 설화에서 다음과 같은 해석을 읽어냈다. 이는 이 마을에 ‘이도가미'라는 신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을 전제로 작성되었다. 우물 신 이도가미는 예로부터 수질을 지키고 추운 훗카이도의 기후에도 물이 얼지 않게 지키는 일을 해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우물 신을 아끼고 추앙하며 오랜 기간 공물을 바쳐왔습니다. 이도가미에게는 소중히 여기던 인간 연인이 있었습니다.

: 아마 연인이라는 것은 이도가미라는 가상의 신에게 바쳐진 산제물.

이도가미는 연인에게 자신과 ‘약속'을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것은 해가 환히 뜬 낮에는 우물 뚜껑을 열지 않도록 요청하는 약속이었습니다. 연인은 그것에 순응해, 우물 뚜껑을 열지 않고 살았습니다. 가뭄이 심하던 어느 날, 길에 쓰러진 노인이 탈수 증세로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노인을 불쌍히 여긴 연인은 그에게 물을 나눠주기 위해 이도가미와의 약속을 어기고 한낮에 우물 뚜껑을 열어버렸습니다. 그러자,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졌고 연인은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습니다.

: 보통 마을에서 산제물로 바쳐지는 대상은 ‘쓸모 없다'고 판단된 인간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부상이나 신체 결손의 경우 신의 분노를 살 확률이 높으므로 정신 질환자가 내몰렸으리라 유추된다. 우물의 성질을 고려해 생각해보면, 햇볕이 아주 밝은 낮에 뚜껑을 열었을 때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될 확률이 높다. 자신의 얼굴을 보면 안 되는 정신 질환자라면, 쌍둥이, 혹은 자신과 아주 닮은 형제, 그에 준하는 친인척을 잃은 사람으로 예측된다. 현재까지의 예측을 기반으로, ‘우물신은 쌍둥이 형제를 잃은 사람을 곁에 두고 그 대용품을 연기했다. 그리고 우물을 열어 진실을 확인한 사람이 완전히 미쳐버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로 해석할 수 있다.

이도가미는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연인이 죽자 크게 슬퍼하며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그 후로 사람들은 우물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 소중한 사람을 잃어 자취를 감춘 신의 이야기는 설화에서 자주 발견된다. 우물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이도가미 설화가 차츰차츰 잊혀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종적을 감추었다고 해도 *이 마을을 벗어나지 않고 어딘가에 잠들어 있을 확률이 높다.

* 붉은색으로 적힌 부분은 볼펜으로 그은 듯한 밑줄과 함께 강조가 되어있습니다. 그 밑에 휘갈겨 쓴 낙서가 으스스합니다. ‘이도가미 님을 찾아 모셔라’

그것으로 의식의 퓨즈가 끊깁니다.

《벨키로스 헤일로, 츠가와 타케요시. 사망.》

《벨키로스 헤일로, 츠가와 타케요시. 사망.》

《벨키로스 헤일로, 츠가와 타케요시. 사망.》

《벨키로스 헤일로, 츠가와 타케요시. 사망······.》

몇 번째죠, 이게?

아침입니다.

비명 소리, 웅성거림, 노크, 질리도록 맡아 본 혈향, 족쇄, 우물, 창고······.

어제¿오늘?그제?꿈¿

피투성이의 그가 족쇄를 찬 상태로 앉아 있습니다.

······.

어떻게 할까요, 츠가와?

츠가와 타케요시

(족쇄를 풀 방법을 찾는다.)

Belkiros

뭐 하려고.

츠가와 타케요시

그게, 악몽을······. 꿨는데 말이야.

벨키 군이랑 똑같이 생긴, 누가······. 여기 와서······. 벨키 군을 죽이고 갔어.

Belkiros

오······.

신기한 꿈을 꿨네.

츠가와 타케요시

아니, 이건, 이건······. 정말 곧 벌어질 일이라니까······?!

Belkiros

본인 입으로 악몽이라며?

예지몽인가, 그럼.

그래서?

츠가와 타케요시

(악몽이면서, 예지몽이기도, 현실이기도 하거든... 어떻게 그에게 이 말을 전해야 할까.) 그러니까······. 얼른 여길 빠져나가야 돼.

Belkiros

아, 어엉······.

이게 문제인가?

으드득.

발목에 묶여 있던 족쇄가 간단히 으스러집니다.

낡았나 봐.······

츠가와 타케요시

료칸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 아무래도 이 료칸. 뭔가 이상한 일만 일어나고······.

Belkiros

도망가든가, 그럼.

가려면 갈 수야 있겠지.

네, 아무렴요.

문만 나서면 료칸 밖인걸요.

츠가와 타케요시

(문을 나서 밖으로 향한다.)

둘은 그렇게 료칸에서 도망칩니다.

문 밖은 백색 지대의 반복.

눈보라가 거세게 휘몰아칩니다.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발이 푹푹 빠집니다.

걸어도 걸어도 설원의 끝은 보일 것 같지 않습니다.

어느덧 당신의 다리는 움직이지 않게 됐습니다.

그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두 사람은 눈밭 위로 쓰러집니다.

불빛 한 점 보이지 않는 설원 한가운데.

둘은 눈을 감습니다.

······.

하하.

몇 번째 죽음이던가요.

몇 번째 아침인가요.

끔찍하리만치 익숙한 일련의 상황이 지나갑니다.

네, 그래요.

또다시 창고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 하하······.

(창고 밖으로 나와, 우물로 향한다.)

익숙한 우물입니다.

우물 뚜껑은 단단히 닫혀 있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뚜껑을 열어본다.)

열리지 않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 직원에게로 향한다.)

카운터에 서 있던 직원은 당신을 보며 작게 움찔합니다.

직원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츠가와 타케요시

당신, 저 우물에 대해 알고 있죠······?

직원

네?

예전에는 사용했으나, 수도가 발달하며 사용하지 않게 된 우물입니다.

기념비적인 의미로 철거하지 않고 두었으나······ 따로 관리는 하지 않고 있어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우물의 뚜껑을 열 수 있는지 물어본다.)

직원

불가능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누구.. 누굴 안 찾아갔더라. 루미코의 방으로 향한다.)

벚꽃방. 루미코의 방 앞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똑똑.)

루미코

누구야?

잔뜩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아, 국화방의 타케요시라고 합니다.

루미코

그놈이 여긴 왜 와?

츠가와 타케요시

하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나 들어볼까 해서요.

아침은 드셨나요. (웃음)

한참 답이 없다가, 드르륵.

문이 열립니다.

못마땅한 표정의 루미코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루미코

이 상황에 무슨 아침이야, 아침은······.

츠가와 타케요시

상황도 상황이고, 역시 혼자가 무서워서요······. 뭐 하시고 계셨나요?

루미코

하긴 뭘 해! 눈 그치는 거나 기다리는 거지.

이게 그쳐야 경찰이 올 거 아냐, 흥.

츠가와 타케요시

그러고 보니 루미코 씨, 부부싸움 중이시라고 들었어요. 이런 곳에 묶여있으면······. 남편 분이 걱정하지 않을까요.

루미코

······.

뭐······.

걱정이라도 하면 다행이지, 그 화상.

어휴.

남편보다도, 애들이 찾지는 않을까······.

츠가와 타케요시

아이가 있으세요?

루미코

내 나이가 몇인데, 애도 없겠어?

참 나.

이미 다~ 결혼해서 나갔지.

······빨라, 너무 빨라.

아직도 애 같은데.

츠가와 타케요시

흐음, 딸 인가요? 아니면 아들?

루미코

둘 다 하나씩 있어, 왜?

츠가와 타케요시

그냥······. (으쓱) 외동이었으면 외롭겠다 싶어서.

(더 건질 게 없는 것 같아······. 방을 나온다.)

(*마법의소라고둥님제가뭘할수있을까요다이스를굴려본다.)

아이디어 롤.

눈앞에서 그가 살해당하는 것을 볼 때, 몸이 움직였더라면.

······그랬다면 뭔가 달라졌을까요.

가위 깨는 법이 뭐더라?

카오리는 오컬트에 관심이 많아 보였으니, 물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카오리의 방을 찾아간다.)

익숙한 매화방입니다.

세 번째, 아니······.

처음이던가요? 하하.

츠가와 타케요시

(똑똑) 카오리씨. 계십니까?

우당탕!

당신 말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벌컥, 문이 열립니다.

눈을 반짝이는 카오리가 당신을 빤히빤히 올려다봅니다.

카오리

여기까진 무슨 일이세용!

츠가와 타케요시

그으, 카오리씨. 혹시······. 가위 눌렸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어요?

카오리

으잉?

갑자기여?

츠가와 타케요시

하하······. 네······. 최근에 악몽을 자주 꾸는 것 같아서요.

카오리

아항.

악몽이랑 가위는 다르긴 한데, 으움······.

손가락 꺾어야 해여!

츠가와 타케요시

······. 네?

카오리

그으으.

손을 까딱한다거나, 고개를 돌린다거나~

머어. 그런 것들이라고 알려져 있자나여?

근데 그 정도로는 잘 안 깨거등요.

뒤로, 팍!

꺾어야 해여.

츠가와 타케요시

······. 정말, 꺾일 정도로? (소름.)

카오리

아하하!

사람은 그렇게 안 약해여.

본인 해칠 각오로 해도, 잘 안 되는 편이구우······.

정말 꺾을 각오로 한다 한들, 제대로 못 꺾을걸여?

본인 몸이자나여.

겁쟁이! (꺄르르)

츠가와 타케요시

후우우······. (맞는 말이라 반박 못한다.)

감사해요.

이만 가볼게요.

카오리

네에엥.

지능 롤.

당신은 문득, 한 가지를 깨닫습니다.

카오리는 모르겠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모두 소원, 혹은 바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어느덧 하루가 끝나갑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방에 돌아와, 잠을 잔다.)

뒤척······.

잠자리가 영 사납습니다.

몇 번의 악몽을 거쳐간 건지도 모르겠네요.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어떻게든 새벽을 지새웁니다.

그렇게 다시금 아침입니다.

······.

그는, 옆에 없습니다.

아무렴요. 홀로 창고에 있을 테죠.

츠가와 타케요시

······. 에.

(시간이 돌아가 있지 않아..? 다급하게 창고로 향한다.)

하하, 저런······.

무슨 일이 일어났겠어요.

당신은 이미 답을 알고 있죠.

너무나도 익숙하고, 끔찍한······.

불길한 감각. 선연한 피 냄새. 둔탁한 충격과, 죽도록 시린 우물.

이곳은 차갑고, 춥고, 축축하고, 좁은데다, 악취가 가득합니다.

그래요.

몇 번째 죽음이었던가요.

아침, 비명, 피, 식칼, 웅성거리는 소리와 족쇄, 창고······.

자! 몇 번의 아침인가요, 탐사자.

오늘은 무얼 해 볼까요.

츠가와 타케요시

······. (벨 족쇄 제가 근력으로 풀어도 되나요?)

풀 수는 있겠다만······

풀어서 뭘 하려고?

츠가와 타케요시

(조금 더 자유롭지 않을까.)

근력 롤.

으득, 족쇄가 으스러집니다.

Belkiros

(뭐야? 낡았나 봐······.)

갑자기 그건 왜.

츠가와 타케요시

(내가 몇 번의 죽음을 돌아와 네 앞에 왔다는 걸 알까. 초췌한 낯으로 네 옆에 털썩 주저앉는다.) ······ 그럴 일이 곧 생길거야.

그거 알고 있나요, 탐사자.

당신의 모든 선택으로 인해 그 또한 함께 죽음을 거슬렀다는 사실을.

하하하······.

낭만적이네요, 그렇죠?

Belkiros

뜬금없네······. (물끄러미 보다가, 어깨에 툭 기대고.)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 군······. 저항 없이 이런 데 끌려오기나 하고.

Belkiros

소란스럽게 만들면 내일 사회 1면에 뜰걸······.

츠가와 타케요시

윽,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시답잖은 얘기나 나누며 그의 옆을 지킨다.)

Belkiros

딱히.

아직 내가 누군지 모르잖아.

음, 그래요.

분명 대화를 나누고 있었죠?

그런데, 또······.

언제 잠든 걸까.

당신은 이후 일어날 일을 알고 있습니다.

