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

〈닫힌 문을 열어라〉

 

:

우리의 심장은 역겨움으로 맞닿아 있다.

열대야가 지속되는 불쾌한 여름,
깊은 새벽에 예고도 없이 찾아온 냐루가 기묘한 낯으로 당신에게 녹슨 칼 한 자루를 건넵니다.

냐루

배 속에 나비가 있어.

 

:

Call of Cthulhu 7th Edition Fanmade Scenario
KP Q
PL H
시작합니다.

 

:

 

:

열대야가 성질을 돋군 것도 벌써 수십 일째입니다.
끓는 더위와 살갗에 녹아내리는 찝찌름한 땀, 밤낮 가리지 않고 울리는 매미 소리는 사람을 가장 무기력하게 하면서도 가장 폭력적으로 만듭니다.
당신도 그중 하나였을지 모릅니다.
전례가 없던 이상기온 탓에 별짓을 다 해봐도 열기가 쉽사리 잡히지 않더랬죠.
야심한 시간까지도 정신이 멀쩡한 이유가 그것입니다.

 

:

잠이 오지 않는 새벽, 방에 홀로 남겨진 당신.
무엇을 할까요?

Noel

(널부랑……) (하긴 뭘 하지? 냐루가 없으면 아무것도 안 한다……)

 

:

창밖은 어둡고,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으며⋯
가까이서 들리는 매미 소리로 귀가 먹먹할 지경입니다.
문득 방 밖이 의식됩니다.
누군가의 시선을 느낀 것처럼 한 곳으로 정신이 자연스럽게 몰립니다.

Noel

?
(일어나 앉음……)
(뭔데? 빤히 빤히……)

 

:

똑똑똑.
규칙적인 두드림입니다.
냐루인가봐요.
새벽 3시가 넘어가는 즈음이긴 하지만, 같이 사는데 방 노크 정도야 할 수 있을지도⋯

Noel

…….
(냐루가 노크를 왜 하지…….)
(근데 그렇다고 새벽 세 시에 찾아올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긴 해…….)
(흐으으음…….)
누구세요. (귀찮! 안 일어난당.)

 

:

매미 소리 탓에 잘 들리지 않지만⋯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리면 대충 냐루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립니다.

냐루

⋯ 나야.

Noel

왜 안 들어오고? (그제야 일어나 문 열러 간다……. 달칵.)

냐루

자나 싶어서.

Noel

그럴 리 없는 거 알면서……. (갸웃.)

냐루

조금⋯ 도움이 필요해서.

Noel

……응?
네가?

냐루

응, 내가.

Noel

나의?

냐루

그렇지.

Noel

……?
무슨?

 

:

냐루는 품에서 새빨갛게 녹슨 칼을 꺼내 듭니다.

냐루

배 속에 나비가 있어.

Noel

으으음.
음…….
그렇구나.

냐루

응. 그렇네.

Noel

그래서? (칼 기웃……. 톡톡.)

냐루

언젠가부터 뱃속에 살고 있더구나.
그래서⋯⋯
꺼내려면 배를 가르면 돼.
내 스스로 복부를 절개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겠니. 네가 도와주어야 해.

Noel

혼자서도 잘만 할 것 같은데. (기울…….)
도와달라면 기꺼이 도와주겠지만.

냐루

조금 무리가 있지.
나름대로 인간 흉내를 내며 산다는 건 그런 것 아니겠어.
자,
나비를 꺼내는 법을 알려줄게.

Noel

그렇다 한들 정말 인간이 되어 버린 것도 아니니까…….
으으응.
그래, 뭐.

냐루

깨끗한 도구가 필요해.
도구가 주체와 객체의 피를 차례대로 머금으면 두 존재를 각인하게 될 거야.
이후 그 도구를 사용하는 동안, 객체로부터 나비가 완전히 제거되기 전까진⋯
객체에게 어떠한 고통도 주지 못해.
나 아픈 꼴 덜 볼 수는 있겠지⋯.