창고 문이 열리는 소리에 깨어납니다.

가위를 눌린 것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눈만 굴릴 뿐,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다가옵니다.

그의 얼굴을 한 '그것'입니다.

넋이 나간 그를 칼로 찌르고, 짐덩이 마냥 질질 끌어······.

우물로 향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손가락을 꺾는다.)

근력 롤.

진심이 통했나······.

당신은 간단히 가위에서 벗어납니다.

그것이 그를 데리고 우물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그를 막아세운다.)

타이밍 맞게 뻗은 손이 그를 잡아챕니다.

그는 정신을 잃은 채입니다.

우물 안으로 들어간 그것이 물 위로 얼굴을 내놓고 당신을 봅니다.

아까까지는 그의 얼굴이었던 것이, 이번에는 당신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건, 그것은.

'이도가미'입니다.

이 료칸은 이도가미를 신으로 모시는 제단입니다.

료칸의 직원들은 사람을 잡아 죽이고,

그 시체를 우물에 집어넣는 꾸준한 인신 공양으로 신의 힘을 키워왔습니다.

당신들 역시 그 희생양이었던 거죠.

이도가미

외로워······.

치사해.

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치사해

나도.

정보

오랜 시간 인형은 산제물 대신 바쳐져 왔음 🥵🤯

근데 아무 인형이나 되는 거 아님❗❗ 잘 적어줄 테니 주의해서 따라하길 바람😘

순서 틀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카오리는 보장할 수 없음 🥺❗❗❗❗

1. 적당한 형태의 인형을 구한다. (동물 안됨❗ 사람 모양❗)

2. 배를 가르고 쌀과 머리카락, 손톱, 피 약간을 넣는다.

3. 이름을 지어준다. (이쁘게💞)

4. ‘OO신이여, OO신이여, [산제물 이름]을 당신에게 돌려드립니다.’를 세 번 말한다.

이도가미

나도, 갖고 싶어.

나도.

줘.

이도가미가 두 사람을 가리킵니다.

둘 중 누굴 말하는 건지 알기 힘듭니다.

이도가미

죽은 것, 이제 싫어.

살아 있는 거, 갖고 싶어.

둘 다, 상관없어.

줘.

그럼, 하나.

살려 줄게.

츠가와 타케요시

그게······. 꼭 우리여야만 하는 거야?

이도가미

응.

이제, 시간.

더 없어······.

선택.

츠가와 타케요시

······.

나, 데려가.

얘 말고.

당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당신은 우물 안으로 뛰어듭니다.

첨벙.

물이 튀는 소리와 함께 우물의 물이 당신의 몸을 감싸안습니다.

썩은내와 피 비린내가 코를 찌릅니다.

당신과 똑같이 생긴 신이 이쪽을 봅니다.

그것은 품을 갈구하는 것처럼 양손을 뻗어 당신을 껴안습니다.

이도가미

나는, 이도가미.

너, 내게 줘.

반드시.

행복하게, 해 줄게.

네 존재, 내게 줘.

나랑, 함께.

앞으로, 248년.

츠가와 타케요시

······.

너랑 있으면 나는, 행복할 수 없다는 거 알 거 아냐······.

그리고, 그렇게 오래는 못 살거든······.

이도가미

나, 누구?

그것이 웃습니다.

수명 따위, 내게서 널 뺏어갈 수 없다는 것처럼.

끌어안는 힘이 강해집니다.

놓지 않겠다는 듯.

츠가와 타케요시

너는······. 이도가미지. (윽, 끌어안는 손짓에 이끌려간다. 똑같은 얼굴을 보는 건 영······. 좋은 기분이 아니네.)

네게 내 존재를 주면, 어떤 게 달라져?

이도가미

왜, 질문?

너, 없어.

선택권.

이미, 줬어.

대답.

츠가와 타케요시

으응······.

줬어. 줬다고······.

줄게.

그제야 숨을 쉬기 편해집니다.

시야도 적응되고, 물속에서 움직이는 것도 버겁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중요한 것을 빼앗긴 기분이 듭니다.

그 누구에게도 넘겨선 안 될 것.

당신을, 당신으로 살게 만드는······.

이제 누구도 당신을 기억하지 못하겠죠.

당신은 세상에서 지워집니다.

이건, 정말 가치 있는 희생인가요?

당신의 몸은 여전히 우물 안에 있지만,

수면을 통해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한참 뒤 정신을 차립니다.

그렇게 멍하니, 해가 떨어질 때까지 제자리에 서 있다가.

이내 직원에게 가 묻습니다.

Belkiros

······.

내가, 여기······ 혼자 왔습니까?

직원은 고분고분하게 대답합니다.

직원

네, 혼자 오셨어요.

Belkiros

······이상하네.

혼자 올 만한 데가 아닌데.

아니, 분명······ 해야 할 일도 많았을, 테고.

······내가 왜.

직원

하지만 정말 혼자 오셨는걸요.

객실에는 사용한 흔적도 없는 유카타가 한 벌 걸려 있습니다.

당신이 입었던 유카타입니다.

칫솔도, 비누도······.

사용되지 않은 1인분은 고스란히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그는 간단한 짐을 챙겨 료칸을 떠납니다.

이따금 뒤를 돌아보긴 했지만 그뿐입니다.

존재를 넘긴 당신을 기억하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도 세상은 돌아갑니다.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 잘.

애초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걸까요.

그는 평소와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냅니다.

당신이 침범하지 않았던 시절의 삶.

가끔 이유 모를 외로움을 느끼기야 하지만,

그것이 전부입니다.

외로움이란 그런 것이니까.

완벽하게 대체되진 못하더라도 채울 순 있으니까.

이따금씩 빈자리에 새로운 인연이 밀려들어왔다 빠져나갑니다.

침식된 해안선이 조금씩 마모되지만 사라지진 않습니다.

간혹 그는 뒤를 돌아봅니다.

그러나 시선이 마주치는 일은 없습니다.

깊은 우물은, 내려다보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기에.

이도가미

왜, 그런 표정?

나, 네 곁에.

원하는 것, 모두.

전부, 보여 줄게.

이제, 고작 1년.

그렇게 2년, 그렇게 3년.

그렇게,

그렇게.

어느새 10년이 흐릅니다.

인간 기준의 시간관념과 사리분별이 차츰차츰 흐려질 무렵,

료칸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Belkiros

이봐.

10년 전 국화방에서 묵었었는데.

기록 좀 볼 수 있겠습니까?

직원

······실례지만, 성함이······.

Belkiros

벨.

벨키로스 헤일로.

직원

오늘은······ 숙박으로 오신 게 아닌가요?

Belkiros

10년 전에, 뭘, 좀······.

두고 간 것 같아서.

뭔지도 모르겠는데.

······아무튼.

이도가미

괜한 기대, 하지 마.

너, 이미 내 것.

248년, 안 끝났어.

끝나기 전, 못 나가.

직원

죄송하지만, 분실물은 없어요······.

있더라도 습득한 지 3개월이 지나면 모두 처분해서요.

Belkiros

그런가.

말소리는 그걸로 끊깁니다.

이도가미가 시야를 닫아 버립니다.

이도가미

내 곁에 있어.

나로, 충분.

······.

글쎄.

정말 그것으로 충분한가요?

츠가와 타케요시

(...아니.)

(충분하지, 않아.)

그때.

우물 위로 빛이 들어옵니다.

누군가가 뚜껑을 열고 뛰어내립니다.

물 안에서 무언가를 찾듯 더듬던 손이,

망설임 없이 당신을 찾아내 끌어당깁니다.

Belkiros

참.

어이가 없어서.

누가 이런 거 해 달래?

옆에나 얌전히 있으라니까, 좀······.

하.

미안.

늦었지.

츠가와 타케요시

······응, 엄청. 기다리다가 목 빠지는 줄 알았다.

Belkiros

부르기라도 하지 그랬냐······.

내가 여길 어떻게 본다고.

······얌전히 기다리기만 해.

츠가와 타케요시

또 이런 데 오면······. 부정탈 게 뻔하잖아.

왜 왔어, 왜.

Belkiros

그럼, 씨발.

혼자 두고 가나.

미쳤다고?

츠가와 타케요시

풉- 흐흐. 하하······. 그래도 나, 잘 기억해줬네.

Belkiros

잊겠냐고······.

츠가와 타케요시

잊었어, 10년 전의 너는.

Belkiros

선배가 선택한 거잖아.

나한테 떠넘기면 곤란한데.

츠가와 타케요시

그건······. 네가 이런 데서 썩어들어가지 않았으면 하니까.

너 같은 미래가 훤히 보이는 대단한 놈 보다야, 내가 들어가는 편이 낫지 않겠어.

Belkiros

말은······.

이도가미가 두 사람을 응시합니다.

이도가미

······.

그것, 이미 내 것.

바친 제물, 못 돌려줘.

그는 아무렇지 않게 웃어 보입니다.

Belkiros

야.

지금은 한낮이고.

우리는 약속을 어겼어.

'네 이름'을 걸고 약속한, 일출을 보자는 약속을.

약조를 어긴 인간이 어떻게 되는지······.

뭐, 그건 네가 더 잘 알지 않냐.

하하.

체크메이트다.

《이도가미의 이름을 걸고 약속을 어긴 인간은 죽는다.》

그 약속을 떠올린 순간, 우물신이 작게 누군가의 이름을 중얼거립니다.

이도가미

치나미······.

당신의 심장은 그 자리에서 멎습니다.

그 또한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이도가미

치나미.

치나미, 치나미.

안 돼.

그 뚜껑을 열어서는 안 돼.

나랑.

나랑, 약속했잖아.

제발······.

이곳은 차갑고,

춥고,

축축하고,

좁은데다,

악취가 가득하지만.

······.

하지만.

맞닿은 체온 덕분일까요.

그렇게까지 춥치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도가미

치나미, 나를······.

나를 혼자 두지 마.

나의 치나미······.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한없이 시리고 추운 우물입니다.

두 사람은 그대로 눈을 감습니다.

《벨키로스 헤일로, 츠가와 타케요시. 사망.》

······.

아침입니다.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몸이 사정없이 떨립니다.

반사적으로 옆을 확인하면, 곤히 잠든 그가······.

······.

어라.

그 역시 일어나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꿈, 꿈이 아닙니다.

이불을 걷어 확인하니, 그 어떤 혈흔도, 칼도······.

무엇 하나 없이 멀쩡합니다.

더 이상의 연극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일까요.

찢어질 듯한 직원의 비명도, 노크도, 살인 사건이라는 호들갑도, 웅성거림도, 비난도.

그 무엇도······.

바깥은 죽은 듯 고요하기만 합니다.

Belkiros

선배.

······흠.

괜찮으신가?

츠가와 타케요시

어떻게 된거야······?

Belkiros

뭐······.

글쎄.

정보

이도가미는 탐사자를 돌려받기 위해 공격하지만, 탐사자나 KPC를 특정해 공격하지 않습니다. 이도가미의 턴이 되면 탐사자와 KPC는 이성치와 체력이 동시에 깎여 나갑니다. (이성 -1d5, 체력 -1d3) 이는 회피하거나 반격할 수 없습니다. 둘 중 한 명이 체력이 다해 로스트 하기 전 탐사자와 KPC는 의식을 끝내야 합니다.

순서: 이도가미 - KPC - 탐사자

이도가미의 턴: 기능치(천벌): 탐사자와 KPC에게 동시에 이성 -1d3, 체력 -1d2

탐사자와 KPC의 턴: 산제물용 인형 완성 (상의 후 하나씩 클리어) 아래 리스트는 두 사람의 턴에서 할 수 있는 행동과 소모되는 것입니다. 순서는 크게 상관 없습니다.

인형 제작

산제물을 대체할 인형을 만듭니다.평범한 인형이 아니므로 시도할 때마다 이성 -1d3만드는 쪽은 손놀림 판정. 성공해야 제작이 가능합니다. 메모지를 얻었으므로 카오리의 가호로 보너스 다이스 2개 지급됩니다!

인형 배 가르기

인형의 배를 가릅니다. 사람을 죽이는 것처럼 소름이 끼칩니다. 이성 -1d3

손톱 뽑기

직접 자신의 손톱을 뽑습니다. 뽑는 쪽은 HP -1D2 후 판정 없이 성공합니다.

머리카락 넣기

염원이 담긴 머리카락을 자릅니다. 영혼의 일부가 딸려 나가므로 마력 -1d6

피 흘리기

스스로 피를 냅니다. 흘리는 쪽은 HP -1D3 후 판정 없이 성공합니다.

이름 짓기

인형에게 이름을 일부 나누어줍니다.중요한 것을 조금 빼앗기는 기분과 함께 이성 -1d5

인형 바치기

‘OO신이여, OO신이여, [산제물 이름]을 당신에게 돌려드립니다.’ 주문을 외웁니다. 마력 -1d6

* 숨 나누기 (특수)

KPC, 혹은 탐사자가 먼저 빈사 상태에 도달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건강한 쪽이 자신의 이성치, 혹은 HP를 나눠줄 수 있습니다. 이는 한 턴을 소모합니다.

* 비 막기 (특수)

이도가미의 다음 턴 천벌을 봉인할 수 있습니다.이는 한 턴을 소모합니다.

Belkiros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닐걸.

나가서 확인해 볼까요.

츠가와 타케요시

(응. 밖을 둘러보는 게 좋겠어.)

...나가보자. 벨키 군.

밖으로 나오자, 음울한 기운이 감돕니다.

방마다 시체가 누워 있습니다.

마사미, 유카, 루미코, 카오리, 유우토······.

웃고, 떠들고, 마시고,

분명 살아 있었던 그들은 전부 잠을 자는 것처럼 죽어 있습니다.

입은 료칸 유카타가 낡은 걸 보니 죽은 지는 꽤 지난 것 같지만,

시체는 부패하지 않고 깨끗한 상태입니다.

아마 전부 산 제물로서 바쳐졌기 때문이겠죠.

깨달은 순간 바람과 함께 잔향처럼 남은 기억이 밀려옵니다.

료칸의 손님이었던 그들은 전부 유령, 혹은 환상이었습니다.

여태까지 료칸의 직원들이 인신 공양한 제물이었습니다.

신궁에서 소원을 빌면, 지하수를 타고 소원은 우물에 닿습니다.

신은 마음에 외로움이 있는 소원을 원했습니다.

숙소로 향하던 길에 이도가미가 그들을 가로채 료칸으로 끌고 왔고,

직원이 그들을 직접 죽여 신에게 헌납했습니다.

한 번에 죽이지 못한 상황에는 이번의 그처럼,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아 가둬 우물신이 직접 사냥하게 만들었습니다.

료칸 직원들의 맹목과 신앙은 이도가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분명 한 번도 사냥에 실패한 적이 없었을 겁니다.

당신들을 제외하고는.

카오리의 시체가 무언가를 꽉 쥐고 있습니다.

확인해 본다면, 잔뜩 구겨진 메모지입니다.

키치 한 캐릭터가 프린트된 메모지를 보고 있자니, 마치 카오리가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이 메모지는······

료칸을 떠나지 못한 영혼에게 상냥하게 대해 준, 당신을 위한 마지막 선물입니다.

중앙의 정원에서 직원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들어본다.)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음산한 분위기입니다.

잘 들리지 않으니, 직접 가 보는 편이 좋겠네요.

츠가와 타케요시

······. (우물로 향한다.)

우물을 둘러싼 직원들이 보입니다.

직원

우물님, 우물님.

공양을 마치지 못한 저희를 용서하옵시고.

미력하게나마, 저희를 대신······.

바치나이다.

양쪽 손목을 그은 직원들은,

그대로 우물로 투신합니다.

그러자, 우물 안에서 순식간에 물이 넘치기 시작합니다.

검은 물이 료칸을 채우고,

발목이 찰랑찰랑해질 때까지 잠깁니다.

불쑥.

우물 안에서 손이 뻗어져 나옵니다.

당신과 똑같이 생긴 얼굴이 고개를 듭니다.

이도가미

돌려 줘.

돌려 줘.

돌려 줘.

돌려 줘.

내 제물.

나의 것.

이리 와.

츠가와 타케요시

(······.) 갈 까 보냐······!

이도가미

······.

그럼.

죽어.

━━━━━━。゜✿ฺ✿ฺ゜。━━━━━━

【전투 시작】

【이도가미의 턴】

이도가미

돌려줘.

내게 줬잖아.

이미, 줬으면서.

각각 이성 8, 체력 5 감······ 감소? ??

【벨키로스의 턴】

Belkiros

(와, 씨발······. 되게 망한 기분인데. 콜록. 쯧. 피 뱉어내고는. 저, 저 미친놈······. 솔직히 선배랑 똑같이 생겨서 건드리기 싫긴 하지만, 어쩌겠어. 한숨 한 번 푹. 곧장 달려들어 행동 막는다. -비 막기)

이도가미의 턴 없이 진행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턴】

츠가와 타케요시

(으······. 날 공격하는 것 같아서 느낌이 이상한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대로 죽는 것 보단 낫잖아?! 메모장에 적혀있는 대로 인형을 제작한다. - 인형 제작.)

손놀림

이도가미 턴 스킵 > 인형 제작 성공 > 다시 타케 턴

츠가와 타케요시

(가르는 느낌이 이상한데······. -인형 배 가르기.)

이성 2 감소.

【이도가미 턴】

각각 이성 7 감소, 체력 4 감소.

Belkiros

(나 이렇게 망한 기분 인생에서 처음이야······. 까딱 잘못하면 죽겠는데? 하하하······. 투둑, 제 손끝 물어뜯어 피 흘린다. 갈라진 인형 배 안에 채워 넣고. - 피 흘리기)

체력 2 감소.

【츠가와 타케요시 턴】

츠가와 타케요시

(우리, 살아서 나갈 수 있겠지······. 제발, 그렇다고 해줘. 응? 그의 공격을 막아선다. -비 막기)

이도가미의 턴 없이 진행됩니다.

【벨키로스 턴】

Belkiros

(몰라······ 아마도? 가능할 수도 있고······. 이대로 손톱 뽑았다가 죽으면 어떡하지. 음, 으음······. 역시 머리카락부터 잘라 넣는다. - 머리카락 넣기)

마력 4 감소.

【츠가와 타케요시 턴】

츠가와 타케요시

(안될 거 같으면 네가 쟤 공격하는 걸 막아볼래? 아.. 우리, 역시 주사위의 신에게 빌 수 밖에 없겠지?! 팔 들어 또 한번, 이도가미의 공격을 막는다. -비 막기)

이도가미의 턴 없이 지나갑니다.

【벨키로스 턴】

Belkiros

(다른 건 다 해 놓고, 그것만······. ······. 이름이라면 사실, 이미 정해져 있지 않아?) ······츠나미. (외에는 필요 없어 보였으니까. - 이름 짓기)

이성 5 감소.

【츠가와 타케요시 턴】

츠가와 타케요시

(알았어, 그럼······. 한번 더! 차가운 눈보라 맞으며 공격을 막았다. -비 막기)

이도가미의 턴 없이 지나갑니다.

【벨키로스 턴】

Belkiros

나와. (완성 직전의 인형 네게 던지고, 그것의 행동 대신 막아선다.)

이도가미의 턴 없이 지나갑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턴】

츠가와 타케요시

(잠깐, 무서워. 무서워······! 이거, 윽, 한 번에 되주라······. 제발······. 엄지 손가락의 손톱 틈새로 반대 손의 손가락 헤집어 넣는다. 눈을 꾹 감고는, 이내, 꺾을 듯이 손톱을 뒤로 민다. -손톱 뽑기)

체력 1 감소.

【벨키로스 턴】

Belkiros

······하하.

넌 이제 죽었다.

(완성된 인형 가져와, 이도가미를 향해 든 채.)

우물신이여, 우물신이여. 치나미를 당신께 돌려드립니다······. (이거 왜 존대냐?)

마력 1 감소.

전투 종료.

우물 물이 치솟습니다.

긴 시간 고여 있던 물은 이내 비가,

그리고 눈이 되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그것을 헤치며, 이도가미가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이도가미가 흉내 내는 것은 당신의 얼굴과 몸이지만,

그 형체에서는 이제 완전한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그것'의 목과 가슴팍 사이 지점에서,

푸르게 흰 손이 뻗어져 나와 인형을 움켜쥡니다.

이도가미

치······ 나미.

치나미.

치나미, 치나미.

다행이다, 치나미······.

나, 네가 없으면 살 수 없어.

살 수 없다고 생각했어.

돌아와 줘서 고마워.

이제, 내가 지켜 줄게.

나의 치나미······.

녹아내리기 시작한 형체가 인형을 거머쥡니다.

여태까지 바쳐진 수많은 인간들로도 채울 수 없었던 거대한 공허의 구덩이.

그것 위에 던져진 초라한 생김새의 인형.

처음부터 바라던 게 확실했던 마음은.

다른 무언가로 대체될 수 있을 리가 없기 때문에······.

아.

이제야 끝에 도달했구나.

기나긴 그리움의 종착역에서,

손바닥보다 작은 질퍽한 검은 액체가 인형을 끌어안은 채 울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물신의 본체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츠가와 타케요시

하아······. (이도가미의 정체가 저 작은 액체 덩어리 라고? ······. 놔둔다. 이후에 또, 사람을 잡아먹지만 않는다면. 위험하지 않겠지.)

Belkiros

흠.

갈까.

츠가와 타케요시

그래······.

Belkiros

(이도가미······ 였던 것 바라보다가, 이내 네게 손 내민다.)

츠가와 타케요시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 (내민 손 잡는다.)

Belkiros

휴가 하루 남았어, 우리.

하하.

하늘에서는 여전히 눈이 내립니다.

흩날리는 눈송이마다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눈이 코, 머리, 어깨에 떨어질 때마다.

공양에 희생된 사람들의 소원이 스쳐 지나갑니다.

유우토

엄청나게 성공하게 해 주십쇼!

그래서, 고백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마사미

유카와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게 해 주세요.

유카

마쨩의 부모님이, 저희를 인정하게 해 주십시오.

그래서, 그래서······.

행복하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카오리

새로운 과에 적응할 수 있게 해 줘요!

그리고~ 힛, 잘생긴 남친도!

루미코

······남편이랑 무사히 화해하게 해 주세요.

아이들도, 집에, 조금 더 자주 왔으면······.

당신의 손바닥 위로 작은 눈송이가 하나 떨어집니다.

그의 소원입니다.

Belkiros

매일이 오늘만 같아라.

눈보라로 흐릿해진 시야 너머 그가 보입니다.

당신을 보고 있네요.

Belkiros

어쩌면 말이지.

내 소원이 문제였을 수도 있겠어.

츠가와 타케요시

······설마, 그 소원 때문에 이 하루가 반복되었다는 얘기야?

미신은······. 미신이야······. 그럴 리 없을거야······. 응······.

Belkiros

(키득.) 근데, 뭐······.

반복되지 않았으면 더 문제 아닌가?

둘 다 죽고 끝이었겠지.

츠가와 타케요시

읏······.

그것도 그렇네.

Belkiros

자.

타케요시 선배.

하하.

돌아가자.

그가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마치, 단 한 번도 잊은 적 없다는 것처럼.

츠가와 타케요시

응, 돌아가자.

그보다, 우리 차는 어떡해······?

Belkiros

앞에 있던데.

너무 멀쩡하게.

츠가와 타케요시

뭐······?!

두 사람이 탄 차는 길을 잃지 않고 도심으로 돌아갑니다.

눈이 살짝 녹은 길을 지나면 삿포로 역이 눈에 들어옵니다.

때마침 라디오에선 오래된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어째서 울고 있나요.

너무 외로워 말아요.

삿포로가 당신을 부를 때,

그것을 당신의 이름으로 합시다.

소중히 할게요.

사랑을 담아 부를게요.

그러니.

부디 외로워 말기를······.

각자의 소원을 마음에 품은 채.

━━━━━━。゜✿ฺ✿ฺ゜。━━━━━━

| ED. 삿포로가 당신을 부를 때

| 벨키로스 헤일로, 츠가와 타케요시. 귀환.