Noel

……아파할 줄은 알고?

냐루

아주 잘.

Noel

신기한 일이네.
응, 이해했어.

냐루

내가 행하는 일 중에 신기하지 않은 일도 있든.

Noel

그렇긴 하지만.
상상도 못한 부분이라 그런가……. (네 볼 쿠욱.)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줄 알았어.

냐루

하하.
널 위한답시고 아니게 된 지도 꽤 되었구나. 그거.
자.

 

:

냐루가 아까 그 녹슨 칼을 건네줍니다.
새빨갛고⋯ 깨끗하진 않네요.

Noel

으으음. (받아들어 이리저리 살펴보긴 하는데, 역시…….)
깨끗한 게 필요하다며? (빤히.)

냐루

응? 응.

Noel

……설거지라도 해 올까?

냐루

(고개 기울인다⋯) 이미 깨끗하잖아.

Noel

오.
(냐루 양볼 챱.)

냐루

(챱 잡혔다.)

Noel

당신 정신에 간섭할 수 있는 존재가 있던가?

냐루

내 정신에?⋯

Noel

응.

냐루

그런 건 겪어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Noel

신기한 일이 많이 일어나네…….

냐루

지금이라면 가능성이 없진 않아. 왜?

Noel

아무튼. 이거 더러워. (눈앞에서 칼 휘휘.)

냐루

응? 응.
그렇구나?
그럼 다른 걸 가져와도 상관 없지.

Noel

적당한 게 있을까?
딱히, 내 집이라고 하기도 뭐하니까…….
생각나는 게 없어서.

냐루

가위나 칼 정도라면 부엌에 있을테니까.

Noel

그런 걸 써도 되려나……. (주섬주섬 부엌으로 나가 두리번.)

 

:

부엌에서는⋯
말대로, 날카로운 칼과 가위를 얻을 수 있습니다.

Noel

(이건 깨끗한가? 칼과 가위 양손에 하나씩 들고 형광등에 비춰 본다. 반짝반짝.)

 

:

아주 깨끗합니다!
반짝반짝.

Noel

(음! 좋아. 챙겨서 쪼르르 다시 방으로.)
객체는 너겠고.
주체는?

냐루

그건 네가 해야지.
피를 내기 싫어?

Noel

역시 나인가.
아니, 그보다는…….
(손목에 칼날 댄 채 갸웃.)
네가 내 몸에 상처 날 일을 종용할 리가 없잖아.
아닌가.

냐루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네겐 피 한 방울보다 아플텐데.

Noel

맞는 말이지……. (그대로 그어 주륵, 상처 낸다. 칼날 위로 흐르는 피 뚝, 뚝 떨어지게 놔두고.)

냐루

(손을 내밀었다. 피를 내기 좋게⋯ 가만 바라본다.)

Noel

(양은 상관없나? 내밀어진 손 빤히, 빤히…….)

 

:

양은 상관 없습니다.

Noel

(가볍게 쥐고는 손가락 끝 쿡, 찔러 찔끔 피 낸다. 그대로 칼날에 톡.)

 

:

당신은 미약한 어지럼을 느낍니다.

 

system

[ Noel ] 이성 : 99 → 97
[ Noel ] MP : 19 → 17

냐루

침대 정도면 수술 장소로 괜찮으려나.

Noel

네가 괜찮다면야.
……으으음.
왜 하필 나야? 메스라고는 잡아 본 적도 없는 거 뻔히 알면서…….

냐루

남에게 보여주긴 싫어.
그리고, 가능한 한 빠르게 해결하고 싶거든.
싫니?

 

:

냐루는 그리 말하며 상의를 벗어냅니다.
펜으로 가슴 아래부터 배꼽 위까지 긴 줄을 주욱, 긋습니다.
대략 13cm정도 되는,
오늘의 절취선이네요.