나만이 널 오롯이 생각해.
수분을 잃은 널 보며, 문득 떠올리겠지.
우리의 여름은 심장에 꽂을 수 있을 정도로······
【 여름을 말려 심장에 꽂는 법 】
KPC. 벨키로스 헤일로
PC. 츠가와 타케요시
∘₊✧──────────────────────✧₊∘
새벽을 적시던 비는 어느새 폭우가 되어 내리는 중입니다.
개학을 하루 앞둔 지금, 당신은 집에 홀로 남아 있습니다.
말발굽 소리처럼 휘몰아치는 비, 색을 잃은 잿빛 하늘, 습한 여름.
기승을 부리는 여름은 꺾일 기미 하나 보이지 않으며 비는 더위를 감추지 못합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입니다.
당신이 괜히 강수량에 대해 떠드는 뉴스에 집중하다 보면,
∘₊✧ 듣기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70 듣기 (1D100<=7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39 > 39 > 보통 성공
쏴아아-
매서운 빗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 비는 언제 즈음 그칠까요?
“8월 하순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의 강수량이······.”
빗소리보다 조금 더 거칠고, 무게 있는 소리가 들립니다.
귀를 기울일 필요는 없습니다.
앵커가 무어라 하든, 그 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지니까요.
“새벽부터 시작된 비는 전국을 강타했습니다.”
“시간당 100mm로 인천 전역을 시작해 전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으며,”
─똑.
“기습 폭우로 인한 피해 역시 속출하는 중입니다.”
똑똑.
확실하게,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택배를 시켰던가요?
누가 집에 방문하기로 했던가요?
기억을 더듬어도 방문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어떤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팟.
정전입니다.
우중충한 하늘 덕에, 잿빛이 슬금 들어온 집안은 낮임에도 어둑하네요.
인터폰마저 지직, 뚝.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끊이지 않습니다.
어째 예감이 좋지 않네요.
문을 열어 줄 건가요?
아님, 조용히 그 누군가를 무시할 건가요?
츠가와 타케요시
누, 누구세요······?! (겁 먹은 채 살짝, 문을 열어본다.)
Belkiros
선배─
다행히도 이름 모를 방문객은 아닌 모양입니다.
살짝 열린 문 사이로 들리는, 꽤 익숙한 목소리······.
그래요. 벨키로스네요.
비가 힘껏 쏟아지는 창밖을 보면, 어떤 이유에서 연락도 없이 찾아왔을지 쉬이 예상이 가지 않지만······.
뚝, 뚝.
조금 더 문을 열자니, 흥건히 젖은 바닥이 보입니다.
그리고, 물벼락을 맞은 듯 푹 젖은 옷을 입은 그도 함께.
빗물이 방울방울 매달린 머리카락, 하염없이 물이 떨어지는 옷, 또······.
Belkiros
선배.
당신을 부르는, 어쩐지 조금······ 지쳐 보이는 인상의 그입니다.
∘₊✧ 심리학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10 심리학 (1D100<=1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45 > 45 > 실패
당신의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으음.
여유를 잃은 듯한 표정은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Belkiros
괜찮은 거야?
······무엇이?
물어보기도 전,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을 고칩니다.
떨리지 않는 목소리, 그저 태연한 낯으로······.
물에 쫄딱 젖은 생쥐 꼴인 것만 제외하면, 완전히 평소의 그네요.
Belkiros
······. (머리 탈탈······.) 볼일이 있어 잠시 나왔는데, 비가 오더라고.
Belkiros
마침 선배 집이 근처길래 들렀는데.
Belkiros
괜찮지?
츠가와 타케요시
그거야 당연하지······! 수건 가져다 줄 테니까 여기 있어! 그보다 괜찮냐는 건, 무슨 말이야?
Belkiros
응? 아아. 정전 난 것 같길래. (으쓱.)
츠가와 타케요시
...몇 분 지나면 돌아오지 않을까? 갑자기 물이 샌다던가 그런 것만 아니면 좋을 것 같은데. (질린 표정으로 방에 들어갔다가 나오더니, 수건 하나를 챙겨와 건넨다.) ...들어올래?
Belkiros
Thx. (자연스레 수건 건네받아 머리 살살 털어낸다. 옷은, 음······. 답이 없군. 대강 물기만 정돈하고는 너 본 채 고개 끄덕.) 어엉. 비 그칠 때까지만 신세 좀 질게.
츠가와 타케요시
내 옷이라도 빌려줄까? 그대로 입고 있으면 분명 감기 걸릴 걸. (현관 앞에 서 네 모습을 가만 바라보다, 몸을 돌린다.) 아, 거실은 이 쪽. 깜깜하니까 조심히 들어와.
Belkiros
그럼 고맙긴 할 텐데. (나한테 네 맞을까. 상상하다 문득 피식 웃었다. 현관에 잔뜩 젖은 신발 고이 벗어둔 채 손에 들린 수건 내려보고. ······수건을 발로 밟으면 안 되지 않나? 눈치 슬쩍.)
거실에선 네모난 상자 속 [뉴스]는 여전히 이번 기습 폭우를 다루고 있으며,
[화장실]에서는 뽀송한 수건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 이미 가져왔지만요.
[부엌] 찬장에 고이 모셔둔 티백으로 차가운 그의 몸을 녹여 줄 수도 있겠어요.
[그]는 몽땅 젖은 탓에 여전히 현관에 우뚝 서 있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바닥이야 나중에 닦으면 되니까, ...일단 거실로 갈까? (그를 거실로 데려간다.)
세찬 비를 맞은 탓일까요.
그의 낯은 평소보다도 더 창백해 보입니다.
그 외 다른 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평소와 다른 점이······.
∘₊✧ 관찰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52 > 52 > 보통 성공
찰나, 그의 손등 위로 여린 푸른빛이 반짝거립니다.
분명 어떤 형태를 이루면서요.
그는 별다른 거부 없이 당신을 따라 거실로 발을 옮깁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잠깐 앉아 있을래? 금방 차라도 가지고 올게.
Belkiros
아, 그래······.
잠시간 멍하니 서 있던 그는 당신의 말에 반응조차 조금 늦습니다.
느지막이 얽었던 손을 풀어내고, 수건을 바닥에 깔아 그 위에 앉더니 손이나 두어 번 흔들어 보이네요.
츠가와 타케요시
(벽을 짚어가며 부엌을 향해 걷는다. 창문 틈새에 비친 빛에 의지하며 손 뻗어 티백을 찾아본다.) 티백이······. 이 쪽이었나?
찬장에는 티백이 여러 개 놓여 있습니다.
어디서 받았던 건지, 직접 산 건지 기억은 흐릿하지만요.
찬장 문을 열어 볼 경우······.
덜컹, 내부는 텅 비어 있습니다.
분명 많이 남아 있었는데······.
함께 사는 가족이 모두 먹은 걸까요?
∘₊✧ 행운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45 행운 (1D100<=4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65 > 65 > 실패
지금 그에게 줄 수 있는 거라곤 따뜻한 물이 전부겠어요.
츠가와 타케요시
(따듯한 물을 챙겨 도로 거실로 향했다. 네 곁에 털썩 앉곤, 손에 쥔 잔을 건넸다.) ...남아있는 차가 없나 봐. 이거라도 마셔.
Belkiros
딱히······. 이거면 충분해. (아무 생각 없이 잡았다가, 뜨거워 놓칠 뻔했다······. 어이구. 정신 차리려는 듯 고개 한 번 휘젓고. 다시 받아 들어 홀짝.)
츠가와 타케요시
에, 미안! 그렇게 뜨거울 줄 몰랐어! (잔의 입구 쪽을 쥔 채 왔으니 말이다······. 네 눈치 보며 발가락을 꼼지락 대다, 상자 속 뉴스로 조용히 시선을 옮겼다.) 우리, 학교는 제대로 갈 수 있을까······? 전혀 그칠 기미가 안 보이잖아.
“기습 폭우에 의한 피해가······.”
주간 날씨를 알려 주는 화면은 온통 먹구름으로 가득합니다.
비, 비, 그리고 비.
여름철 장마는 흔한 일이라고 하지만, 전국이, 그리고 한 주가 비로 가득한 건 이번 여름 중 처음입니다.
“유명 스포츠 선수 A 씨의 은퇴 사실에 관한 루머들이······”
∘₊✧ 지능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60 지능(아이디어) (1D100<=6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16 > 16 > 어려운 성공
처음 듣는 내용인 것 같은데, 다음으로 다루는 뉴스 내용은 낯설기만 하네요.
Belkiros
(멍하니 손에 잔 쥐고는 너 따라 뉴스에 시선 둔다. 추웠던가. 아니, 그보다는······. 제 접은 무릎에 엎드려 팔 쭉 뻗고.) 그러게. 내일 개학이었지, 참.
Belkiros
멈추지 않을까.
Belkiros
슬슬 땅이 마를 때도 됐잖아······.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 군, 지금 완전 물에 젖은 생쥐 같아. (창 밖의 빗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처음 듣는, 생소한 내용의 뉴스를 보다가도 흘끔, 네 꼴을 보며 웃었다.) 어디 가던 길이었어?
Belkiros
생쥐라니. (피식. 손안에 든 컵 빙글 돌렸다. 침묵을 가장한 소란이 나긋하게 귓가를 맴돈다. 이럴 때도 아닌데, 잘도 여유롭네─) 응? 흐음. 글쎄, 학원에 가던 중이었던가. 날씨 때문인지 기억마저 흐린 기분이야.
츠가와 타케요시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정상 영업하는 학원이 있다고.) 에, 머리가 흐려? 그거 열 있는 거 아냐?! 수,수건 이라도 더 가져다 줄까? 아니, 그보다······. 정전을... 정전부터...? 아니면 옷?!!
Belkiros
비를 내가 아니라 선배가 맞았나. 호들갑은······. (그러면서도 웃는 것이, 유난스러운 걱정마저 너라는 이유 때문일까······. 그다지 싫지도 않은 모양이다. 제 무릎에 뺨 부비다가, 고개 돌려 너 빤히.) 갈아입을 옷 좀 주라.
츠가와 타케요시
이런 날에 밖에 나다니면 100% 감기 행인거 몰라?! 걱정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근처 수납장을 열고선, 품이 큰 남색 스웨터를 꺼내 던진다.) 잠깐만, 축축하지? 수건 갖다 줄테니까! (곧이어 탁탁탁, 마룻 바닥을 달리며 화장실로 간다.)
토도도.
달려가면 익숙한 화장실입니다.
습기 가득한 눅눅한 하루라 해도 수건은 뽀송한 게, 제구실을 할 수 있겠습니다.
∘₊✧ 관찰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39 > 39 > 보통 성공
가지런히 놓인 칫솔이 눈에 밟힙니다.
······원래 저런 색이었던가요?
츠가와 타케요시
(응······? 칫솔 본다. 무슨 색이지······.)
원래 당신이 쓰던 칫솔의 색이, 그러니까······.
음. 잘 모르겠네요.
그의 말대로, 날이 흐리니 기억마저 흐려진 걸까요······.
뭐!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앗.
∘₊✧ 행운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45 행운 (1D100<=4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48 > 48 > 실패
화장실 바닥에 물이?
아이코.
순간 발을 잘못 디뎌, 넘어지기 직전!
당신은 휘적휘적 균형을 잡기 위해 저도 모르게 우스운 포즈를 취하게 됩니다······.
······넘어지진 않았네요. 메데타시, 메데타시.
츠가와 타케요시
(벽에 손댄 채 허억 허억······.)
츠가와 타케요시
(뭔가, 다 낮설어 보이는 느낌이네. ...여, 역시 기분 탓이겠지?! 수건을 든 채 터벅터벅 거실로 간다.) 자, 수건······.
또한 그새 멍 때리고 있던 그가 한발 늦게 수건을 받아듭니다.
Belkiros
(머리 탈탈······. 아무 생각 없이 젖은 셔츠 벗어낸다. 몸에 남은 물기 대강 닦아내고는, 건네받은 스웨터에 머리 넣었다. 포근한 게 좋긴 하네. 걸친 옷감에 고개 폭, 파묻고는 숨 들이켠다. 무슨 향이 나려나.)
츠가와 타케요시
(몇 달간 수납장에 들어간 먼지 향······?)
Belkiros
(······콜록.)
츠가와 타케요시
(아, 그래도 깔끔해.)
츠가와 타케요시
이왕 이렇게 된 거, 우리 집에서 자고 갈래?
Belkiros
······음.
그가 묘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저어 보입니다.
쏴아아, 비는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말발굽 소리처럼 휘몰아치는 비, 색을 잃은 잿빛 하늘, 습한 여름.
뽀송해진 그는 간간이 멍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질적인 하루입니다.
폭우와 정전, 빗방울과 그, 아주 조용하고 평화로운 여름.
내일은 개학식이니 그도 일찍 집에 돌아가야겠죠.
폭우가 몰아치고 있으니, 그의 가족이 걱정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Belkiros
츠가와 타케요시.
Belkiros
······선배.
당신의 이름이 허공을 둥둥 부유합니다.
나지막한 소리에 고개를 돌리면, 사뭇 진지한 표정의 그가 보입니다.
그의 손등에 새겨졌던 빛이, 헛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이.
당신만을 오롯이 담은 그 눈에 푸른빛이 스칩니다.
동시에, 그의 피부 위로 기하학적인 형태의 무늬가 그려집니다.
마치 별자리처럼······.
지금 당신은 무얼 보고 있는 거죠?
Belkiros
······.
Belkiros
이번에는 잘될 거야.
Belkiros
기억, 할 수 있지?
∘₊✧ 듣기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70 듣기 (1D100<=7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49 > 49 > 보통 성공
당신은 지금 이 상황, 이 공간이 너무나도 고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비가 그쳤던가요?
창밖을 바라보면······ 비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아니, 비는 허공에 방울방울 ‘멈추어’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둥근 물방울의 형태를 가지고서.
이해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에 ∘₊✧ 이성 롤 ✧₊∘ (0/1).
츠가와 타케요시
CC<=45 이성 (1D100<=4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14 > 14 > 어려운 성공
이성 감소 없음.
Belkiros
이번에는, 그래.
Belkiros
학교에서 만나겠네.
Belkiros
······기다리고 있을게.
무어라 말하기도 전, 그는 당신의 손을 강하게 마주 잡고 눈을 감습니다.
피부 위로 새겨진 무늬는 그를 집어삼킬 듯 반짝이고······
어디선가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숨을 쉬기도 어렵습니다.
별자리가 촘촘히 수 놓인 그에게서, 우리에게서 빛이 쏟아집니다.
중력이 배로 느껴지는 기분에 속이 울렁거려요.
허공에 방울방울 매달린 비는 여전히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가 입 모양으로 어떤 말을 전합니다.
하나,
둘,
셋.
······.
깜빡.
······.
······.
“이번 주 내내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열대야 역시 지속적으로······”
창밖은 맑으매 푸른 하늘은 눈이 부십니다.
무더운 여름은 건조한 탓에 비는 내리지 않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정적을 깨뜨립니다.
당신, 당신의 손을 잡고 있던 상대는 어디로 갔나요?
집 안에 남은 건 맑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햇살, 그리고 당신뿐입니다.
∘₊✧ 이성 롤 (1/1d2) ✧₊∘
츠가와 타케요시
CC<=45 이성 (1D100<=4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4 > 4 > 극단적 성공
이성 감소 없음.
마치 영화 속 장면이 빠르게 전환되듯, 페이드아웃 없이 한순간에 뒤바뀐 세상.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츠가와 타케요시
아.
츠가와 타케요시
······?
주변을 살펴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창밖]과 [뉴스], [그가 있던 자리], [본인의 것이 맞는지 알 수 없는 휴대폰] 정도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한 순간에 뒤바뀐 세상의 분위기에 급하게 그가 있던 자리를 살펴본다. 분명, 여기 있었는데.)
시선을 돌려보면, 어라······.
그에게서 뚝뚝 떨어지던 물마저 사라졌습니다.
손으로 만져본들, 바닥은 완전히 마른 상태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 설마, 꿈일 리가. (급하게 커튼을 젖히고 창 밖을 본다. 분명, 비가 잔뜩 내리고 있었지 않았나.)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쾌청히 푸른 하늘입니다.
작은 구름 몇 점이 동동 떠 있고, 햇살은 눈이 부시게 쏟아져 내립니다.
먹구름 따위 애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츠가와 타케요시
(에······?! 이런 전개······?!!)
츠가와 타케요시
(...옆에 놓여진 휴대폰을 들고 켜본다. 날짜라도 확인하려는 듯 하다.)
달칵.
전원 버튼을 누르자 화면에 빛이 들어옵니다.
보이는 날짜는,
개학식 전날.
시간마저 아까와 다르지 않습니다.
······꿈이라도 꿨던 걸까요.
츠가와 타케요시
(메신저와 연락처를 뒤적거린다. 벨키 군, 지금 뭐하고 있지?)
손가락이 몇 번 스크롤을 내리자, 그리 많지 않은 연락처 중 그의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통화를 걸어본다.)
따르르─
응답 없는 전화는 신호음만을 한참 출력해냅니다.
달칵.
끊어진 기계음 뒤로, 고객님께서 현재 전화를 받을 수 없어······로 시작하는 안내 멘트가 이어집니다.
몇 번을 다시 걸어도 돌아오는 답은 없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불안해...! 얜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야?! 학원? 역시 학원인가?! 바쁜 애긴... 했지.)
츠가와 타케요시
(뚱한 표정으로 틀어진 뉴스나 본다.)
뉴스에서는 한창 기상 캐스터가 주간 날씨를 알려 주는 중입니다.
맑음, 맑음, 그리고······
맑음.
장마철인데도 이렇게 맑은 날이 지속되는 건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분명, 전부 비였는데······.
그 외의 다른 것을 살펴보아도 평범하고 익숙한 당신의 집일뿐입니다.
창밖은 그늘마저 푸르러 바다를 베어 옮겨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매미 소리, 물감을 풀어둔 듯 푸른 하늘, 건조한 여름.
당신이 꿈이라도 꾼 걸까요?
쏟아지는 햇살에 이처럼 눈이 따가운데도?
폭우도, 그도, 그리고 반짝이던 무늬마저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인 게 틀림없잖아요?
그는 연락을 받지도 않으니, 내일 학교에서 얘기를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 학교에서 만나자고 말했었죠.
대체 오늘 겪은 일이 무엇인지······.
······멍한 정신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
······.
개학, 멀게만 느껴지던 단어가 오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펄럭이는 교복들이 흰나비처럼 이곳저곳 쏘아 다니네요.
어제 일어났던 일들이 생생한 꿈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 일을 빼면 이 여름은 평범한 하루와 다를 것 하나 없으니,
당신은 배로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정말 꿈이었을까요?
걸음은 느릿해집니다.
보통은 횡단보도를 건너, 가로등 두어 개를 지나면 그가 보이곤 했습니다.
하지만······.
:
야, 그거 들었어?
:
오늘 정상수업이래.
당신의 어깨에 자연스레 팔을 걸치는 건, 다름 아닌 같은 반 친구입니다.
그는 보이지 않습니다.
:
그보다 오늘 날씨 진짜 좋네.
:
보통 이맘때 즈음이면 비도 오고 그랬던 것 같은데.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는 조금 남았으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대화라도 해 볼까요?
츠가와 타케요시
그러게. 분명 장마 철이었는데, 이렇게 파래도 되는 건가? 덥기도 덥고······. 벌써 학교 가기 싫다. (걸쳐진 팔에 자연스레 어깨를 내려준다.)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 군······. 늘 이 쯤에서 보이지 않았나? 설마 몸이 많이 안 좋은 건 아니겠지······.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네 생각이 머리를 쿡쿡 찔러온다. 곧이어 도르르, 다시금 눈알을 굴리며 학교로 향했지만.)
:
그러게~ 비는 한 방울도 안 내리고, 뭔 햇빛만 이렇게 쨍쨍하대. (킥킥.) 그래도 가야지, 인마. 실컷 쉬었잖아.
츠가와 타케요시
으음, 그럼 가기 전에 다른 반 좀 들러도 될까나······. 항상 여기서 만나던 후배 님이 오늘은 안 보여서 말야.
:
엥? 누구? 뭐, 상관없을 것 같긴 한데.
:
너 친구 없잖아. (킥킥)
츠가와 타케요시
뭐?! 아니거든? 너도 자주 봤을 거 아냐. 왜, 은발 머리에 학생회장 하고 다니던!!
츠가와 타케요시
(가, 끔 양아치처럼 보인다는 말은 하지 말자.)
:
?
:
몰라. 우리 학생회장 흑발인데?
:
학생이 무슨 은발이야.
츠가와 타케요시
뭐?
츠가와 타케요시
무슨 소리야, 학생회장은 벨키 군이잖아······?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로스, 헤일로.
:
우리 학교에 그런 애가 있다고?
:
······처음 듣는데.
츠가와 타케요시
······? ??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친구를 살펴본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츠가와 타케요시
얼른 학교에 가던가 해야지······.
:
그러든가.
:
아!
:
나 동아리 보고서 내야 함.
:
먼저 간다?
츠가와 타케요시
뭐?
츠가와 타케요시
그래 그래, 잘 다녀와.
걸음을 멈춘 친구는, 뒤를 돌더니 왔던 길 위를 냅다 달리기 시작합니다.
무언가 두고 온 모양이네요.
덩그러니 남겨진 당신의 뺨 위로 푸른 나뭇잎 하나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 지능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60 지능(아이디어) (1D100<=6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2 > 2 > 극단적 성공
아까 그 친구도 벨키로스와 친분이 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정말 모르는 눈치였죠.
의문도 잠시, 어느새 교문 앞 횡단보도입니다.
신호를 기다리며 건너기 전, 당신에게 전화 한 통이 도착하네요.
휴대폰이 가볍게 진동합니다.
화면을 보면 저장되지 않은, 처음 보는 번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전화를 받고선, 귀에 가져다 댄다.) 여보세요?
달칵.
휴대폰 너머로 옅은 숨소리가 들립니다.
한참을 얘기하지 않은 채, 그저 숨소리만이.
잘못 건 전화일까요?
Belkiros
······선배.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도, 전화를 건 이는 벨키로스입니다.
불안하고, 여유가 사라진 그 목소리는 볼품없게 느껴져요.
동시에 그가 낯설기도 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 군? 너 목소리가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Belkiros
모르겠는데.
Belkiros
······.
Belkiros
내 이름 기억나?
∘₊✧ 정신력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45 정신력 (1D100<=4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78 > 78 > 실패
일 초, 이 초, 삼 초······.
어라.
분명 방금까지도 자연스레 부르던 이름 아닌가요?
몇 초간 헤매던 당신은 간신히 그의 이름을 떠올립니다.
분명, 자주 부르던 이름인데도······.
문득, 아까 그를 모른 체하던 친구가 생각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이렇게 갑자기 잊을 수가 있나······? 갑자기 생각이 흐릿해진 기분이야.) ...물론이지. ...벨키로스, 헤일로잖아······? 네 이름.
Belkiros
······그래, 그렇지.
Belkiros
기억하고 있으면 됐어.
츠가와 타케요시
지금 뭐하고 있어······?
츠가와 타케요시
학교에 있는 거, 맞지?
Belkiros
아, 어엉.
Belkiros
먼저 왔어.
Belkiros
도서관에 좀, 들러야 해서······.
잠깐의 통화 중, 보행자용 신호등 불이 초록색을 가리킵니다.
횡단보도, 그 하얀 선을 따라 걸을 때 즈음 그가 중얼거립니다.
어쩌면 매미 우는 소리 하나에 간단히 묻혀 버릴 것만 같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Belkiros
······나, 얼굴이 사라지는 중이야.
······이게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인가요?
그러나 그는 장난을 치는 기색이 아닙니다.