Noel

호오를 떠나서 불안한 거지.
네가…… 자꾸 평범한 인간처럼 굴잖아.
한 번 삐끗했다간 영영 잘못될 것처럼.

냐루

걱정하지 마.
내가 널 두고 어떻게 무엇이 잘못되겠다고.

Noel

지금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너조차 비슷하게 생각할 것 같기도…….
(톡, 네가 그은 선 위에 칼끝 댄 채.)

냐루

⋯ 뭐, 그런가.

Noel

아까 한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만 먼저 물어봐도 돼?

냐루

무슨 말?

Noel

지금이라면 가능성이 없진 않다고.

냐루

그야,
인간의 육신을 하고 있잖니. 지금.

Noel

외향에 따른 능력 차이라는 게 실존하는 거였어?
전혀 상관없을 줄 알았는데.

냐루

상태가 조금 달라.

Noel

으으음.
뭐, 설명을 요구해 봤자 내가 이해하기는 어려우려나…….

냐루

흔한 변덕 아니겠니.
인간인 채로 네 곁에 있어보고 싶었다고 하면, 싫나.
신이 아닌 나는 사랑하지 않으려고?

Noel

하하.
너는……. (꾸욱. 명치쯤 되는 선의 초입에 칼끝 대고는 힘 실어 누른다. 까딱 잘못하면 기어코 갈라질지도…….)
나를 꽤 사랑하는 것처럼 굴어.
그런 주제에, 항상 시험하듯 말하지.
뭐라고 해 줄까, 응?

냐루

난 네게 답을 들으려 했지, 역으로 질문을 들으려 한 게 아닌데.

Noel

용서해. 너 또한 그랬었잖아.

냐루

기꺼이.
⋯⋯.
그렇게 깊지 않은 곳에 있으니, 피부를 들어내면 바로 보일 거야.

 

:

말하는 꼴을 보면 제정신인 것도 같습니다.
아니면 당신조차도 같이 미쳤던가요.
당신이 칼을 힘 실어 눌러도, 아프지 않은 눈치입니다.
선 채로 수술을 집도하는 건 별로 좋지 못할텐데⋯⋯
당신을 한참 바라보는 냐루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침대에 눕습니다.

냐루

날 사랑하지 않는 너는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네.
잘 부탁해. 오늘의 의사님.

 

:

이제 시작할까요?

Noel

그렇다면 다행이지……. 그런 건 악몽에서나 볼 수 있을 테니까.
응, 뭐.
노력해 볼게?

 

:

좋습니다.
칼을 높이 드세요!
수술이 시작됩니다.

Noel

(아. 맨날 당하기만 했지, 내가 칼을 드는 건 처음인데……. 곧게 뻗은 선 따라 조심스레 칼날 가로지른다. 적당히, 적당히……. 너무 깊지 않게. 조심조심.)
CC<=70 근력 (1D100<=7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20 > 20 > 어려운 성공

 

:

재빠르고 확실한 처치입니다.
우드득 잘리는 소리를 낸 생살에 붉은 핏방울이 아름답게 맺힙니다.
뱃가죽 아래에서 들리는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환호처럼 다가옵니다.

냐루

기분이 꽤 묘한걸⋯

 

:

계속합시다.

Noel

……. 마찬가지라고 해 둘게. (울렁거려……. 서양권에서는 불안을 뱃속 나비로 은유하기도 하던데. 이 꼬라지를 보면, 딱히…… 비유는 아니었던 것 같지. 귀 막고 싶어. 눈 슬쩍 찌푸린 채 갈라진 틈 사이 비집고 들어간 칼날 기울여 벌려 본다. 질끈…….)
CC<=99 정신력 (1D100<=99)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5 > 5 > 극단적 성공

 

:

부드럽고 정확하게 선을 그으며 내려갑니다. 살살 벌려낸 살 틈으로 나올 리 없어보였던 피가 질금질금 새어나옵니다.
질퍽한 피의 질감과 사르르 갈라지는 여린 살의 느낌이 꼭 케이크를 자르는 것 같네요.
눈을 감으면 착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맛있겠다!

냐루

(작게 웃기나 한다. 별로 좋지 않아보이는 기색이네. 느리게 호흡하며 네 낯을 살피고, 가만 누워있는 꼴이 퍽 무력하긴 하지만⋯.) ⋯⋯ 그래도 나쁘지 않아. 너는 그렇지 않아보여도.
너여야만 했던 이유 중 하나가 되겠어⋯⋯. 너 이외의 무언가가 나를 자르게 두는 건 기분 안 좋을 것 같네.

 

:

절취선대로 전부 잘라내려면 조금 더 해봐야겠는걸요.
계속합시다.

Noel

(으으으. 영 느낌이 별로인데. 질끈 감았던 눈 슬쩍 뜨고는 남은 부분 확인한 후 마저 손 움직인다. 차라리 얼른 끝내고 싶어. ……그러고 보니 봉합은 어떻게, 어라.)
저기.
나비……가 제거된 후에는 고통이 그대로 느껴지는 거야?
……그렇다면 봉합은? 아니, 애초 이런 막무가내 개복도 아니고…… 봉합까지 내가 할 수 있을 리가 없기도 하지만.
CC<=90 지능(아이디어) (1D100<=9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11 > 11 > 극단적 성공

 

:

익지 않은 고기는 질기기 마련이지만 냐루는 상태가 꽤 좋습니다.
부드러운 모래처럼 도구가 닿는 대로 슥슥 갈라지는 살입니다.
혹시 살이 익었는지 확인한다면⋯
다행히도 안 익었습니다.

냐루

⋯⋯ 그거야 모르겠는데. 아, 그래⋯ 봉합⋯ 그런 것도 생각해야했었지. 뭐, 어떻게든 붙여두면 되지 않을까. 대충 풀로라도 붙여서 놔두면 알아서 괜찮아지겠지.

 

:

여전히 헛소리나 하네요.
배가 갈리고 있는데 조잘조잘 잘만 떠드는 것이⋯ 다행인 걸까요?
반쯤 왔네요. 조금 더 힘내보자고요.

Noel

……. (제정신 아닌 것 같은데. 아니, 아니. 아니……. 내가 너한테 이런 생각을 할 일이 생길 줄이야. 원래도 인간의 범주로는 이해할 수 없던,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는 너라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이거는……. ……. 이래도 되는 건가? 너라는 안정감이 생각보다 컸구나, 나한테. 칼 쥔 손 작게 흔들렸던가. 질끈.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해……. 입 꾹 닫고는 손이나 마저 움직인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CC<=97 이성 (1D100<=97)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24 > 24 > 어려운 성공

 

:

파고드는 칼날에 근육이 한 치 저항하지도 못합니다.
서걱거리는 소리를 묵직하게 낸 고기가 완벽한 직선으로 오려집니다.
예쁘게 모양 난 색종이처럼 각이 완벽합니다!
절취선을 별모양으로 그었어도 되었겠어요. 원한다면 그렇게 잘라볼까요?

냐루

감각은 그대로인데 고통이 없다는 건 꽤 재밌어⋯ 그야, 감각이란 것도 제대로 된 인간의 육신이 아니라면 느낄 수 없는 것이잖니. 그렇게 되면 고통이 동반되기 마련이고. 이런 상황이라든지, 내게도 조금은⋯.
⋯⋯ 그렇네. 너와 함께 있으면 이런 내게도 새로운 것들이 생겨. 신기한 일은 그게 가장 신기하지⋯.

 

:

얼마 안 남았네요. 두어번 칼질하면 될 것 같습니다.