휴대폰 너머의 표정까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리곤 전화를 뚝, 바로 끊어 버리네요.
분명 말도 안 되는 소리일 텐데.
일상과 비일상 사이에 정신이 멍해집니다.
그러나 의문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끼익──────
큰 소리에 심장이 덜컹, 내려앉습니다.
당신의 눈앞, 가까운 거리를 두고 아슬하게 멈춘 차 옆으로 한 학생이 넘어져 있습니다.
부딪히진 않았지만, 모두가 웅성거리며 횡단보도 쪽을 쳐다보네요.
∘₊✧ 관찰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14 > 14 > 어려운 성공
운전자와 학생은 무어라 얘기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 차로 시선을 옮기면······.
바퀴가 없습니다.
잘못 본 걸까요?
눈을 두어 번 깜빡이자 그제야 바퀴가 보입니다.
소란도 잠시, 지각을 피하고자 모두 다시 학교로 걸음을 옮깁니다.
물론 당신도 그래야겠죠.
오늘 하루의 시작이 묘하고, 또 불안불안하게만 느껴지네요.
오늘따라 파아란 창밖이 무섭게도 아름답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뭐가 어떻게 되가는 거야······? 얼굴이 사라지다니······? 휴대폰을 빤히 바라보며 교문을 넘어선다.)
츠가와 타케요시
(지금 도서관에 있다고 했지.)
츠가와 타케요시
(도서관으로 향한다.)
도서관을 샅샅이 둘러보아도 그는 보이지 않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없어? 다시금 책장 근처를 둘러보며 그를 찾는다.)
없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반으로 갔나······.)
츠가와 타케요시
(그의 반으로 찾아간다.)
정신을 고쳐잡고 그를 찾으면, 다른 반 교실 속 익숙한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그만이 없는 게 아닙니다.
그가 항상 앉아 있던 맨 뒷자리 창문 옆 책상과 의자까지도.
마치 그림을 잘라 떼어 놓기라도 한 듯 보이지 않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지나가는 [후배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눈치이며, 교탁에 붙은 [자리표]에는 학생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후배 중 하나를 붙잡고 이야기 해본다.) 저기, 저쪽 창문 옆에 자리가 하나 있지 않았어······?
후배들은 제각기 방학 때 있던 일이나, 다른 학교보다 이른 개학에 대한 불만을 토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잡힌 후배 중 하나는 다소 놀란 눈치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기울여 보입니다.
"······원래 비어 있던 자리예요."
정말, 진지하게 당황한 표정이네요.
왜 그런 당연한 걸 묻지? 싶은 듯한.
다른 사람에게 직접 그의 이름을 꺼내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벽을 두고 얘기하는 기분이라, 당신은 영 답답하기만 합니다.
······다들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요?
츠가와 타케요시
(역시 이상해······. 아니, 무섭다고 해야 맞는 걸까. 몰래 앞 문으로 들어가 교탁에 있는 자리표를 살펴봤다.)
교탁 위 붙여진 자리표에는 학생들의 자리 위로 이름과 학번이 적혀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활자를 짚어 살피면······.
없습니다.
애초 존재하지 않았던 학생처럼.
그의 자리도, 이름도, 학번도.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자리표와 친구들의 얘기를 확인한 당신.
∘₊✧ 이성 롤 (0/1) ✧₊∘
츠가와 타케요시
CC<=45 이성 (1D100<=4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7 > 7 > 극단적 성공
이성 감소 없음.
매미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울어댑니다.
하나, 둘, 셋.
당신에게 그리 속삭이던 그는 어디로 간 건가요?
모두가 한 사람을 잊고 여름을 보내는 중입니다.
아무 소득을 얻지 못한 당신은 이내 반으로 돌아와 제자리를 찾아 앉습니다.
창밖의 [푸른 하늘]은 작위적으로 맑고, 나무 아래 그림자는 잠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매미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츠가와 타케요시
(창 밖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구름 몇 점이 떠다니는 하늘은 지독하게도 푸릅니다.
∘₊✧ 관찰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90 > 90 > 실패
바람이 불지 않기 때문일까요.
구름은 제자리에 못이 박힌 듯 움직이지 않습니다.
애초, 움직이는 법 따위 배우지 않은 것처럼······.
츠가와 타케요시
(거짓말처럼 맑은 걸까. 정말 시간이 멈춰버리기라도 한걸까. 생각을 뒤로 한 채 매미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매미의 돌림노래는 끝날 기미조차 느껴지지 않습니다.
∘₊✧ 듣기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70 듣기 (1D100<=7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21 > 21 > 어려운 성공
마치 녹음본을 틀어둔 듯, 그 소리는 기이하게도 완벽히 반복됩니다.
잠시 멈추는 건 7초에 한 번, 소리가 커지는 것은 일정하게.
······.
띠리링 힘차게 울리는 수업 종.
재잘거리던 아이들도 자리를 찾아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탐사자.
당신은, 당신의 기억을 믿을 수 있나요?
모두가 그것이 거짓이라고 속삭여도?
선생님께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수업을 시작합니다.
누군가의 부재는 애초에 없던 것처럼 하루가 흘러갑니다.
“예문에도 나와 있듯이 관계 부사를 써야 하므로······”
“······에서, 그러므로 빈칸에 들어갈 말은.”
Where.
몇 아이들이 답합니다.
동시에 선생님께선 당신을 탐탁지 않게 쳐다보네요.
"츠가와, 오늘 영 집중을 못하는 것 같네."
"아까 말한 빈칸의 답, 한번 불러 보렴."
모두의 시선이 당신에게 쏠립니다.
흔들림 없는 올곧은 시선을 보자, 절로 속이 메스꺼워집니다.
∘₊✧ 관찰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52 > 52 > 보통 성공
그때, 복도 쪽 창가를 익숙한 인영이 스쳐 지나갑니다.
회색빛 머리칼, 그와 비슷한 머리, 어딘가 서늘한 분위기까지.
"츠가와?"
선생님께선 벙긋하는 입으로 무어라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었을까요?
어째서일까······.
그를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또 가득 채웁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손 번쩍 든다.) 저, 선생님······. 화장실 좀 다녀와도 될까요?
"······."
내키지 않는 눈치이지만, 얼른 다녀오라며 손을 휘젓습니다.
힐끗거리는 시선들을 지나쳐 복도로 향하면, 흔들리는 머리칼은 이미 계단을 오르고 있습니다.
위로, 그리고 다시 위로.
어느 교실에 선 시를 읊는 소리가, 어느 교실에선 공식을 정의하는 소리가.
계단을 오르는 이는 당신과 그뿐입니다.
그는 뒤 한 번 돌지 않고 계속해서 계단을 오르네요.
숨이 부족해집니다.
한참을 걷던 다리가 저릿해질 때 즈음, 당신은 활짝 열린 옥상 문을 보게 됩니다.
······그가 이곳에 있을까요?
끼익────
문을 열고 옥상에 발을 딛자, 철조망 밖 너른 하늘을 보는 이가 그곳에 서 있습니다.
흩날리는 머리칼은 왼쪽에서, 다시 오른쪽에서.
바람의 방향은 초 단위로 달라지고, 하늘 위 구름은 못이 박힌 듯 움직이지 않습니다.
펄럭이는 교복, 흔들리는 회색빛의 머리카락.
츠가와 타케요시
허억, 허억······. (익숙한 뒷모습만 쫒아 도달한 옥상에서... 드디어 너를 만났다.) 벨, 벨키, 허억······, 군······!
당신이 부르자, 그는 천천히 뒤를 돌아봅니다.
아, 그 얼굴은 분명······.
Belkiros
아, 선배.
회색빛의 머리카락, 당신보다 조금 더 큰 키, 미성에 가까운 목소리, 걷어올린 셔츠 소매와 허술하게 매인 넥타이······.
당신이 알던 그입니다. 하지만.
얼굴을 지우개로 문댄 듯 보이지 않습니다.
흐릿하고 뿌연 안개가 낀 것처럼 그 얼굴만은 알아볼 수 없습니다.
∘₊✧ 이성 롤 (0/1) ✧₊∘
츠가와 타케요시
CC<=45 이성 (1D100<=4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46 > 46 > 실패
이성 1 감소.
SYSTEM
[ 츠가와 타케요시 ] 이성 : 45 → 44
당신에게, 그리고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블러 처리가 된 듯한 그 얼굴에 몸이 반사적으로 얼어붙습니다.
Belkiros
······하하.
Belkiros
선배도 알고 있겠지.
Belkiros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Belkiros
당신은 조금 다를까······.
Belkiros
어때, 내 얼굴이 보여?
무언가 체념해 버린 듯한 웃음.
아니, 저걸······ 웃는다고 할 수 있을까요.
흐릿한 얼굴은 여전히 뿌옇기만 합니다.
눈은 어떤 색이었고, 어떤 모양이었고, 또 어디에 자리 잡고 있었던지······.
당신마저 그 얼굴을 떠올리기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깨닫겠죠.
당신이 가진, 그에 관한 기억들마저 하나둘씩 지워지는 중이란 것을요.
Belkiros
역시 그런가─······
손을 뻗으려던 그는, 쓰게 웃으며 도로 손을 거둡니다.
그 무엇도 보이지 않지만······ 어쩐지 마주본다는 확신이 듭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요동칩니다.
얼마나 그리 침묵했던가요.
느리게 다가온 그가 당신을 조심스레 끌어안습니다.
쿵, 쿵.
쿵······.
엇박자로 뛰는 심장 박동 소리.
오고 가는 대화가 없음에도 그의 불안과 체념, 그리고······.
짙게 묻어나는 당신을 향한 걱정이 노골적으로 전해집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는 당신을 놔줍니다.
포기한 걸까······.
Belkiros
궁금한 게 있을 것 같은데.
Belkiros
아직도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것 같으니까.
그러고는 자연스레 난간에 기대앉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이상해······. 구름은 멈춰있고, 매미 소리도 반복되고······. 분명, 분명 어제부터 비가 잔뜩 내릴 예정이었는데, 거짓말 처럼 화창하고!
츠가와 타케요시
그리고······.
츠가와 타케요시
아무도 널 기억하지 않아······.
츠가와 타케요시
내 기억이 돌아오지 않았단 건 무슨 소리야······?
Belkiros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이해해 줄까······.
Belkiros
우린 원래 세계에서 신도들에게 쫓기는 중이었어.
Belkiros
도망치던 중, 차원의 관문을 사용했으나 그대로 우주 미아가 되었고······.
Belkiros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수없이 많은 차원을 넘어 다녔지.
Belkiros
다른 세계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가끔 기억을 잃기도 했는데.
Belkiros
······지금의 너처럼.
······우리가?
그의 말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나름대로 풀어 설명하고 있는 것 같은데도 말이에요.
영화도 아니고,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니까요.
제물과 차원의 관문, 우주 미아와 다른 세계.
동시에, 기이하게도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마치 당신이 겪은 일처럼.
우주를 건너, 먼 은하를 건너, 다른 세계로 함께······.
정보
정보
· 기록적인 폭우였습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우수수 떨어졌던 여름. 참으로 많은 이들이 그날 실종되었습니다. 우리를 포함해서요. 폭우는 〓■▧□신도들의 주문으로 인해 생겨난 기상 현상이었으며, 실종된 사람 중 대부분은 제물이 되어 죽은 상태였습니다. 다행, 혹은 불 행시도. 그와 당신은 도망치던 중 〓■▧□신도들이 이동을 위해 만든 차원의 관문을 발견하게 됩니다. 다른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우린 도망치기 위해, 관문 너머 평행세계에 떨어지고 맙니다.

세계를 건너, 우주를 건너, 어느 먼 은하를 건너.

우린 우주 미아가 되었으나, 원래 세계를 찾아 몇 번이고 차원의 관문을 다시 넘었습니다. 그 과정 중 부작용에의 해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기도 했죠. 네, 지금 당신처럼. 비가 흠뻑 쏟아지던 어느 여름 역시 우리가 살던 곳이 아닌 NN 번째의 또 다른 세계였으며, 그때 그가 했던 행동은 차원의 관문을 넘기 위한 주문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떠올린 당신.
∘₊✧ 이성 롤 (0/1D2) ✧₊∘
츠가와 타케요시
CC<=44 이성 (1D100<=44)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99 > 99 > 대실패
여름을 말려 심장에 꽂는 법
1D2 (1D2) > 1
이성 1 감소.
SYSTEM
[ 츠가와 타케요시 ] 이성 : 44 → 43
비가 멈추는 것은 주문진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비가 쏟아지던 그 여름도, 맑고 화창한 이 여름도.
모두 우리의 진짜 여름이 아닙니다.
우린 원래 세계를 찾아 한없이 우주를 넘나들었죠.
그 과정 중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여름인데도 선선했던 어느 세계, 잘못된 위치에 떨어져 바다에 빠졌던 우리, 겨울 별자리가 보이던 또 다른 세계.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집을 찾아서, 다음 세계로.
그렇다면 왜, 이번 평행세계에서의 그는······
사라지는 중인 걸까요?
그의 존재 자체가 없었던 세계 또한 이번이 처음입니다.
마치, 무언가 잘못된 것처럼······.
Belkiros
여긴 다른 곳들과 다르더라고.
Belkiros
다들 날 기억도 못하고······.
Belkiros
뭐, 이유는 모르겠지만?
Belkiros
존재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기도.
Belkiros
······너 역시 날 잊을지 모르겠어.
흐르지 않는 몽글한 구름이 그림자를 만들어내면, 우리가 선 곳의 짙은 파랑이 가려집니다.
그는 철조망에 기대앉은 채 당신에게 작은 수첩과 연필을 건넵니다.
당신을 위해 옆자리를 가볍게 쓸어내리는 그 손은, 미약하게 떨리는 그 손은.
그의 얼굴처럼 흐려지고 형태를 잃고 있습니다.
이건 잊지 않기 위한 기록입니다.
Belkiros
적어두면 좀 낫겠지.
Belkiros
나이, 성별, 외관, 취미······.
Belkiros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까지.
Belkiros
전부 기록해 놔.
츠가와 타케요시
······ 날, 사랑해? (건네 받은 수첩과 연필도. 미약하게 떨리는 네 손도. 한 마디 말에 모두 새하얗게 번져버릴 것 같다.)
Belkiros
그렇지 않으면 여기까지 왔겠냐······. (이렇게 얘기할 생각은 없었는데. 떨리는 손 애써 꾹, 눌러 진정시킨다. 고백도 엉망인 참에, 네 앞에서 이런 꼴사나운 모습까지 보일 수는 없잖아. 흐린 말끝에 옅은 웃음 배어든다. 너만은, 날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욕심 하나 부리고 싶은 마음 웃음 뒤로 감춘 채.)
츠가와 타케요시
나, 나 지금······. 네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 (갑작스러워서. 너무 갑작스러워서. 크게 뛰는 심장 박동 마저 숨기지 못할 것만 같다. 묘하게 벅차오는 이 알 수 없는 감정의 이름을, 자신은 아직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파르르, 떨리는 동공이 널 바라본다. 흐릿한 얼굴 속, 네 눈과 맞길 바라며.)
Belkiros
거기에 혼란스러워할 때가 아닐 텐데. (고개 까딱. 네 손에 들린 수첩 향해 턱짓이나 한 번 해 보인다. 지금, 말하면 안 됐나. 역시. ······그래도, 잘못하다가는 영영 말하지도 못하게 생겼는데? 정신 차리라는 양 느릿느릿 손 뻗어 네 손등 톡, 톡 두드렸다. 흐리게 번진 너머, 분명 시선 마주친 듯한 기분 든다. 어쩐지 웃고 있었던가······.)
츠가와 타케요시
······응. 네 말대로 전부 잊어버릴 수 있으니까. (올라오는 감정을 꾸욱 삼킨 채, 수첩과 펜을 들고선다.) 그러니까, 이름······. 하고, 나이······. 혈, 혈액형······?
츠가와 타케요시
너, 혈액형이 뭐야······?
Belkiros
이름, 벨키로스 헤일로. 나이······ 열일곱.
Belkiros
혈액형?
Belkiros
RH-B형.
Belkiros
선배는. (갸웃.)
츠가와 타케요시
...나는 O형인데.
츠가와 타케요시
그러니까, RH-O······?
Belkiros
(RH+ O형일 것 같은데)
Belkiros
어울리네.
츠가와 타케요시
그래? (왠지 모르게 기분 좋아짐.)
츠가와 타케요시
이제 다음은, 외관인가······.
츠가와 타케요시
(회색 찍찍, 은발 머리 동그라미. 귀에 달린 피어싱······. 손이 예쁨. 그리고······. ······.) 너, 어떻게 생겼더라······.
Belkiros
보통은 사납게 생겼다고들 하지.
Belkiros
아, 잘생기긴 했지만? (키득.)
Belkiros
굳이 따지자면 고양이상인가.
Belkiros
눈 색도 기억 안 나?
Belkiros
예쁘다고 좋아했잖아.
츠가와 타케요시
그게, 기억이 흐릿해······. 분명 네 얼굴을 보면서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어쩌면 이미 잊어버린 걸지도?!
Belkiros
그런 거 그렇게 발랄하게 얘기하지 말라고. 상처받아 버린다. (따콩.)
Belkiros
보라색. (문득 제 명찰 내려보다가, 셔츠에 걸린 옷핀 풀어 펼쳐진 수첩 위에 톡. 올려 준다.)
Belkiros
대충 그런 느낌.
츠가와 타케요시
······. (끄응) ...지금부터라도 잔뜩 널 공부하면 되는 거 아니겠어? (보라색 명찰을 물끄러미 보다 꾹 쥐어본다. ...예뻤겠네. ...왜 잊었을까, 나는. 다른 쪽으로 삐죽이는 생각을 누르려 고개를 젓고선, 다음 적을 것을 생각한다. 그 다음은······.) ...취미? 그러고 보니까 너, 피아노 잘 쳤잖아.
Belkiros
(다른 누구도 아닌 네게서 잊혀진단 사실 하나만으로 이미 상처라고 하면, 너는 무슨 얼굴을 할까······. 어쩐지 혀끝에서 감도는 쓴맛에 입술 한 번 꾸욱, 짓씹고는. 어차피 보이지도 않을 표정이나 갈무리했다. 끔뻑.) 잘 쳤지, 아무렴. 전공인데.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건 아니지만. 뭐, 그 정도면 취미라고 쳐 줄 만도 했나.
츠가와 타케요시
(듣고 있으면 왠지 편안해졌지. 네 음악. 네 말을 들으며 빈 공책 페이지 위를 반듯한 글씨로 채워나간다.) 으음, 특별히 좋거나 싫은 음식은······?
Belkiros
딱히 가리는 편은 아닌데, 흐음. 좋아하는 건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
Belkiros
싫어하는 건, 글쎄······. 정도 이상으로 자극적인 건 별로더라.
츠가와 타케요시
비, 비스······. 뭐? 비슷해? 알라?
Belkiros
얼씨구.
Belkiros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
Belkiros
······.
Belkiros
티본스테이크. (으쓱.)
츠가와 타케요시
(······. 티본스테이크. 라고 적는다.)
츠가와 타케요시
또······. 그리고······.
츠가와 타케요시
(반이랑, 번호도 적어둬야지······.)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 군, 키는?
Belkiros
182cm.
Belkiros
더 크지 않을까? (머리 위로 손짓)
츠가와 타케요시
에엑, 그 이상으로 크면 징그럽대.
Belkiros
엥.
Belkiros
이 얼굴에 그런 소리 들을 리가 없는데.
츠가와 타케요시
······. (얼굴 봄.)
Belkiros
(으쓱······)
츠가와 타케요시
너, 잘생겼다는 소리 거짓말이지? (삐죽.)
츠가와 타케요시
나중에 확인해본다?
Belkiros
헤엥.
Belkiros
그러시길.
츠가와 타케요시
생각해 보면, 우리······. 꽤 서로의 반에 자주 들락거렸었네······. (끄적끄적.)
Belkiros
아무렴······. 내가 학교를 왜 꼬박꼬박 나왔다고 생각하는 거야? (빤히······.)
츠가와 타케요시
······. 모범생이니까? (빤히······.)
Belkiros
선배 보려고. (;)
츠가와 타케요시
······.
츠가와 타케요시
다, 다음······!
Belkiros
(킥킥······.)
Belkiros
또 뭐.
츠가와 타케요시
음.
츠가와 타케요시
종교······?
Belkiros
······.
Belkiros
그딴 거 안 믿는데.
Belkiros
집안은 천주교.
Belkiros
그래서, 여기······. (제 옷깃 안쪽 손 넣어 뒤적이더니, 십자가 대롱대롱 매달린 은빛 목걸이 꺼내 보인다.)
Belkiros
이런 것도 있어.
츠가와 타케요시
헤에······.
츠가와 타케요시
이건, 몰랐던 사실인데······. (끄적······. 페이지 가득 네 정보를 채웠다.)
취미, 좋아하는 것, 당신과의 관계나 일화, 우리가 함께했던 추억들.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요.
어느덧 노트 가득 우리의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더는 펜 내릴 곳이 없다, 싶을 때 즈음.
그의 목소리마저 뭉툭해져 알아들을 수 없게 됩니다.
그는 당신의 어깨 위로 툭, 고개를 기대옵니다.
어쩐지, 조금 가벼워서······.
그 무게마저도 이젠 낯설게 느껴집니다.
흐릿해지는 기억을 애써 붙잡아도, 모든 게 낯설고 어색하기만 합니다.
Belkiros
다시 만날 수 있어.
Belkiros
그렇게 해야지.
Belkiros
아무것도 못해 봤는데, 이렇게 잊혀지기엔 억울하잖아······.
Belkiros
······.
Belkiros
그러니까.
Belkiros
······나 잊으면 안 돼.
Belkiros
······.
Belkiros
내 이름 불러 줘.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로스. 벨키로스 헤일로.
츠가와 타케요시
절대 안 잊을 거야······. 잊더라도 다시 기억해 낼 테니까······.
츠가와 타케요시
꼭 다시 만나러 갈게.
한 번만 더.
한 번만.
한 번은 두 번이 되고, 두 번은 세 번이 되고.
몇 번이고 제 이름을, 당신의 부름을 갈구하는 그 목소리가, 어쩐지 떨리고 있었던가요.
그는 한참 동안 당신에게서 본인의 흔적을 찾아 헤맵니다.
Belkiros
······기억해. 약속이야.
그 이름 역시 떠올리기 힘들어질 때면, □□□□는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흰 물감을 군데군데 풀어둔 하늘 아래, 한 사람의 그림자가 서서히 지워집니다.
기대어 느껴지던 무게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 □□□□, □□□□······.
우린 차원을 넘기 전, 집으로 돌아가길 빌며 속삭이곤 했죠.
이렇게, 지금처럼.
하나,
둘,
셋.
······.
여름은 맑으매 푸른 하늘은 눈이 부십니다.
무더운 여름은 습하지만 비는 내리지 않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정적을 깨뜨립니다.
데자뷔처럼 옥상에는 당신만이 홀로 남아있습니다.
∘₊✧ 이성 롤 (0/1) ✧₊∘
츠가와 타케요시
CC<=43 이성 (1D100<=43)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91 > 91 > 실패
이성 1 감소.
SYSTEM
[ 츠가와 타케요시 ] 이성 : 43 → 42
손에는 힘껏 구겨진 수첩, 급하게 휘갈겨 쓴 티가 역력한 글이 남아있네요.
가장 크게 □□□□에 대한 정보라고 적혀 있으며, 그 아래로는 누군가의 사소한 정보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 □□□□, □□□□······.
절대 잊어선 안 될 이름인데도 왜 이렇게 기억이 흐릿한지.
이젠 여름이 원망스럽게 느껴집니다.
□□□□를 되찾고, 이 세계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오로지 당신의 힘으로만, 홀로.
한참을 되뇐다고 하여 방법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철조망에 오래 기댄 탓에 몸이 찌뿌둥하기도 하네요.
툭, 당신이 움직이자 가벼운 종이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작은 쪽지를 열면 다음과 같은 글이 보입니다.
정보
정보
840.01 이 12꽃 / 도서실
혹시 몰라 남겨두었어.
∘₊✧ 지능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60 지능(아이디어) (1D100<=6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99 > 99 > 실패
휘갈겨 쓴 탓에 더 알아보기 힘듭니다.
숫자는 뭐고, 또 그 사이의 글은 뭔지······.
띠리링―
······그 사이에 수업 하나를 완전히 빠진 것 같습니다.
잠시 등골이 오싹해지네요.
아니, 뭐. 생각해 보면 이곳은 진짜 세계가 아니므로 상관없는 일이죠.
어쨌든 쉬는 시간입니다.
이름도, 성격도, 함께한 추억도, 그 모든 게 조각난 사람이 마지막으로 한 부탁만이 남은.
∘₊✧ 정신력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45 정신력 (1D100<=4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32 > 32 > 보통 성공
절대 잊어선 안 됩니다.
□□□□를 오롯이 기억하는 건 당신뿐입니다.
······.
도서실로 향해야 하지 않을까요?
츠가와 타케요시
(천천히, 아니 빠르게. 도서실로 달렸다.)
답답한 마음에 괜히 발걸음이 빨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머릿속은 어지럽고, 울렁거리는 속은 이 계절을 완전히 받아내지 못합니다.
그는 어떤 표정을 지으며 웃었던가요?
이 평화로운 세계를 떠날 정도로, 그는 당신에게 의미가 있는 사람인가요?
구겨진 수첩에는 옅은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도서실에 도착하면 [종교], [예술], [언어]가 적힌 책장들이 빼곡합니다.
사서 선생님께선 보이지 않네요.
츠가와 타케요시
(종교 쪽 도서를 확인한다.)
200번대 책들로, 다양한 종교에 관한 책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 자료조사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20 자료조사 (1D100<=2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30 > 30 > 실패
읽어봐도 영 모를 소리 뿐입니다.
아, 잠시만······.
□□□□에 관한 기억이 하나 더 사라진 듯한 직감이 듭니다.
······수첩을 한 번 더 봐야겠어요.
츠가와 타케요시
(수첩을 본다... 손으로 덧그린다...)
츠가와 타케요시
(예술 도서를 확인한다.)
600번대 책들로, 다양한 예술에 관한 책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 자료조사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20 자료조사 (1D100<=2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73 > 73 > 실패
으으음. 역시 모를 소리밖에 없네요.
이해하지도 못할 것들을 머리에 채워 넣느라 그런 걸까요, 기억은 점점 더 흐려지기만 합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안 돼······. 안되는데······. 서둘러 언어 책장으로 향한다.)
700번대 책들로, 다양한 언어에 관한 책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 자료조사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20 자료조사 (1D100<=2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84 > 84 > 실패
츠가와 타케요시
-
이게 학교 도서관이 맞나요? 당신으로서는 모를 얘기만 한가득입니다.
수첩 정독을 해야겠어요······.
츠가와 타케요시
(수첩을 확인한다. 혹시 적어둔 게 점점 사라지고 있지는 않겠지...)
수첩은 멀쩡합니다.
사라지는 건 당신의 기억이죠.
책장을 살펴보다 보니, 저 안쪽에 있는 800번대 [문학] 책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쪽지에 적힌 창구번호, 840.01이12꽃.
그것은 <꽃갈피>란 제목의 얇은 영문 시집이었습니다.
꽃으로 책갈피를 만드는 방법과 짧은 시들이 실려 있습니다.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꽃을 여러 번 말려야 한다고 하네요.
우리의 여름을 닮았습니다.
수없이 반복한 탓에, 심장에 꽂을 수 있을 정도로 얇게 마른 우리의 NN번째 여름······.
책에는 쪽지 한 장이 끼워져 있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쪽지를 꺼내 펼쳐본다.)
정보
정보
글로 보는 건 처음이네, 그렇지? 크게 얘기할 게 있는 건 아니지만. 뭐, 가끔은 이런 것도 좋을 테니까······. 지금이 아니면 언제 써 보겠어. 가볍게 읽어 줘.