Noel

으으응. 내가 언제까지고 새로운 것들만을 안겨 줄 수는 없는 노릇인데. 그래도 괜찮을지 모르겠네…….
(제대로 발음하고 있던가. 말이라는 게, 그러니까……. 무슨 정신으로 음을 내고 혀를 굴렸는지 감각조차 희미하다. 마치 내가 느껴야 할 부분마저 네가 가져가 버린 것처럼……. 어지러워. 역시 나는, 이런 건, 취향 없는 것 같아. 네가 아니었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겠지…….)
CC<=10 손놀림 (1D100<=1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47 > 47 > 실패

 

:

힘으로 뜯어버렸더니 실밥처럼 투두둑 끊긴 핏줄이 주렁주렁 고개를 내밉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색색의 생체 조직들이 수술대 위로 흩뿌려집니다.
오오, 처참해요! 솜인형을 양쪽으로 찢어 터트리면 지금의 냐루와 같은 모습일 겁니다.
그의 배가 경련하듯 조금 파들거립니다.

냐루

상관 없어⋯ 권태는 익숙하고 사랑은 익숙하지 않으니까. 널 애정하기로 한 것이야말로 가장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니겠니. 또한 새롭고 희한한 것이야.
에어컨을 좀 더 세게 틀어둘 걸 그랬어⋯⋯. 덥지는 않니.

 

: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수술이 곧 마무리 됩니다.
다시 칼을 쥡시다. 놓치면 곤란해요!

Noel

……괜찮아.
(괜찮겠냐? 놓칠 것 같다. 손아귀에 간신히 쥐고 있는 칼도, 달랑달랑 붙잡은 이성도……. 둘 중 먼저 끊어지는 건 어느 쪽일지. 몇 번이고 되뇌지만 단 한 번도 내뱉지 못한 사과가 입안을 쓰게 맴돌아 이 악문다. 비단 잘못된 것은 하나만이 아닌 듯한 예감에, 일순 눈앞 까마득해져서……. 괜스레 칼 손잡이나 한차례 고쳐 쥐었다. 모르겠다. 어차피, 돌이키기엔 늦었으니까. 꼭 끝내겠단 다짐이라도 한 듯 힘 실어 선의 끝까지 손 내린다.)
CC<=70 근력 (1D100<=70) 보너스, 페널티 주사위[0] > 43 > 43 > 보통 성공

 

:

살이 와드득 깎이며 불쾌한 효과음을 내지만 절개 자체는 훌륭합니다.
날카롭게 잘린 가죽의 단면이 수술의 정확도를 말해줍니다.
절단부를 만져보면 부드럽고 말랑하겠네요. 기분 좋을지도.
자⋯
배가 길게 갈라지며 절개가 끝납니다.
여름이라 그런지 유독 피 냄새가 고약한 것도 같습니다.
악취에 코가 저릿할 지경입니다.
여름밤의 열기와 통곡하는 매미가 여러분을 반기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냐루는 여전히 잘 살아있습니다!
갈라진 배를 내려다보며 그 틈을 주시하고 있네요.
그나저나,
정말 나비가 있을까요?
틈의 너비가 좁기 때문에 안을 들여다보려면 갈라진 살을 잡고 벌려야 합니다.

Noel

……. (아무리 생각해도 혼자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묘한 표정으로 좁은 틈새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양옆으로 엄지 눌러 벌린다. 네 말을 의심할 생각이라곤 추호도 없지만…….)

 

:

잡아 벌렸다면 어둡게 가려졌던 뱃속이 보입니다.
그 안에는⋯⋯
⋯⋯
나비는 없고 내장 같은 게 있습니다.
굳이 '같은 것'이라고 표현한 이유는요.
내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Noel

……?
이거야? (냐루 봄……)

냐루

누워있는 채로는 속이 잘 안 보여.
나비를 꺼내줄래?

Noel

으으음, 뭐…….
(*이걸* 꺼내라고? 오……. 인간한테 너무 가혹한 짓을 시키시는데. 맨손으로 만져도 되는 거야? 저거. 고개 기울이며 고민하는 듯하다가, 결국 양손 꾸욱…… 비집어 넣는다. 내장과 유사한 *그것* 살살 감싸 쥔 채 꺼내 올리더니.) ……보여? (네 쪽으로 쭈욱, 뻗어 보이곤 질끈…….)

 

:

이게 냐루가 말한 '나비'일까요?
힘을 주어 억지로 꺼내면⋯
살 찢어지는 소리가 나지만 뒷일을 생각하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덩어리는 눈으로 봤듯이 뱃속에 딱 들어갈 만한 크기입니다.

Noel

(으으으.)

 

:

당신의 두 손에 묵직하게 들릴 정도네요.
아래로 진득한 액체가 질퍽질퍽 떨어집니다.

Noel

(으으응…….)

 

:

꼭 커다란 젤리가 녹아내리는 모습입니다⋯ 만,
쭈욱 뻗은 손으로 덩어리를 냐루에게 보여주면,
그 표정이 적잖이 기묘하게 변질됩니다.

냐루

나비다.
문이 열렸구나.

 

:

순식간에 몸을 일으킨 냐루가 당신에게 얼굴을 가까이합니다.
동시에 벽으로 강하게 밀려난 당신은 피하지 못했다면 머리를 부딪힙니다.
와중에 확인한 냐루의 얼굴은⋯
말 그대로 기뻐 보입니다.
이질감에 심장이 섬찟해질 정도입니다.
덩어리를 빼앗아 한 손에 움켜쥔 냐루가 당신을 붙잡으며 묻습니다.

냐루

나비를 본 적 있니?

 

:

손질된 생선같이 비어버린 배가 당신을 향해 입을 쩍 벌립니다.
어떻게 살아있는지 고민할 틈 없이,
역겨운 덩어리가 얼굴 가까이 다가옵니다.

냐루

나비는⋯ 사랑, 이야.
너도 나와 같은 걸 느꼈으면 해⋯⋯⋯.

 

:

그리 말한 냐루는,
당신의 입에 덩어리를 쑤셔 넣습니다.
끔찍한 피 맛과 익지 않은 내장의 축축한 질감이 느껴집니다.
앞니가 안쪽으로 부러질 듯 짓눌리고 입 가장자리 피부에 균열이 옵니다.
이런 게 몸속으로 들어왔다간 죽을 거라고,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Noel

……. (본능이 미친 듯이 빨간불을 울린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지? 나의 사랑스러운 연인께서 원하는 것이라면, 내주지 않을 수 없는 나인 것을……. 복종을 원한다면 자아를, 삶을 원한다면 생명을, 나를 원한다면 영원을. 그게 '우리'니까. 네가 나의 죽음을 바란다면 그 또한 따라야 할 운명에 지나지 않을 테지. 그러므로 저항 따위는 덧붙지 않는다. 가만 네가 하는 대로 입을 벌려 줄 뿐.)

 

:

입을 찢고 들어온 매끈한 덩어리가 목구멍을 비집고 내려갑니다.
강한 구토감이 올라오지만 아래로 짓누르는 압도적인 힘에 조금도 밀려 올라가지 않습니다.
확장된 식도가 가득 차고 다른 기관을 눌러 숨이 턱 막힙니다.

 

:

물체가 두세 개로 보이더니 곧 하얗게 변합니다.
이물질의 침입으로 내부 공간이 부족해집니다.
원래 있던 것들이 밀리고 짓이겨지고 터집니다.

 

:

두근,
두근, 두근,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

이제 나비는 당신에게 있습니다.
비로소, 냐루와 같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최후에 닿은 나비의 맛은 어땠나요?

 

:

 

:

KPC 로스트, 탐사자 로스트
KPC는 배가 텅 비었고 탐사자는 가득 찹니다.
포개진 채로 쓰러진 시체 두 구는 이전의 상황을 설명해 주지 못합니다.