나는, 음. 당연하지만 선배가 날 기억해 주길 바라. 어쩔 수 없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잊히고 싶은 미친놈이 어디 있겠어. 근데, 있잖아······. 선배도 봤지? 여긴 아주 평화로워. 우리가 원래 살던 곳과 아주 유사하고, 또······ 어쩌면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가롭지.

마치 우리의 자리만을 남겨 놓은 세계인 것처럼. 우리, 아니. 선배가 들어가야 완성되는 세계인 것 마냥······.

······선배도 알잖아? 우리는 너무 많은 여름을 건너왔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기는 할까, 이젠 그조차 알 수 없게 되어 버렸지. ······. 나도 이런 얘기 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원래 세계를 찾는다는 게 정말 가능하다고 생각해?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선배가, 나를 잊고, 이 세계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게······. ······. 최선은 아닐까. 그게, 선배의 행복을 위한 일은 아닐까······. 뭐, 그런 생각 말이야.
그 아래에는 누군가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 □□□□, □□□,
□······.
그래요, 벨키로스.
외부 세계와 가장 강하게 연결되어 있고, 이 거짓된 세계를 부술 수 있는 한 단어.
그러나 쉬이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거짓된 세계라고 하여도, 한 사람만이 사라진 이곳은 평화롭고 고요합니다.
굳이 원래 세계로 돌아가야 하나요?
우린 다시 우주 미아가 되고 말 텐데, 기약 없이 차원의 관문을 다시 넘나들어야 할까요?
있잖아요, 탐사자.
그의 편지는 정말 틀린 얘기라곤 전혀 없지 않나요?
당신에게 그는, 영원 동안 함께 길을 헤맬 정도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던가요?
츠가와 타케요시
(그야 당연히, 가치 있는 사람이잖아······. 헤맨다는 건, 결국 가고자 하는 곳이 있으니 하는 말인 거 아냐?)
하하하.
그런가요?
그렇다면 그 이름을 불러요.
거짓된 여름을 부숴 버려요.
남을 기억하고, 형상화할 수 있는 최고의 단어를.
그를 오롯이 기억하는 당신의 입으로······.
······.
츠가와 타케요시
...벨.
츠가와 타케요시
벨키로스 헤일로.
깜빡.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자, 모든 기억이 선명해지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세계의 소리가 멈춥니다.
맴맴 울던 매미의 소리, 복도에서 재잘재잘 떠드는 아이들의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소리까지.
시간이 멈춘 듯 이곳은 고요해집니다.
기이한 침묵.
충분히 겁먹을 만한 상황인데도, 되레 익숙하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 관찰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15 > 15 > 어려운 성공
깜빡이던 형광등이 꺼지고 맙니다.
정전일까요?
아니······.
창밖을 봐요, 츠가와!
창밖으론 하늘, 땅을 구분할 수도 없이 검은 우주가 펼쳐져 있습니다.
어지러울 정도로 새까만 밤과 반짝이는 은하수, 촘촘히 박힌 별들.
건물도, 도로도.
그 무엇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짙고, 또 짙은 밤하늘이 전부예요.
당신은 이윽고 깨닫습니다.
이 거짓된 세계가 부서지고 있다는 것을요.
모두가 사라지고, 오로지 당신만이 이곳에 남아 있습니다.
아니, 혼자가 아니라······.
Belkiros
선배.
운동장이었던 그 너른 공간 한가운데, 우주 위로 그가 떠 있습니다.
반짝이는 별들 사이, 중력을 무시한 채 흩날리는 그의 머리카락.
마치 그림의 한 폭 같습니다.
물론 감상이 이어지기도 전, 그는 당신을 향해 무어라 소리치네요.
∘₊✧ 듣기 롤 ✧₊∘
츠가와 타케요시
CC<=70 듣기 (1D100<=7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45 > 45 > 보통 성공
Belkiros
───나와!
Belkiros
무너지고 있다고, 거기!
쿠궁,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별가루들이 흩날립니다.
어라?
당황하던 것도 찰나.
정신을 차리면 100번, 600번, 800번.
책장들이 모두 별가루가 되어 사라지고 있어요.
도서실 전체가, 학교 전체가······
아뇨, 당연하죠!
이 세계를 부수는 단어는 당신이 읊었잖아요?
주변을 둘러보면 마땅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대로 잔해 속에 깔리는 건 아닌지······.
다행히도 창문이 보이네요.
아니, 이게 다행인가요?
지금이 당신이 있는 층은 1, 2, 3······
떠올리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어요.
Belkiros
뛰어내려, 받아 줄 테니까!
부서지는 학교, 창문 아래의 그가 소리칩니다.
말은 쉽지!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요.
시간이 없습니다.
창틀을 딛고, 부서지는 세계 속 올곧게 당신을 바라보는 단 한 사람에게 뛰어내려요.
응원하듯 당신의 등 뒤에서부터 거센 바람이 불어옵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무, 무서워······ 무섭지만, 눈 앞에 네가 선명하다. 곧장 창틀을 딛고 서서, 네게로 뛰어든다.)
창턱을 밟고 아래로, 다시 아래로.
별가루가 흩어지매 까만 우주는 눈이 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이어질 추락에 눈을 질끈 감아도, 당신은 아주 천천히.
중력을 무시하고 아주 천천히.
바람 따라 나는 민들레 홀씨처럼 느릿하게 떨어집니다.
와락.
그런 당신을 그가 그러안아 잡습니다.
여전히 흐릿하지만, 그 얼굴의 이목구비는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어요.
나풀거리는 머리카락 탓에 꼭 물에 빠진 것만 같습니다.
Belkiros
하하!
Belkiros
내 이름, 기억하고 있지?
츠가와 타케요시
응, 응!!! (품에 들어온 널 익숙하게 잡아 끌어 안는다.) 벨키로스, 헤일로.
당신이 답을 하자, 그의 얼굴이 되돌아옵니다.
시원하게 웃는 그의 얼굴이 선연합니다.
Belkiros
우리가 어떤 관계였는지도?
츠가와 타케요시
당연하지······. (너 따라 밝게 웃는다.)
츠가와 타케요시
네가 날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그리고······.
츠가와 타케요시
내가, 널 사랑하는 것도. 다······!
당신이 답을 하자, 반짝.
둘의 팔에 새겨진 주문진에 빛이 들어옵니다.
Belkiros
──······.
Belkiros
하하, 감동받고 있기엔 타이밍이 안 좋네.
Belkiros
우리가 처음 만난 장소도, 기억하고 있어?
츠가와 타케요시
음악실에서 만났잖아.
당신이 답을 하자, 모든 별가루가 허공에 둥둥 뜬 채로 멈춥니다.
이번 물음은 웃음기가 가득합니다.
Belkiros
마지막 질문이야.
Belkiros
돌아갈 거지?
츠가와 타케요시
응. 돌아가자. 우리가 있던 곳으로.
답을 들은 그가 당신의 두 손을 잡습니다.
피부 위로 새겨진 별자리와 같은 무늬가, 애초에 하나였던 것처럼.
둘의 팔을 타고 이어져 반짝입니다.
우리의 눈에는 푸른빛이 스칩니다.
어디선가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고, 중력이 배로 느껴지는 기분에 속이 울렁거립니다.
하지만, 이건 모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일이었잖아요?
Belkiros
왜 날 선택했어?
Belkiros
이 세계도 나쁘진 않잖아.
Belkiros
아니, 오히려 지금까지에 비하면······.
Belkiros
좋다고 해야 할 텐데.
츠가와 타케요시
...네가 없는 세상은 싫은 걸.
츠가와 타케요시
외롭기 보단, 너랑 같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몇 년이고, 몇 십년이고 쭉. 같이 있고 싶었어.
츠가와 타케요시
그러니까, 이 세계는 탈락. 이려나······?
Belkiros
하하하······.
Belkiros
선배가 선택한 건, 고작 내가 아니야.
Belkiros
나와 함께 걸어갈 영원이지.
부서져 가는 눈앞, 거짓된 세계, 꾸며진 여름.
우린 그것들을 두고 차원의 관문을 넘을 거예요.
어쩌면 다시 우주 미아가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마주 본 서로는 환히 웃습니다.
맞잡은 손이 가볍게 진동하며 떨립니다.
이번에는 어쩐지 감이 좋아요.
수없이 반복한, 수없이 넘은 이 여름을.
Belkiros
다음에도, 그다음에도······.
Belkiros
날 기억해 줘.
이젠 모두 훌훌 털어 버릴 차례입니다.
츠가와 타케요시
당연하잖아······. 영원히, 널 기억할 거야. 나는.
당신이 마지막으로 답하자, 강한 빛이 주문진에서 쏟아집니다.
우린 차원을 넘기 전, 집으로 돌아가길 빌며 속삭이곤 했죠.
이렇게, 우주 한가운데에서, 서로를 보며.
지금처럼.
하나,
둘,
셋.
깜빡.
∘₊✧──────────────────────✧₊∘
| ED 1. 집으로, 함께.
| 벨키로스 헤일로, 츠가와 타케요시. 귀환.
보상: 진행 중 감소한 이성 전체.
SYSTEM
[ 츠가와 타케요시 ] 이성 : 42 → 45
그리고, 우리가 있어야 할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